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독서 정리

[독서토론] 샤우나 샤피로의 『마음챙김』

배다리도서관 야간 독서모임

by KEN

'Good Morning, I Love You' by Shauna Shapiro

“모든 것은 그러니까, 너만 잘하면 돼” 라는 말로 환원되는 듯한 인상을 받았던 책, 그래서 일정부분 한계를 안고 있는 책이라는 느낌을 줬던...



1.


찾아보니 최근의 심리학과 신경과학의 융합 지점에서 가장 주목받는 담론으로는 단연 마음챙김¹과 뇌의 가소성²이라 하더군요. 지난 40여 년간 서구 과학계는 동양의 명상 전통을 임상적 치료 모델로 편입시키는 데 주력해 왔다는 겁니다. 존 카밧진이라는 사람의 MBSR³ 프로그램이 그 선봉에 섰다면, 샤우나 샤피로 박사는 여기에 '자비'와 '태도'라는 결정적인 요소를 더하여 마음챙김의 과학을 한 단계 진화시킨 인물이라는 얘깁니다.

1) 마음챙김(Mindfulness)은 현재 순간에 집중하면서, 판단 없이 있는 그대로의 경험을 알아차리는 태도를 말합니다. 불교 명상의 핵심 개념인 ’사티(sati)’에서 유래했으며, 현대 심리학과 정신의학에서도 스트레스 완화와 자기 인식 향상을 위한 중요한 훈련으로 활용됩니다
2) 뇌의 가소성(Neuroplasticity)은 뇌가 경험, 학습, 환경 변화, 손상 등에 따라 구조와 기능을 변화시키는 능력을 말합니다. 뇌는 단순한 고정된 기계가 아니라, 평생에 걸쳐 새로운 정보를 배우고, 새로운 경험을 통해 스스로를 재구성하고 적응할 수 있는 가변적인 시스템입니다.
3) 존 카밧진의 MBSR(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 마음챙김에 기반한 스트레스 완화)은 1979년 미국 매사추세츠 대학 의과대학에서 개발된 8주간의 구조화된 프로그램으로, 마음챙김 명상과 요가를 통해 스트레스, 불안, 통증, 만성질환 등에 대한 대처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녀의 저서 《마음챙김: 뇌를 재설계하는 자기연민 수행(원제: Good Morning, I Love You)은 흔히 말하는 자기계발서라기보다는, 임상 현장에서의 경험과 연구 성과, 그리고 저자 개인이 통과한 실존적 고통의 서사가 에세이적 형식으로 정교하게 직조된 텍스트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라기보다는 임상 현장에서의 경험과 연구 성과, 그리고 저자 개인이 통과한 실존적 고통의 서사가 에세이적 형식으로 정교하게 직조된 텍스트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책은 샤우나 샤피로의 삶과 연구 여정을 따라가며, 그녀가 제시한 의도(Intention), 주의(Attention), 태도(Attitude)라는 IAA 모델을 비교적 상세히 설명하고, 이를 현대 심리학의 흐름 속에서 재배치하는 구조로 전개됩니다. 특히 "뭐든 실천할수록 강화된다"는 명제가 어떻게 추상적 철학이나 수사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로 뇌의 구조와 기능을 변화시키는 과정으로 이어지는지를 신경과학적 메커니즘을 통해 설명하려는 점이 이 책의 중심축을 이루는 것으로 읽혔습니다.


그 결과, ‘마음챙김’은 일상적 스트레스 관리 기법에 불과하다는 이른바 ‘맥마인드풀니스(McMindfulness)’라는 비판으로부터 벗어나, 인간의 보다 근원적인 변화와 해방(Self-liberation)을 지향하는 과학적 방법론으로 재정의되고자 하는 모양새입니다만... 글쎄요. 의도는 그러한지 모르겠으나, 저는 생각이 좀 달랐던 것 같습니다.



2.

이런 류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야말로 내게는 고행이라는 생각을 재확인


책을 읽을 때마다 늘 떠올리는 말이 하나 있습니다. 독서의 태도와 관련해 어느 분이 남긴 문장인데, 제게는 일종의 준칙처럼 작동해 왔습니다.


