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의 핵심 슬로건, 특히 'Sola Scriptura (오직 성경)'의 내용을 살피다 보니, 성경의 영감설에 대한 구체적 검토의 필요가 느껴졌다. 그에 대한 응대의 일환이다.
성경 영감설의 역사적 기원, 유형 그리고 이해
요약
성경 영감설은 성경이 단순한 인간의 산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숨결’이 담긴 신적 계시의 문헌이라는 교리이다. 이 교리는 고정된 형태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각 시대의 신학적·역사적 도전에 대한 교회의 반응 속에서 발전해 왔다.
1. 역사적 전개
- 유대 전통: 말씀은 텍스트가 아니라 낭독·선포의 행위로 이해됨.
- 헬레니즘 시대: 70인역 이후 텍스트 자체에 신적 권위 부여.
- 교부 시대: ‘받아쓰기(디크타티오)’와 ‘영감 부여(수게스티오)’ 모델의 병존.
- 중세: 문자적 해석을 통해 하나님의 역사적 사건을 강조.
- 종교개혁: 루터와 칼뱅은 각각 칭의론과 성령의 조명을 중심으로 영감 이해.
- 근대: 워필드는 영감과 무오를 동일시한 ‘축자-전적-유기적 영감설’을 확립.
- 현대: 바르트는 성경을 계시 자체가 아닌 그리스도 계시에 대한 ‘증언’으로 해석.
2. 현대의 다양한 관점
- 축자영감설(Verbal Inspiration): 성경의 문자적 무오를 강조.
- 말씀 사건설(Event of the Word): 성경이 성령의 역사 속에서 계시가 ‘되는’ 사건으로 이해됨.
- 기타: 동적·정경적·성육신적 영감 모델 등 다원적 입장 공존.
3. 핵심 결론
성경 영감설은 단일 교리가 아니라 역사적·신학적 맥락 속에서 형성된 복합적 개념이다. 따라서 특정 영감설을 유일한 정통으로 주장하기보다, 각 전통의 형성 배경과 신학적 의도를 이해하는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
[도입] 성경 영감설의 정의와 신학적 위치
1. 정의와 어원적 기원
성경 영감설(the doctrine of biblical inspiration)은 성경이 인간의 저작을 넘어 하나님의 숨결이 깃든 신적 계시의 문헌이라는 교리이다. 이는 기독교 신학에서 성경의 권위와 신뢰성을 확립하는 핵심 토대로 기능한다.
‘영감’(inspiration)의 개념은 디모데후서 3장 16절의 헬라어 테오프뉴스토스(θεόπνευστος) — ‘신(θεός)’과 ‘숨결(πνεῦμα)’의 합성어 — 에서 비롯된다. 이는 성경이 하나님의 영이 불어넣어 진 결과물임을 의미하며, 라틴어 inspirare(‘숨결을 불어넣다’)로 번역되어 신적 작용에 의해 기록된 텍스트라는 의미를 강화한다.
2. 시대적 맥락과 정리 목적
성경 영감설은 고정된 교리가 아니라, 각 시대의 신학적·역사적 도전에 대한 교회의 응답 속에서 발전해 온 신학적 담론이다. 초기 이단 논쟁, 중세 스콜라 신학, 종교개혁, 그리고 근대 계몽주의의 비평적 도전은 모두 영감 이해의 변화를 촉진한 주요 계기였다.
이번 글에서 정리하고자 하는 것은, 이러한 역사적 흐름 속에서
① 영감설의 주요 유형들이 어떤 배경과 논리로 형성되었는지,
② 특히 근대 이후 축자영감설과 말씀 사건설이라는 두 주요 전통이 어떻게 정립되었는지를 비교·분석적으로 살펴보는 것을 목표로 한다.
I. 성경 영감설의 기원: 고대 전통과 텍스트 권위의 발생
1. 고대 유대 전통 ― ‘말씀 행위’로서의 영감 이해
초기 유대 전통에서 영감은 특정한 기록이나 문자에 고정된 속성이 아니라, 예언자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받고 선포하는 행위’(performance) 속에서 드러나는 역동적 사건으로 이해되었다.
