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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Jazz] 루시 헨셜, 재즈 & 뮤지컬

Ruthie Henshall의 "All That Jazz"

by KEN
AI와 함께하는 음악 감상
오늘은 어느 날보다도 사심 가득한 선곡입니다.
순전히 제가 좋아하는 가수와, 그이가 부른 곡 때문입니다.

그이는 전문 재즈 가수는 아닙니다.
뮤지컬 배우로 데뷔했죠.
그이가 출연한 뮤지컬 공연 실황 DVD를 구입한 이후,
아마 백 번도 넘게 들었을 겁니다.
정말 많이 들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이 매거진은 재즈 장르를 소개하는 공간이니,
그이의 재즈 넘버 중 하나를 골랐습니다.

물론, 부록으로는 저의 (의도된) 사심도 드러낼 예정입니다.
함께 가 보시죠.



"All That Jazz" - Ruthie Henshall


뮤지컬 "시카고(Chicago)"의 오프닝 넘버인 "All That Jazz"는 쇼 비즈니스와 범죄가 뒤섞인 1920년대 시카고의 퇴폐적이고 화려한 분위기를 완벽하게 표현하는 곡입니다. 루시 헨셜(Ruthie Henshall)은 이 곡을 여러 번, 그리고 다양한 역할(록시 하트, 벨마 켈리, 마마 모튼)로 소화하며 "All That Jazz"에 대한 자신만의 독보적인 해석을 보여주었습니다.


공연 영상: Ruthie Henshall and The Novello Orche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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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및 작곡 (존 칸더 John Kander):

"All That Jazz"는 재즈 시대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곡으로 알려졌습니다. 존 칸더의 작곡은 강렬한 브라스 섹션, 싱코페이션이 두드러지는 리듬, 그리고 블루스적인 선율이 특징이랄 수 있습니다. 곡은 도입부부터 점진적으로 고조되며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냅니다. 특히 'and all that jazz'라는 후크가 반복되면서 극적인 효과를 더하고, 재즈 음악의 핵심적인 요소인 불협화음과 즉흥성을 능숙하게 활용하여 당시의 자유분방하면서도 혼란스러운 사회상을 음악적으로 표현합니다. 곡의 구조는 전형적인 재즈 넘버의 형식을 따르면서도, 뮤지컬 넘버로서 극의 시작을 알리고 벨마 켈리의 캐릭터를 소개하는 데 완벽하게 기능합니다.


작사 (프레드 옙 Fred Ebb):

프레드 옙의 가사는 시니컬하면서도 유혹적이며, "시카고"의 주제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Come on babe, we're gonna paint the town"과 같은 직설적인 표현들은 퇴폐적인 유흥 문화를 암시하며, 'gin is cold but the piano's hot'과 같은 구절은 냉혹한 현실 속에서도 뜨겁게 타오르는 욕망과 쇼 비즈니스의 화려함을 대조적으로 보여줍니다. 살인, 욕망, 명성이라는 어두운 주제를 재치 있고 도발적인 언어로 풀어내어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다시 밝히지만 제 사심은 가수 루시 헨셜에 있습니다. 그이에 대해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가수 (루시 헨셜 Ruthie Henshall)

루시 헨셜은 "시카고"와 함께 성장해 온 배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록시 하트, 벨마 켈리, 심지어 마마 모튼까지 세 가지 주요 여성 역할을 모두 소화한 유일한 배우로, "All That Jazz"에 대한 그녀의 이해와 표현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루시 헨셜(Ruthie Henshall)은 영국의 배우, 가수, 무용수로, 뮤지컬 극장에서의 활약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녀는 1986년에 전문 무대 경력을 시작하여, 1987년 웨스트엔드에서 뮤지컬 '캣츠(Cats)'로 데뷔하였습니다. 이후 '미스 사이공(Miss Saigon)', '레 미제라블(Les Misérables)', '올리버!(Oliver!)', '크레이지 포 유(Crazy for You)', '시 러브스 미(She Loves Me)', '시카고(Chicago)', '빌리 엘리어트(Billy Elliot)' 등 다양한 작품에서 주연을 맡았습니다.

그녀는 1995년 '시 러브스 미'에서 아말리아 발라시(Amalia Balash) 역으로 올리비에상(Olivier Award) 뮤지컬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으며, 총 다섯 차례 올리비에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특히 '시카고'에서는 록시 하트(Roxie Hart), 벨마 켈리(Velma Kelly), 마마 모튼(Mama Morton) 등 세 주인공을 모두 연기한 유일한 영국 배우입니다.