“저자는 언제나 나보다 더 많이 아는 사람이다.”


이번 책을 읽는 동안에는 특히 의식적으로 이 문장을 되뇌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고개를 드는 질문, 곧 ‘과연 저자는 이 분야의 전문가가 맞는가?’라는 의심을 잠재울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일단 전문성에 대한 의문이 자리 잡기 시작하면, 그 책을 끝까지 읽어내는 일은 거의 불가능해지곤 합니다.


상담심리 전문가인 저자가 옥시토신, 엔돌핀, 도파민, 코르티솔과 같은 신경화학 물질을 언급하는 지점까지는 충분히 수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뇌과학과 신경과학을 근거로 삼아 설명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저술 방식은, 솔직히 말해 상당히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독자로서의 제 의지를 시험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의심이 꼬리를 무는 상황에서는 스스로를 계속해서 설득해야만 했습니다.
“그래, 저자는 신경과학과 뇌과학 영역에도 일정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을 것이다. 적어도 이 분야에 관해서는 나보다 훨씬 더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이런 자기 암시가 없었다면, 저는 아마도 내용에 전혀 집중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또 하나, 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질문이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챙김이란 것을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책의 절반을 넘기도록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기대했던 ‘마음챙김이란 무엇이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되는가’에 대한 설명은 좀처럼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마음챙김이 우리 삶을 얼마나 풍성하게 만들 수 있는지, 얼마나 유용한 방법론인지만이 반복적으로 강조되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여전히 변죽만 울리고 있는 셈이지요.


마음챙김의 실체는 여전히 모호한데, 저자는 그 필요성만을 끊임없이 입증하려 애쓰는 듯 보였습니다. 설득은 계속되지만, 정작 방법은 비껴가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결국 책 곳곳에 끼워 두었던 태그 중 하나에는, 이런 문장이 적히고 말았습니다.

“환장하겠다.”


그러니 이는 비아냥이 아니라, 정말 솔직한 질문입니다.
그래서 묻고 싶은 겁니다.

마음챙김이란 것을,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것입니까? _111쪽 읽으며.


작년 10월 말 무렵부터 뉴스에 반복적으로 등장했던 녹취록 한 대목이 떠올랐습니다.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
명태균과의 통화 중 윤석열이 했다고 전해지는 말입니다.


이 표현을 떠올리게 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이 책의 저자, 아니 이 상담가 역시 참으로 말이 많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말이 길다고 해서 반드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설령 장황하더라도 두서가 분명하고, 의도가 명확하며, 의미가 정확하다면 긴 설명 역시 충분히 수용 가능합니다.


문제는 이 책의 서술이 그렇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만연체에 가까운 문장들, 그리고 결론을 끝까지 유보한 채 이러저러한 설명을 덧붙이며 자신의 주장을 에둘러 논증하려는 미괄식 전개 방식은, 청자인 저의 주의를 지속적으로 붙들어 두기에는 분명한 한계를 드러냅니다. 의도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긴 서설은, 어느 순간부터 설득의 과정이 아니라 독자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장치처럼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문장이 길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결론으로 향해 가는 과정이 너무 길다는 얘깁니다) 결국 제 머릿속에는 이 질문만이 맴돌게 됩니다.

“그래서, 결론이 무엇입니까?” _ 141쪽 읽으며



3.


그나마, 책의 마지막 열두 쪽에 해당하는 글들은 비교적 인상 깊게 읽혔습니다. 어쩌면 이 책 전체에서 가장 설득력이 응축된 부분이라고 해도 무리는 없을 듯합니다.


해당 부분은 이 책의 영어 제목이기도 한 “안녕, 사랑해(Good Morning, I Love You)” 수행에 대한 소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목이자 핵심 수행법인 이 문구는, 샤우나 샤피로 개인이 겪은 깊은 치유 경험에서 비롯된 가장 현실적인 실천(practical) 도구로 제시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단순한 인사처럼 보이지만,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 문장은 내면의 심리적 저항을 완화하고, 자기 자신과의 관계(Self-relationship)를 새롭게 재구성하도록 돕는 정교한 심리적 장치로 기능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비로소 ‘수행’이라는 말이 구체적인 의미를 획득하기 시작하는 모양새입니다.