“여호와의 말씀이 임하니라”는 표현은 신적 메시지가 텍스트가 아닌 사건으로 체험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러한 관점은 텍스트 중심의 근대적 영감설과 대조적이며, 나아가 칼 바르트의 ‘말씀 사건설’이 이 고대적 이해와 신학적으로 상통함을 시사한다.
2. 헬레니즘 시대 ― ‘닫힌 텍스트’ 권위의 출현
헬레니즘 시대를 거치며 영감 이해는 행위 중심에서 텍스트 중심으로 전환되었다.
특히 70인역(Septuagint) 전승은 이 변화를 상징한다.
전승에 따르면 72명의 번역자가 각각 번역했음에도 결과가 일치했다고 하며, 이는 신적 영감이 번역된 텍스트 자체에 고정되어 있다는 인식을 강화했다. 이러한 전승은 단순한 기적담이 아니라, 이방 문화 속에서 히브리 정경의 권위를 절대화하려는 신학적 방어 논리였다. 결국 이는 후대 교회가 정경(Canon)을 확립하는 신학적 기반이 되었다.
3. 교부 시대 ― 정경 확립과 영감 이해의 제도화
2세기 이후 사적 계시나 개인적 영감 주장이 확산되자, 교회는 교리적 혼란에 직면했다.
이에 대응하여 교부들은 공적이고 규범적인 ‘정경 문헌’의 경계를 확립함으로써 신적 계시의 권위를 공동체적·제도적 틀 안에 한정하려 했다.
이 과정은 영감을 공동체가 승인한 공식 문헌에 내재된 신적 권위로 이해하게 된 전환점이 되었으며, 이후 영감설 발전의 제도적·신학적 토대를 형성했다.
II. 고전적 영감 모델의 유형 분석: 인간 저자의 역할 논쟁
1. 교부 시대 ― 디크타티오와 수게스티오의 양립
교부 시대에는 성령이 인간 저자에게 작용하는 방식에 대한 견해 차이로 ‘받아쓰기 모델(디크타티오)’와 ‘암시 모델(수게스티오)’이 병존했다. 이 두 입장은 영감의 정확성과 인간 저자의 주체성 사이의 긴장을 다루며, 후대 영감 논쟁의 출발점이 되었다.
- 디크타티오(Dictatio):
성령이 문자 단위까지 불러주고 저자는 그대로 기록하는 모델로,
계시의 문자적 정확성과 신적 권위의 완전성을 강조했다.
인간 저자는 수동적이지만, 고대 서기관처럼 최소한의 문체적 개성은 인정되었다.
(대표 인물: 이레네우스 계열 교부들)
- 수게스티오(Suggestio):
성령이 핵심 사상만 제시하고 저자가 자신의 언어와 사고로 표현하는 모델이다.
저자의 창의적 참여와 개성을 인정하며, 문자주의의 경직성을 경계했다.
(대표 인물: 몹수에스티아의 테오도르, 아우구스티누스)
이 두 모델은 각각 신적 영감의 절대성과 인간 저자의 능동성을 조화시키려는 시도의 양극으로 평가된다.
2. 중세 스콜라 신학 ―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건 중심’ 해석
중세 신학은 영적·알레고리적 해석보다 '문자적 해석'을 중시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하나님의 계시는 성경 텍스트 이전에 역사적 사건으로 주어진다고 보았으며, 성경은 이러한 계시 사건을 ‘증언하는 기록’으로 이해했다.
따라서 문자적 해석은 단순한 언어 분석이 아니라, 하나님의 행위를 증언하는 역사적 증거로서의 성경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이었다. 이는 훗날 역사비평적 성경 연구의 선구적 토대로 평가된다.
