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석가 ㅣ 로널드 클레멘츠 Ronald E. Clements, 구약학자
의인과 악인의 생활양식 대비
잠언 29장에서는 의인과 악인의 상반된 삶의 방식이 계속해서 강조됩니다. 대부분의 내용은 이미 앞에서 언급된 도덕적 주제들에 기반한 반의적(反義的) 격언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간의 삶에 있어서 도덕적 선택의 중요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자녀 교육과 징계의 필요성 (3, 15, 17절)
자녀를 올바르게 교육하는 데에는 징계가 필수적임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3 지혜를 사랑하는 아들은 아버지를 기쁘게 하지만, 창녀에게 드나드는 아들은 재산을 탕진한다.
특히 17절은 자녀를 징계하면 부모가 평안을 누리며 기쁨을 얻게 된다고 말합니다.
17 너의 자식을 훈계하여라. 그러면 그가 너를 평안하게 하고, 너의 마음에 기쁨을 안겨 줄 것이다.
15절에서는 자녀를 징계하지 않으면 그 어미가 수치를 당하게 된다고 언급되며, 이는 부모 모두가 자녀 교육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미를 포함합니다.
15 매와 꾸지람은 지혜를 얻게 만들어 주지만, 내버려 둔 자식은 그 어머니를 욕되게 한다.
왕의 역할과 권세의 오용 (2, 4, 12, 14절 등)
의인이 다스릴 때에는 백성이 즐거워하지만, 악인이 다스릴 때에는 백성이 탄식하게 됩니다(2절).
2 의인이 많으면 백성이 기뻐하지만, 악인이 권세를 잡으면 백성이 탄식한다.
부당한 세금(4절), 거짓말에 귀를 기울이는 통치자(12절), 정의를 시행하지 못하는 왕(14절)의 모습은 왕의 권세가 부패할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4 공의로 다스리는 왕은 나라를 튼튼하게 하지만, 뇌물을 좋아하는 왕은 나라를 망하게 한다.
12 통치자가 거짓말에 귀를 기울이면, 그 신하들이 모두 악해진다.
14 왕이 가난한 사람을 정직하게 재판하면, 그의 왕위는 길이길이 견고할 것이다.
이는 포로기 이후의 정치 현실에 대한 조심스러운 인식을 반영하는 내용으로 이해됩니다.
사회 질서와 권력자들의 도덕성
권세를 가진 이들의 행동은 사회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개개인은 고립되어 존재하지 않으며, 지도자들의 도덕적 실패는 공동체의 삶의 질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경은 동시에 하나님께서 모든 질서를 주관하신다는 섭리 사상을 유지합니다(롬 13:1-7 참조).
어리석음의 고집과 그 결과 (1, 20절)
여러 번 책망을 받아도 목이 곧은 자는 갑자기 멸망하게 되며, 회복의 길이 없게 됩니다(1절).
1 책망을 자주 받으면서도 고집만 부리는 사람은, 갑자기 무너져서 회복하지 못한다.
또한 말이 조급한 자는 어리석은 자보다도 더 희망이 없다는 경고가 주어집니다(20절).
20 너도 말이 앞서는 사람을 보았겠지만, 그런 사람보다는 오히려 미련한 사람에게 더 바랄 것이 있다.
자제와 겸손의 미덕 (22, 23절)
분을 쉽게 내는 사람은 다툼을 일으키며 죄를 짓게 됩니다(22절).
22 화를 잘 내는 사람은 다툼을 일으키고, 성내기를 잘하는 사람은 죄를 많이 짓는다.
교만한 자는 낮아지고, 마음이 겸손한 자는 존귀하게 된다고 가르칩니다(23절).
23 사람이 오만하면 낮아질 것이고, 마음이 겸손하면 영예를 얻을 것이다.
공정한 재판에 대한 회의와 풍자 (9절)
지혜로운 자가 어리석은 자와 다투면, 어리석은 자는 웃거나 화를 내어 결과적으로 진리를 얻기 어렵습니다.