저자는 이혼 과정을 겪던 시기에, 매일 아침 극심한 수치심과 공포, 그리고 자기혐오 속에서 잠에서 깨어났다고 고백합니다. “나는 실패자다”, “내 인생은 망가졌다”라는 생각이 눈을 뜨는 순간마다 그녀를 덮쳤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그녀의 명상 스승이 제안한 다소 파격적인 수행법이 이 글의 핵심으로 제시됩니다.

“매일 아침, 너 자신에게 ‘사랑해, 샤우나’라고 말해보렴.”


저자 역시 처음에는 강한 저항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데, 어떻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나요? 그것은 거짓말이고 자기기만 아닙니까?”

그러자 스승은 한 걸음 물러선 제안을 합니다. 완화된 타협안이었던 셈이지요.

“그렇다면 그냥 ‘안녕(Good Morning), 샤우나’라고 다정하게 인사만이라도 해보렴. 그리고 손을 가슴 위에 얹어보렴.”


이 단순한 제안이 이후 수행의 핵심이 됩니다.

저자는 여전히 저항감을 안은 채 수행을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기계적이며, 감정이 실리지 않은 행위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무엇이든 반복적으로 실천하면 강화된다”는 믿음을 붙들고 이 수행을 지속합니다.


몇 달이 흐른 뒤, 그녀의 마흔 번째 생일에 전환점이 찾아옵니다. 캘리포니아 에살렌 연구소의 온천에서, 연무 속에 돌아가신 할머니의 모습이 떠올랐고, 생전에 할머니가 자신에게 건네던 무조건적인 사랑의 감각이 온몸을 감싸는 듯한 체험을 했다고 책은 전합니다. 그 순간,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이렇게 말하게 됩니다.

“안녕, 사랑해, 샤우나. 생일 축하해.”


그때 마음속에 쌓여 있던 어떤 댐이 무너지듯, 자기 자신을 향한 사랑의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들어왔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 감정이 새로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던 사랑의 흐름에 자신이 비로소 ‘접속(tune in)’한 결과였음을 깨달았다고 서술합니다. 어머니의 사랑, 할머니의 사랑, 그리고 자기 자신을 향한 사랑이 하나의 연속된 흐름으로 연결되는 체험이었다는 것이지요.


샤피로가 제시하는 「안녕, 사랑해」 수행은 아침 기상 직후, 뇌가 아직 세타파(θ-wave) 상태에 머물러 있어 비교적 암시에 민감한 시간대에 실천할 때 가장 효과적이라고 설명됩니다. 하루의 시작점에서 이루어지는 이 짧은 개입이, 이후의 정서적 방향성을 미세하게 조율한다는 전제입니다.


이 수행은 몇 가지 비교적 단순한 단계로 구성됩니다.


알아차림(Awareness)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집어 들기 전에 잠시 멈춥니다. 그리고 지금 느껴지는 자신의 기분, 신체 감각, 정서적 상태를 평가하거나 수정하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알아차립니다.


제스처(Gesture)
손을 가슴, 즉 심장 부위에 얹습니다. 손바닥의 온기를 느끼는 이 행위는 안정감을 유도하고,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옥시토신 분비를 촉진하며 깊은 호흡과 함께 부교감 신경계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름 부르기(Naming)
“안녕, [자신의 이름]”이라고 다정하게 자신을 부릅니다. 이름을 부르는 행위는 자기 자신을 하나의 대상으로 분리해 인식하게 하며, 동시에 타인을 대하듯 존중과 친절의 태도를 적용하도록 돕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됩니다.


사랑의 메시지(Message)
준비가 되었다면 “사랑해(I love you)”라는 문구를 덧붙입니다. 만약 이 표현에 강한 저항감이 느껴진다면, “오늘 하루 평안하기를”, “너는 최선을 다하고 있어”와 같은 보다 완화된 문장으로 대체해도 무방하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특정 단어의 선택이 아니라, 그 밑바탕에 흐르는 ‘친절한 의도’ 자체라는 점이 강조됩니다.