3. 종교개혁 ― 영감과 조명의 이중 확증
(1) 마르틴 루터
루터는 성경 전체가 하나님의 영감으로 이루어졌다는 전적 영감(plenary inspiration)을 주장했지만, 동시에 성경의 가치를 그리스도 중심적 내용, 즉 ‘복음과 칭의의 진리를 드러내는가’에 따라 평가했다. 즉, 자신의 핵심 신학인 '이신칭의(Justification by Faith)'를 기준으로 성경을 평가하여, 야고보서를 '지푸라기 서신'이라 부르는 등 성경 내부에 차등을 두는 차등적 평가의 모습을 보였다.
(2) 장 칼뱅
칼뱅은 저자를 “성령의 서기들”로 보며 디크타티오 전통을 계승했으나, 여기에 ‘조명(illumination)’ 개념을 더했다. 그는 성경의 권위가 두 단계로 확증된다고 보았다.
① 영감(Inspiration): 성령이 저자에게 역사하여 기록을 낳는 객관적 과정
② 조명(Illumination): 성령이 독자에게 역사하여 말씀을 깨닫게 하는 주관적 과정
따라서 칼뱅에게 성경의 권위는 저자의 영감과 독자의 조명이 결합된 이중적 확증 구조 속에서 완성된다.
III. 근대 영감설의 체계화: 축자영감설의 등장과 무오성 논쟁
1. 개신교 정통주의 ― 축자영감설의 형성 배경
16~17세기 개신교 정통주의는 가톨릭의 “성경과 전통” 이원적 권위 구조에 맞서 성경의 절대적 권위(Sola Scriptura, 오직 성경)를 강조했다. 이 시기에 축자영감설(Verbal Inspiration)이 교리로 구체화되었으며, 이는 성령의 영감이 단순한 사상이나 개념 수준을 넘어 성경의 ‘단어(word)’ 수준까지 미친다는 입장을 취했다.
2. 계몽주의 비평학의 도전과 교회의 대응
18세기 계몽주의와 문헌비평학(Higher Criticism)의 등장으로, 성경이 여러 문서의 편집물(JEDP 가설 등)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성경의 역사성과 신적 기원이 도전받았다.
- 가톨릭의 대응: 제1차 바티칸 공의회(1870)에서 교황의 무류성(Papal Infallibility)을 천명, 교도권의 권위로 대응.
- 보수 개신교의 대응: 성경의 영감 = 무오성(Inerrancy)이라는 등식으로 재정립하며, 성경의 절대적 신뢰성과 오류 불가능성을 신학적으로 강화.
3. 벤저민 워필드 ― 축자·전적·유기적 영감설의 체계화
미국의 신학자 벤저민 워필드는 비평학의 도전에 맞서 영감설을 논리적·체계적으로 정립했다.
그는 영감을 세 가지 차원으로 구분했다.
축자(Verbal) ― 영감이 단어 수준까지 미침 ― 계시의 정밀성과 정확성 확보
전적(Plenary) ― 성경 전체가 균일하게 영감 받음 ― 무오성의 전제, 부분적 오류 배제
유기적(Organic) ― 성령이 저자의 개성과 문체를 활용 ― 기계적 받아쓰기를 극복, 인격적 영감 강조
워필드는 이를 통해 영감의 과정이 필연적으로 무오한 결과를 산출한다는 논리를 제시했다.
① 하나님은 오류가 없으시다 → ② 하나님이 영감의 주체이시다 → ③ 그러므로 성경은 오류가 없는 완전한 기록이다.
이 모델은 하나님의 완전성(축자·전적)과 인간 저자의 개성(유기적)을 조화시켜, 성경의 신적 영감과 인간적 다양성 간의 긴장을 신학적으로 해소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요약하자면,
근대 축자영감설은 종교개혁 이후 성경의 절대적 권위를 지키기 위한 정통주의적 대응에서 비롯되었으며,
워필드는 이를 축자성·전적성·유기성의 삼중 구조로 체계화하여 영감의 과정 = 무오한 결과라는 논리를 확립했다고 하겠다.
