[074] 욥기 (욥기 38-41장, 하나님의 등장)

by KEN

주석가 ㅣ 캐서린 델 (Katharine J. Dell), 구약학자


하나님의 등장 (욥기 38-41장)


욥기 38–41장은 하나님이 폭풍우 가운데 나타나셔서 직접 발언하시는 장면으로, 욥기의 신학적 정점이자 결정적 반전을 이루는 부분입니다. 욥은 오랫동안 침묵하신 하나님께 응답을 요청했고, 마침내 하나님은 나타나셨지만 그분의 발언은 욥이 기대한 방식의 설명이나 해명과는 전혀 다릅니다.


하나님은 욥의 고통에 대해 직접적인 설명이나 변호 없이, 창조와 질서를 주제로 한 수사학적 질문들을 통해 하나님의 권능과 인간의 한계를 대조하십니다. 이 발언들은 하나님의 신비, 창조의 위엄, 인간 지식의 한계를 드러내며, 욥의 믿음을 새롭게 재정립하는 계기를 제공합니다.



1. 하나님의 첫 번째 발언 (38:1–40:2)


하나님은 폭풍우 가운데 나타나십니다(38:1), 이는 구약의 신현(epiphany) 전통과 일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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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욥을 꾸짖으며 말문을 열고, 욥에게 허리를 묶고 대답할 준비를 하라고 하십니다(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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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은 곧바로 수많은 자연과 창조에 관한 질문을 던지며 욥의 무지를 드러냅니다.


창조와 질서에 대한 질문들


하나님은 세계의 기초를 놓으신 때 욥이 거기에 있었는지를 물으십니다(3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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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하늘, 별자리, 날씨, 짐승 등 다양한 창조물에 관한 질문들이 이어집니다(38:8–38).

이 질문들은 욥이 세상의 근원적 질서에 대해 알지 못함을 부각시키며, 하나님이 창조자요 통치자이심을 선포합니다.


생물들에 관한 묘사와 하나님의 반복적 질문 (38:39–39:30)


사자, 산염소, 들나귀, 들소, 타조, 말, 매, 독수리 등의 생물들이 언급됩니다. 이 생물들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존재들이며, 하나님이 그들의 삶과 본능을 지으셨다는 사실이 강조됩니다. 이로써 하나님이 모든 생명의 조화와 질서를 다스리시는 분임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욥이 이러한 피조물들과 자연의 힘을 조정할 수 있는지를 반복적으로 질문하십니다. 이는 인간 중심적 세계관에 대한 도전이며, 욥의 고통에 대한 해답이 인간의 이해에 제한됨을 시사합니다.


욥의 첫 번째 반응 (40:3–5)


욥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무지를 깨닫고 입을 다뭅니다. 그는 “나는 비천하오니 무슨 대답을 하오리이까”라며 침묵과 겸손으로 반응합니다. 아직 완전한 회개는 아니지만, 하나님의 임재 앞에서 태도가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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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하나님의 두 번째 발언 (40:6–41:34)


하나님은 다시 욥에게 허리를 묶고 대답하라고 명령하며(40:7), 욥이 감히 하나님을 정죄하면서 자신의 의를 주장한 것을 지적하십니다.


하나님은 두 강력한 피조물인 베헤못(하마)과 리워야단(악어 또는 바다 괴물)을 상세히 묘사하십니다. 이 짐승들은 인간의 힘으로는 제어할 수 없는 존재들로, 오직 하나님만이 다스릴 수 있는 강력한 피조물들입니다. 이 둘은 상징적으로 창조 세계의 무서움과 하나님의 절대 권능을 나타내 줍니다.


이 발언의 신학적 고찰


하나님은 악인을 심판하지 않는 이유가 힘이 없어서가 아님을 강조하십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뜻과 때가 있으며, 그분은 인간의 판단에 따라 행동하지 않으십니다. 이 발언은 인간 중심의 정의 이해를 넘어서서, 하나님 중심의 질서를 받아들여야 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욥기 38–41장은 고통의 이유에 대한 직접적인 해명을 제공하지 않지만, 하나님을 다시 만난 욥은 더 이상 설명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임재, 하나님의 지혜와 위엄,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며 침묵과 경외로 응답합니다. 이 본문들은 욥에게 지식 대신 신뢰, 논리 대신 관계, 설명 대신 경외를 가르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삶을 위한 묵상
“그러므로 나는 스스로 거두어들이고, 티끌과 재 가운데서 회개하나이다.” (욥기 42:6)

우리는 자주 묻습니다.
“하나님, 왜입니까?”
“왜 고통이 계속됩니까?”
“왜 제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집니까?”
욥처럼 우리도 고통 앞에서 하나님의 침묵에 몸을 떱니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믿음은 흔들리고, 기도는 메아리 없는 외침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침묵하지 않으십니다.
그분은 욥기 38장, 폭풍 가운데에서 나타나셨습니다.
그리고 무수한 질문을 던지십니다.
“너는 내가 세상을 지을 때 어디 있었느냐?”
“눈과 우박의 창고를 본 적이 있느냐?”
“타조의 어리석음도 내 섭리 속에 있다는 것을 아느냐?”

이 질문들에서 우리는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은 해답을 주시기보다, 자기 자신을 드러내십니다.
고통의 한가운데서도 여전히 역사를 다스리시고, 피조 세계를 지탱하시는 하나님,
그분이 여전히 살아계시다는 사실이 진정한 위로가 됩니다.

욥은 여전히 질문을 안고 있었지만, 하나님을 다시 보았기에 침묵했고, 신뢰했고, 회복되었습니다.


⟪이 말씀을 오늘 우리의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 “이해”보다 “신뢰”의 자리로 나아가기
고통 속에서 모든 것을 이해하려 애쓰기보다, 그 너머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경외함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믿는 자의 걸음일 것입니다. 하나님은 나의 인생을 나보다 더 잘 아시는 창조주이시기 때문입니다.

▪︎ “내 중심의 신앙”에서 “하나님 중심의 신앙”으로
욥기의 하나님은 사람만을 위한 하나님이 아닙니다. 사막에 비를 내리시고, 사람 눈에 띄지 않는 곳까지도 주목하시는 분입니다. 하나님의 세계는 크고 깊으며, 우리는 그 안에서 신뢰로 반응해야 할 존재입니다.

▪︎ “답을 찾는 믿음”에서 “관계를 붙드는 믿음”으로
하나님의 현존이 정답입니다. 그분이 가까이 오시는 것이 회복입니다. 기도가 응답되지 않아도, 하나님이 멀리 계신 듯 느껴져도, 믿음으로 그분을 기다리는 법을 배워야 할 것입니다.

참고서적

『IVP 성경연구주석 구약』 (오경・역사서・시가서)_고든 웬함, 존 골딩게이, 로널드 클레멘츠 외 지음, 2023,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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