이 지점에서, 저자가 책의 상당 부분을 할애해 설명하고 있는 IAA 모델—의도(Intention), 주의(Attention), 태도(Attitude)—를 함께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어 보입니다. 이 수행이 단순한 자기 암시를 넘어 하나의 구조화된 실천으로 제시되는 이유가, 바로 이 이론적 틀 속에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4.

IAA 모델


샤우나 샤피로의 가장 중요한 학문적 기여는, 그동안 비교적 모호하게 사용되어 왔던 ‘마음챙김’이라는 개념을 IAA 모델로 체계화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그녀는 마음챙김을 이 세 요소의 단순한 결합이나 순차적 단계로 이해하지 않고, 삼각대처럼 서로를 지탱하며 동시에 작동하는 하나의 유기적 과정으로 정의합니다.


의도(Intention): 방향키를 설정

서구 심리학계가 마음챙김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종종 간과해 온 요소가 바로 ‘의도’라는 지적이더군요. 불교적 색채를 최소화하려는 시도 속에서, 마음챙김이 단순한 주의력 훈련이나 기술적 기법으로 축소되어 이해되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저자는 의도 없는 마음챙김은 성립할 수 없다고 분명히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녀에 따르면 의도는 단순한 마음가짐이나 추상적 결심이 아니라, 실제로 뇌에서 일어나는 신경화학적 사건이랍니다. 우리가 의도를 설정하는 순간, 전두엽은 도파민(동기 부여)과 아세틸콜린(집중력) 분비를 촉진하며, 뇌 전체에 “이것은 중요하다. 여기에 주의를 기울여라”라는 신호를 보낸다는 설명입니다. 즉, 의도는 주의를 가능하게 하는 전제 조건으로 기능한다는 것이죠.

저자는 또한 의도가 수행의 깊이에 따라 확장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초기에는 ‘스트레스 완화’나 ‘통증 감소’와 같은 개인적 차원의 자기 조절로 시작하지만, 점차 자기 이해의 단계로 이동하고, 더 나아가서는 타인과 세계를 향한 자비와 해방으로 지향점이 넓어진다는 겁니다. 이처럼 의도를 반복적으로 상기하는 행위는,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반복해 온 습관적 반응의 패턴에서 벗어나 보다 의식적인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전환점으로 작동시켜야 한다는 거죠. 마음챙김은 바로 이 지점에서 단순한 기술을 넘어, 삶의 방향을 재설정하는 실천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는 주장입니다.


주의(Attention): 현재에 닻을 내림

샤피로에 따르면 주의는 마음챙김의 ‘근육’에 해당한답니다. 현재 순간에 일어나는 경험 즉 내면에서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 신체 감각, 그리고 외부 환경을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는 능력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저자는 현대인이 수많은 디지털 기기와 과잉된 정보 환경 속에서 만성적인 주의력 분산 상태에 놓여 있다고 진단합니다. 이로 인해 마음은 끊임없이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정작 ‘지금, 여기’에는 거의 머물지 못한다는 것이지요. 주의 훈련은 이렇게 흩어진 마음을 현재 순간으로 다시 불러들이는 연습이라고 설명됩니다.

주의가 점차 안정되면, 감정에 즉각적으로 휩쓸리기보다는 감정을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볼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고 합니다. 이는 심리치료에서 말하는 ‘탈동일시(de-identification)’ 혹은 ‘재인식(re-perceiving)’의 기초에 해당하는데, 다시 말해 생각이나 감정을 ‘나 자신’과 동일시하지 않고, 하나의 심리적 현상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되는 상태를 가리킨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어렵네요.


태도(Attitude): 마음챙김의 질(quality)을 결정

IAA 모델의 백미이자, 샤우나 샤피로가 가장 강하게 강조하는 요소는 바로 ‘태도’입니다. 그녀는 “무엇에 주의를 기울이는가”보다 “어떤 태도로 주의를 기울이는가”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거듭 역설합니다.