브로드웨이에서도 활약하여, 1999년 '시카고'에서 벨마 켈리 역으로 데뷔하였고, 2010년에는 록시 하트 역으로 다시 무대에 섰습니다. 또한 '빌리 엘리어트'의 웨스트엔드 공연에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미세스 윌킨슨(Mrs. Wilkinson) 역을 맡았습니다.

그녀는 1967년 3월 7일 런던 오핑턴에서 태어났으며, 본명은 발렌타인 루스 헨셜(Valentine Ruth Henshall)입니다. 라네 시어터 아츠(Laine Theatre Arts)에서 연기와 무용을 공부하였고, 2004년 배우 겸 가수 팀 하워(Tim Howar)와 결혼하여 두 딸을 두었으나, 2010년에 이혼하였습니다. 또한 1990년대에는 영국의 에드워드 왕자(Prince Edward)와 교제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에는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코로나이션 스트리트(Coronation Street)'에서 에스텔 해링턴(Estelle Harrington) 역으로 출연하였으며, 2023년에는 뮤지컬 '42번가(42nd Street)'에서 도로시 브록(Dorothy Brock) 역을 맡았습니다. 또한, 2020년에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I'm a Celebrity... Get Me Out of Here!'에 출연하였습니다.

루시 헨셜은 현재 RHCast라는 뮤지컬 교육 기관을 설립하여, 차세대 뮤지컬 배우들을 양성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루시 헨셜을 수많은 뮤지컬 음악 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역은 '레 미제라블(Les Misérables)'에서 팡틴(Fantine) 역입니다.


오늘 그이의 노래를 소개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Royal Albert Hall에서 연주한 Les Miserables 10th Anniversary Concert에서의 노래입니다.


"I Dreamed A Dream"

루시 헨셜이 Royal Albert Hall에서 열린 『레 미제라블 10주년 콘서트(Les Misérables 10th Anniversary Concert)』에서 부른 “I Dreamed A Dream”은 고전 뮤지컬 넘버에 대한 정통성과 감정의 깊이를 모두 갖춘 탁월한 해석이었습니다.

헨셜의 음성은 섬세하면서도 내면의 절망을 짙게 담아내는 극적인 호소력을 발휘합니다. 그녀는 노래 초반부를 절제된 감정으로 시작하며, 팡틴이라는 인물의 상처와 상실을 한층 설득력 있게 구현해 냅니다. 특히 클라이맥스에서 보여주는 그녀의 성량과 감정의 폭발은 단지 테크닉을 넘어 진심 어린 인간적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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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s://sarak.yes24.com/blog/run2007/review-view/7021458


이 곡은 들을 때마다 마음 깊이 울컥하게 만듭니다.

연주가 시작될 때부터 감정은 서서히 고조되고, 팡틴의 목소리로 전해지는 절망적인 가사에서 한 번, 이어지는 간주에서 울리는 하프 소리에서 또 한 번 마음이 저릿해집니다. 수십 번을 넘게 들었지만, 들을 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늘 같아서, 내가 이 곡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물론 다른 사람이 부른 버전도 있지만, 루시 헨셜이 부른 것만큼 깊이 다가오는 것은 없습니다. 결국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이 뮤지컬 넘버는, 바로 그녀가 부른 그 노래인 것이죠.


뮤지컬 공연을 직접 현장에서 관람하면서, 프랑스 오리지널 팀의 내한 공연도, 한국 배우들의 무대도 경험해 보았지만—이 넘버만큼은 제게 언제나 루시 헨셜의 것이 최고입니다.


레미제라블 25주년 기념공연(2010년 O2 아레나 콘서트)에서 팡틴(Fantine) 역은 필리핀 출신의 세계적인 뮤지컬 배우 레아 살롱가(Lea Salonga)가 맡았습니다. 레아 살롱가는 이전 10주년 기념공연에서는 에포닌 역을 맡았던 바 있습니다. 25주년 공연에서는 팡틴 역으로 더욱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그녀 또한 25주년 공연에서 매우 아름다운 공연을 선보였습니다만, 제 원픽은...^^


어제 어떤 모임에서 우연히 브리튼즈 갓 탤런트(Britain's Got Talent) 무대에서 수잔 보일이 부른 이 곡을 듣게 되었고, 그 계기로 다시 이 노래를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여러분과 함께 나눕니다.


다시 들어보며 새삼 느낍니다. 역시, 좋습니다.


[참고]

자료 서치: Felo, Perplexity, Genspark, Liner, ChatGPT, Cla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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