IV. 20세기 이후의 영감론 지형: 말씀 사건과 현대적 모델의 다양성
1. 칼 바르트의 말씀 사건설(Word-Event Theory)
워필드의 축자영감설이 성경 텍스트의 정적 무오성을 강조하며 성서비평학과 충돌하자,
칼 바르트는 성경의 권위를 “사건(Event)”으로 재정의하였다.
그에게 성경은 계시(예수 그리스도) 자체가 아니라, 계시를 “증언”하는 인간적 기록이다. 이 성경이 성령의 조명을 통해 독자에게 읽히고 들릴 때, 비로소 하나님의 말씀이 ‘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따라서 영감은 텍스트의 본질이 아니라 성령의 역사 속에서 발생하는 관계적 사건이다.
(1) 하나님의 말씀의 삼중 구조
계시된 말씀(The Revealed Word): 예수 그리스도 – 계시 그 자체
기록된 말씀(The Written Word): 성경 – 계시의 증언
선포된 말씀(The Proclaimed Word): 설교 – 성경의 증언
(2) 워필드와의 근본적 차이
워필드와 바르트는 성경의 본질과 계시 이해에서 근본적으로 다른 입장을 취하였다.
1) 성경의 본질에 대한 이해
워필드는 성경 자체가 곧 하나님의 계시이다(the Scripture is revelation)라고 보았다. 다시 말해,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 그 자체로 존재하며, 계시의 내용이 곧 성경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바르트는 성경은 계시를 증언하며, 성령의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되는’(becomes) 책이라고 보았다. 즉, 성경은 그 자체로 계시가 아니라, 하나님이 말씀하실 때 ‘하나님의 말씀’이 되는 사건적 성격을 지닌다고 이해했다.
2) 초점의 차이
워필드는 텍스트 자체의 존재론적 신성에 초점을 두었다. 성경의 단어와 문장은 본질적으로 신적 기원을 가지며, 그 자체로 권위를 지닌다고 본 것이다.
바르트는 ‘말씀’의 사건적·기능적 역동성에 주목했다. 즉, 성경은 특정 시점에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사건을 통해서만 살아 있는 계시로 기능한다고 보았다.
3) 그 결과
워필드는 이러한 관점에서 성경을 무오한 기록(inerrant record)으로 이해했다. 성경은 하나님의 직접적 영감으로 오류가 없는 완전한 기록이라는 것이다.
반면 바르트는 성령의 조명 속에서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 되는 동적 사건으로 보았다. 따라서 성경의 권위는 고정된 텍스트 자체에 있지 않고, 성령의 역사 속에서 새롭게 이루어지는 만남의 사건에 있다.
→ 바르트는 성경의 권위를 텍스트의 정체성(Ontology)에서 사건성(Event)으로 이동시켜, 성서비평의 결과를 수용하면서도 성령을 통한 계시의 현현을 강조했다.
2. 현대의 주요 영감 모델들
20세기 후반 이후 신학은 워필드(무오성)와 바르트(사건성)의 양극단 사이에서, 성경의 신적 권위와 인간적 특성을 조화시키려는 다양한 모델을 제시했다.
(1) 동적 영감설 (Dynamic Inspiration)
이 모델은 영감이 단어나 문장에 국한되지 않고, 핵심 교리와 구원 진리에 집중한다고 본다. 즉, 성경의 문자 하나하나가 아니라 전체적인 구원의 메시지 안에 성령의 영감이 작용한다는 입장이다.
주요 장점: 성경의 역사적·문화적 한계와 그 안에서 드러나는 불일치를 설명할 수 있다.
주요 한계: 성경의 권위가 약화될 수 있으며, 영감의 기준이 주관적일 위험이 있다.
(2) 정경적 영감설 (Canonical Inspiration)
이 모델은 영감의 단위가 개별 문서가 아니라, 완성된 정경 전체라고 주장한다. 즉, 정경으로서 교회가 수용한 전체 메시지 안에 성령의 영감이 존재하며, 이를 통해 신적 일관성이 확보된다고 본다.
