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석가 ㅣ 로널드 클레멘츠 Ronald E. Clements, 구약학자
잠언 30장은 기존 격언들과는 다른 문체와 성격을 지니며, 독립적인 문학적 부록들 중 하나입니다.
이 단락은 수사학적 기교와 독창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도덕적 교훈보다는 예술적 표현이 전면에 나타납니다.
- “맛사 사람 아굴의 잠언”이라는 표제는 해당 단락 전체와의 관련성이 분명하지 않습니다.
- “신탁”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단어는 지역 명칭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시적 겸손과 신앙 고백 (1–6절)
아굴은 자신을 무지한 자로 표현하며 인간 지식의 한계를 고백합니다.
이어지는 수사학적 질문들(4절)은 하나님만이 창조와 질서를 아심을 강조합니다.
5–6절은 하나님의 말씀의 순수성과 인간의 교훈 첨가를 경고합니다.
절제의 기도 (7–9절)
아굴은 두 가지를 간구합니다: 거짓을 멀리하게 해 주시고, 너무 가난하거나 부유하지 않게 해 달라는 기도입니다.
이는 겸손과 의로움의 삶을 추구하는 자세를 보여줍니다.
종을 비방하지 말라는 교훈 (10절)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말라는 윤리적 권면이 주어집니다.
네 가지 받아들이기 힘든 인간 유형 (11–14절)
부모를 저주하는 자(11절)
자기 의에 빠진 자(12절)
교만한 자(13절)
가난한 자를 억압하는 탐욕스러운 자(14절)
이는 15절 이하의 숫자 격언을 위한 전조 역할을 합니다.
“셋이 있고 넷이 있다”는 X, X+1 구조의 수사학적 기법이 사용됩니다.
이러한 양식은 지혜의 기묘함과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탐욕에 대한 경고 (15–16절)
거머리의 탐욕은 만족을 모르는 인간의 탐욕을 상징합니다.
네 가지 만족할 줄 모르는 것: 스올, 임신하지 못한 여인, 마르지 않는 땅, 불.
부모를 멸시하는 자에 대한 경고 (17절)
가정을 존중하지 않는 자에게 임하는 무서운 결과가 묘사됩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네 가지 길 (18–20절)
독수리, 뱀, 배, 남자와 여인의 사랑.
이러한 것은 흔적이 없어 불가사의하며, 간음하는 여인의 자기기만과 연결됩니다.
혼란스러운 사회 질서 (21–23절)
종이 왕이 되고, 미워 받는 여인이 결혼하며, 미련한 자가 배부를 때 생기는 질서 파괴의 상황을 묘사합니다.
지혜로운 작지만 강한 생물들 (24–28절)
개미, 바위너구리, 메뚜기, 도마뱀은 약하지만 지혜롭게 행동합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주제를 보여줍니다.
당당한 존재 네 가지 (29–31절)
사자, 수탉, 숫염소, 왕.
이들의 위엄은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것이며, 적절한 위치에서 존중을 받아야 함을 암시합니다.
교만과 분노의 자제 (32–33절)
교만과 다툼은 화를 자초하므로 자제하라는 권면이 이어집니다.
르무엘 왕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준 가르침입니다.
왕실 교육 문헌과 유사한 형식으로, 왕의 책무에 대한 윤리적 훈계를 담고 있습니다.
세 가지 권면
음녀로 인해 왕의 판단이 흐려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합니다(2–3절).
술에 취하여 정의를 흐리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4–7절).
가난한 자와 약자를 변호하며 공의롭게 판결할 것을 강조합니다(8–9절).
여인에 대한 지혜서의 기존 관점
잠언의 앞부분, 특히 1–9장에서는 ‘미혼의’ 혹은 ‘음란한’ 여인을 젊은 남성들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여성은 가정과 결혼의 순전함을 해치는 유혹과 성적 위협으로 묘사됩니다. 10:1–22:16에서도 아내의 역할은 신중하게 언급되며, 가정의 평화를 깨뜨릴 수도 있음을 암시합니다. 이로 인해 남성은 아내를 선택함에 있어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권고를 받습니다.