이로 인해 법적 소송 자체가 무가치해지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9 지혜로운 사람이 어리석은 사람을 걸어서 소송하면, 어리석은 사람이 폭언과 야유로 맞서므로, 지혜로운 사람은 안심할 수 없다.
가난한 자에 대한 관심 (7절)
의인은 가난한 자의 사정을 깊이 이해하고 돌보지만, 악인은 그러한 일에 관심이 없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사정을 안다’는 것은 단순한 인식이 아니라 실제적인 도움을 의미합니다.
7 의인은 가난한 사람의 사정을 잘 알지만, 악인은 가난한 사람의 사정쯤은 못 본 체한다.
계시와 율법의 중요성 (18절)
백성이 예언(묵시)이 없으면 방자히 행하지만, 율법을 지키는 자는 복이 있음을 강조합니다.
이 예언은 단순한 신비한 계시라기보다는 ‘공공의 권위 있는 가르침’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18 계시가 없으면 백성은 방자해지나, 율법을 지키는 사람은 복을 받는다.
종과 권위에 관한 교훈 (19, 21절)
종은 말만으로는 교훈을 얻지 못하기 때문에, 권위 있는 지도가 필요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종을 제멋대로 하게 내버려 두면 결국에는 주인에게도 고통을 줄 수 있습니다.
19 말만으로는 종을 제대로 가르칠 수 없으니 다 알아들으면서도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21 어릴 때부터 종의 응석을 받아 주면, 나중에는 다루기 어렵게 된다.
도둑을 돕는 자에 대한 경고 (24절)
도둑과 한패가 되는 자는 스스로를 해치는 자이며, 법정에서 말하기를 꺼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맹세한 후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상황을 묘사한 것입니다.
24 도둑과 짝하는 사람은 자기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자기를 저주하는 소리를 들어도 아무런 반박을 하지 못한다.
두려움과 신뢰 (25절)
사람을 두려워하면 올무에 걸리지만, 여호와를 의지하는 자는 안전하게 됩니다.
25 사람을 두려워하면 올무에 걸리지만, 주님을 의지하면 안전하다.
의인과 악인의 종말 (6, 16, 27절)
악인은 함정에 빠지게 되며, 결국 멸망할 것입니다.
6 악인이 범죄하는 것은 그 자신에게 올무를 씌우는 것이지만, 의인은 노래하며 즐거워한다.
의인은 기뻐하며 노래하게 되고, 모든 삶의 방향이 다릅니다.
16 악인이 많아지면 범죄가 늘어나지만, 의인은 그들이 망하는 것을 보게 된다.
악인을 미워하는 것은 의인의 정당한 반응으로 표현됩니다(27절).
27 의인은 불의한 사람을 싫어하고, 악인은 정직한 사람을 싫어한다.
이처럼 잠언 29장은 통치자와 백성, 부모와 자녀, 부자와 가난한 자, 지혜자와 어리석은 자 사이의 다양한 관계에서 정의롭고 지혜로운 삶의 중요성을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며 공동체와 개인의 도덕적 책임을 다하는 삶이야말로 지혜자의 길임을 교훈합니다.
삶에의 다짐
오늘도 의인의 길을 따르기를 다짐합니다.
비록 세상이 불의로 가득하고, 권세가 있는 자들의 탐욕이 만연할지라도 하나님께서 주신 도덕의 질서를 신뢰하며 바른 삶을 선택하겠습니다. 말에 조급하지 않고, 마음에 교만을 두지 않으며 자녀와 이웃을 진실로 사랑하고, 가난한 자의 사정을 귀 기울여 듣겠습니다. 어리석음을 경계하고, 분노 대신 자제와 겸손으로 나를 지켜가겠습니다.
비웃음을 사더라도 정의를 말하며, 두려움에 사로잡히기보다 주님을 의지하는 담대한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악인의 꾀를 따르지 않고, 오직 지혜의 길을 끝까지 걷는 자가 되겠습니다.
참고서적
『IVP 성경연구주석 구약』 (오경・역사서・시가서)_고든 웬함, 존 골딩게이, 로널드 클레멘츠 외 지음, 2023,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