주요 장점: 성경 전체의 메시지를 통해 신적 일관성을 보존할 수 있다.
주요 한계: 개별 본문이 형성되고 편집된 역사적 과정은 상대적으로 간과된다.
(3) 성육신적 모델 (Incarnational Model)
이 모델은 성경이 신적이면서 동시에 인간적인 책이라는 점을, 예수의 성육신에 비유하여 설명한다. 즉, 하나님의 말씀이 인간 언어와 역사 속에 들어왔다는 점에서 성경은 신성과 인성의 긴장을 동시에 지닌다.
주요 장점: 신성과 인성의 긴장을 신비로 포용함으로써, 성경의 이중적 성격을 신학적으로 통합한다.
주요 한계: 개념이 다소 추상적이며, 구체적인 해석 기준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다.
짧게 정리하자면,
바르트는 영감을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 되는 사건’으로 재정의하여 무오성 중심의 축자영감설을 대체했다. 이후 등장한 동적·정경적·성육신적 모델들은 모두 성경의 인간적 역사성과 신적 권위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려는 현대 신학의 시도로 평가된다.
V. 결론 및 신학적 성찰: 영감설의 역사적 필연성과 다양성 존중
1. 영감설 발전의 역사적 필연성
성경 영감설은 단순한 용어 해석이 아니라, 각 시대의 신학적 위기에 대한 교회의 응답으로 발전해 온 교리이다. 정경 확립, 가톨릭과의 권위 논쟁, 계몽주의의 비평학 등 역사적 도전 속에서 영감설은 성경의 절대적 권위를 확립하거나 인간적 요소를 설명하려는 신학적 필요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형성되었다.
즉, 영감설은 고정된 교리가 아니라 시대적 요청에 따른 신학적 산물이다.
2. 균형 잡힌 이해와 ‘자유주의’ 낙인의 경계
영감설 논의는 어느 한 입장을 정통으로 절대화하는 태도를 경계해야 한다.
워필드의 축자영감설만을 정통으로, 다른 견해를 모두 ‘자유주의’로 낙인찍는 것은 신학적 다양성을 훼손하고 생산적 대화를 막는다.
바르트의 말씀 사건설이나 현대의 다양한 모델들은 영감의 형태를 다르게 이해하지만, 모두 성경의 신적 권위를 긍정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반(反)영감적이지 않다.
핵심은 영감을 부정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영감이 ‘어떻게’ 작동하는가에 대한 해석의 다양성이다.
3. 신학적 과제와 미래적 방향
영감설의 역사적 다양성은 “서 있는 자리가 다르면 보이는 풍경도 달라진다”는 통찰을 상기시킨다.
따라서 각 전통의 형성 논리와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
현대 신학의 과제는
① 성경의 신적 권위를 유지하면서도
② 역사비평과 문헌학적 발견이 제기하는 현실적 문제를 통합할 수 있는 유연하면서도 규범적인 영감 모델을 확립하는 데 있다.
결국 영감 논쟁은 성경이 무엇을 말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 말이 어떤 권위로 말해지는가를 묻는 신앙 공동체의 지속적 성찰 과정임을 보여준다.
요약하자면,
성경 영감설은 각 시대의 신학적 위기에 대한 필연적 대응으로 발전해 왔으며, 다양한 입장은 모두 성경의 신적 권위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려는 시도이다. 따라서 영감설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신적 권위와 역사적 현실을 함께 포용하는 균형 있고 통합적인 영감 이해가 현대 신학의 과제이다.
Fin.
참고자료
1. ⟪성육신의 관점에서 본 성경 영감설⟫ 피터 엔즈, 김구원 역, 기독교문서선교회, 2006.
2. ⟪성서의 형성⟫ 존 바턴, 강성윤 역, 비아, 2021
3. ⟪성경과 하나님의 권위⟫ 톰라이트, 박장훈 역, 새물결플러스, 2011
4. ⟪인간의 옷을 입은 성서⟫ 김호경, 책세상, 2020
5. 다수의 블러그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