☞ 이처럼 여인의 역할에 대한 잠언의 초기 언급은 대체로 부정적인 성격을 띠고 있으며,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가치관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구조와 문학적 특징
31:10–31은 히브리어 알파벳 22자를 따라 시작하는 아크로스틱 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형식적 구조는 주제의 내적 발전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도록 하지만, 주요 사상이 반복적으로 강조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 시편은 여인의 덕목을 남편, 자녀, 종들과의 관계를 통해 설명하며, 그녀의 삶의 목적과 직무는 가정 안에 국한되어 있습니다.
가정 내 역할과 기여
현숙한 여인은 가정의 기둥으로 묘사되며, 언제나 존경받아 마땅한 존재로 평가받습니다. 그녀는 음식과 의복을 준비하고, 집안 살림을 책임지며, 종들을 관리하는 등 매우 부지런한 사람으로 나타납니다(14, 15, 22, 24, 27절).
자녀들은 그녀의 가르침과 삶의 본보기에 감사를 표하며, 남편 역시 그녀를 신뢰하고 칭찬합니다(26절).
사회적 평가와 여성상에 대한 재조명
본문은 여인의 가치를 “진주보다 귀하다”고 말하며, 그녀의 선행과 부지런함을 높이 평가합니다(10–12절).
하지만 그 중심에는 그녀가 남편에게 가져다주는 이익이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가부장적 관점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즉, 그녀는 독립적 주체라기보다는 가족(특히 남편)을 위한 수단으로 묘사됩니다.
여성의 덕성과 내면
시인은 그녀의 개인적인 품성이나 내면의 동기, 지략, 용기 등은 거의 언급하지 않습니다. 이는 성경 속 다른 여성들—예: 룻과 에스더—이 지닌 개인적 용기나 경건과는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결과적으로 이 시는 여성을 이상화된 가정인물로 그리고 있으며, 독립적인 인격체로서의 여성상은 드러나지 않습니다.
이상적 여인과 지혜의 관계
일각에서는 이 ‘현숙한 여인’이 단순히 실제 여성을 그린 것이 아니라 의인화된 지혜의 모습이라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잠언 8장에서 묘사되는 의인화된 ‘지혜’의 적극적, 공적 활동과는 명확한 차이가 있으며, 이 해석에는 무리가 따를 수 있습니다. 보다 설득력 있는 설명은, 이 찬미가가 성차별적인 묘사를 상쇄하기 위해 지혜 교사가 여성의 덕성과 가정 내 역할을 재조명한 결과라는 해석입니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에 대한 재인식
C. V. 캠프는 잠언의 전반적인 구조 속에서, 여성의 부정적인 측면과 긍정적인 측면을 균형 있게 조명할 필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확대 가족 구조에 기반한 고대 사회 안에서, 여성은 단순한 보조자 이상의 역할을 맡으며, ‘이웃’이나 ‘친구’와 같이 공동체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잠언 31장은 가정의 안정과 번영에 있어 여성이 얼마나 큰 기여를 하는지를 강하게 시사하며, 여성을 존경과 찬미의 대상으로 격상시키고 있습니다.
삶에의 다짐
나는 내 지혜를 자랑하지 않겠습니다.
세상의 경이로움을 두려워하고, 하나님의 말씀 앞에 겸손히 머물겠습니다.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않게 하소서.
배부름으로 주를 잊지 않게 하시고, 가난으로 거짓과 악을 택하지 않게 하소서.
작고 보잘것없을지라도 지혜롭게 살며, 정직하게 걸어가겠습니다.
눈이 높지 않고, 입이 교만하지 않도록 내 마음을 살피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정을 세우는 손길이 되겠습니다.
성실과 자비로 오늘을 일구고, 내게 맡겨진 이들을 기쁨으로 섬기며 살겠습니다.
참고서적
『IVP 성경연구주석 구약』 (오경・역사서・시가서)_고든 웬함, 존 골딩게이, 로널드 클레멘츠 외 지음, 2023,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