저자는 많은 수행자들이 명상 중 마음이 방황하는 순간, “또 딴생각을 했어”라며 스스로를 즉각적으로 비난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나 이는 마음챙김을 훈련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면의 비판자’를 더욱 강화하는 행위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샤피로가 말하는 진정한 마음챙김은, 이른바 몽키 마인드—산만하게 뛰어다니는 마음—를 알아차렸을 때 그 사실을 문제 삼지 않는 데서 출발합니다. 중요한 것은 방황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방황을 알아차린 바로 그 순간을 비난 없이, 친절하고 호기심 어린 태도로 받아들이며 다시 호흡으로 돌아오는 일이라는 얘깁니다.

이러한 ‘친절한 돌아옴’이 반복될 때, 뇌는 자기 자신을 공격하는 회로가 아니라 자기 자비를 가능하게 하는 신경망을 점차 형성하게 된다고 저자는 설명합니다. 마음챙김의 성패는 집중의 지속 시간보다, 이 돌아옴의 질에 달려 있다는 것이지요.



5.


샤우나 샤피로의 《마음챙김》은 “차가운 뇌과학의 언어로 따뜻한 영성의 진리를 증명해 낸 역작”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이 책은 “우리는 과연 변할 수 있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에 대해, 주저 없이 이렇게 답합니다. “그렇다. 우리는 우리의 뇌를 재설계할 수 있다.”라고 말이죠.


저자가 제시하는 IAA 모델은 마음챙김을 단순한 심리 기법에 머물게 하지 않고, 삶의 태도 전반으로 확장시키는 이론적 틀로 기능합니다. 그녀의 설명에 따르면,

- 의도(Intention)는 삶의 나침반이 되어, 우리가 ‘왜’ 살아가는지를 끊임없이 상기시켜 주고,

- 주의(Attention)는 현재에 닻을 내려, 삶을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생생한 경험으로 살아가게 하며,

- 태도(Attitude)는 이 모든 과정을 친절과 사랑으로 감싸 안아, 고통의 한가운데서도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힘을 제공한다고 강조합니다.


이 세 요소는 분리된 기술이 아니라, 서로를 지탱하며 작동하는 하나의 유기적 과정이라는 점을 저자는 반복해서 강조됩니다. 그러면서 저자는 독자인 우리 모두를 향해 이렇게 질문합니다.

“당신은 오늘 무엇을 연습하고 있는가? 조바심인가, 자기비판인가, 아니면 친절함인가?”


샤피로에 따르면 우리의 뇌는 매 순간 선택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가슴 위에 손을 얹는 짧은 찰나의 순간에도, 우리는 두려움의 회로를 강화할 수도 있고, 사랑의 회로를 새로이 활성화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녀가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일은 결코 이기적인 행위가 아니라, 뇌를 최적의 상태로 조율하여 세상과 더 깊이 연결되기 위한, 가장 과학적이면서도 용기 있는 선택이라는 점입니다.


이 책은 "내담자의 저항을 다루는 부드럽지만 강력한 도구를 제공하며, 일반 독자들에게는 자기비판의 감옥에서 걸어 나올 수 있는 구체적인 열쇠를 쥐여준다"고 임상가들은 평가하는 모양입니다. 이 책으로 인해 마음챙김의 과학화와 대중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말도 뒤따릅니다.



그런데 말이죠.

책을 덮으며 쉽게 떨쳐내기 어려운 불편함이 남는 것도 사실입니다. 모든 논의가 결국
“모든 것은 그러니까, 너만 잘하면 돼”라는 말로 환원되는 듯한 인상을 주기 때문입니다.


물론 개인의 태도와 선택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러나 구조적·시대적·환경적·제도적·문화적 조건이라는 외부적 요인들이 분명히 존재함에도, 그 모든 문제를 개인의 마음가짐과 수행의 문제로만 수렴시키는 서술은 읽는 내내 일정한 거부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마치 고통의 책임과 해결을 전적으로 개인에게 돌리는 듯한 뉘앙스를 지우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이 책은, 분명 유용한 도구를 제공하면서도 동시에 독자에게 비판적 거리 두기를 요구하는 텍스트이기도 했습니다. 제게는 다소 불편하지만, 그렇기에 더 많은 생각을 남긴 독서 경험이었습니다.


행복한 책 읽기 되시길 바랍니다.



관련 서적

마음챙김 - 뇌를 재설계하는 자기연민 수행, 샤우나 샤피로 저, 안드로메디안,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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