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랑스 드빌레르의 철학 에세이
— 로랑스 드빌레르의 철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0.
대지(고정된 환경, 나의 방황) ➝ 바다(환경 자체의 흔들림 속에서의 삶을 사유하다)
인류의 지성사는 오랫동안 견고한 지면 위에서 구축된 '대지의 철학'에 천착해 왔다고 할 것입니다.
서구 형이상학의 전통에서 '토대(Foundation)'라는 용어는 곧 흔들리지 않는 진리와 고정된 정체성(근본 바탕)을 의미했으며, 인간은 대지 위에 뿌리를 내리고 소유와 정주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현대 사회가 직면한 극도의 불확실성과 유동성은 더 이상 고정된 지면의 논리로는 설명될 수 없는 실존적 위기를 초래합니다. 로랑스 드빌레르는 그의 저작 『모든 삶은 흐른다』를 통해 인류가 망각해 온 지구의 70퍼센트, 즉 바다로 시선을 돌릴 것을 제안합니다.
바다는 고정된 길도, 영원한 소유도 허용하지 않는 거대한 흐름의 공간이며, 드빌레르는 바로 이 바다야말로 인간의 삶과 가장 흡사한 자연이라고 역설합니다.
바다의 철학은 단순히 자연에 대한 찬미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것은 '정주하는 인간(Homo Sedentarius, 호모 세덴타리우스, 앉아서 생활하는 인간)'에서 '항해하는 인간(Homo Navigator, 호모 네비게이터, 길을 찾아가는 인간)'으로의 전환을 촉구하는 실존적 선언입니다.
드빌레르는 데카르트 연구의 권위자답게, 근대 철학의 합리적 주체와 스토아 학파의 실천적 지혜를 바다라는 거대한 은유 속에 녹여냅니다. 바다에서는 파도를 억지로 막거나 바꿀 수 없으며, 단지 그 흐름에 대응하는 주체적인 의지만이 유효할 뿐입니다.
이러한 관점은 삶을 우리가 정복해야 할 '산'으로 여기던 기존의 강박에서 벗어나, 삶을 그저 '살아지는 것'으로 수용하되 그 안에서 주체적인 선장이 되는 법을 가르친다고 할 것입니다.
1.
바다의 현상학 - 24가지 실존적 은유의 체계적 정리
드빌레르는 바다의 상태와 항해의 구성 요소를 크게 세 가지 국면으로 나누어 인간 존재의 부침을 설명합니다. 이는 삶의 역동성을 상징하는 '곡예와 같은 삶(Vague)', 자아의 확장과 능동성을 다루는 '밀물(Marée haute)', 그리고 상실과 성찰을 의미하는 '썰물(Marée basse)'의 과정으로 구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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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첫 번째 국면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바다는 거칠고 위험하며, 결코 인간의 뜻대로 조종되지 않는 거대한 타자(Other)이다. 드빌레르는 바다를 통해 고정된 정체성이라는 육지적 환상을 해체합니다.
※ 드빌레르의 은유적 상징과 철학적 핵심 개념
바다와 대양
- 인위적 라벨의 거부
- 인간을 특정 카테고리에 가두려는 사회적 분류에 저항하고 스스로의 메타모포시스(변신)를 긍정함
"그렇지 않다. 우리는 라벨과 분류에 저항해야 한다. 서로 솔직히 말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달해야 할 메시지가 있다. 어떤 인간도 항상 똑같은 모습으로 있지 않고 성향도 평생 똑같지 않다. 우리 인간은 상품처럼 하나의 특징만 갖고 있지 않고 살아 있는 영혼으로서 항상 움직이고 변하는 존재다. (중략)
자유는 단순한 표준화에서 스스로 벗어날 때 시작된다." (42-43쪽)
밀물과 썰물
- 운명의 리듬 수용
- 삶의 상승과 하강이 자연스러운 순환임을 인정하고, 성취와 실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중용의 자세
"파도처럼 살고자 한다면, 우리 삶에 다가오는 모든 것을 객관적인 눈으로 보자. 지금 이것이 흐르는 물인지 고인 물인지, 밀물인지 썰물인지 미리 알 필요는 없다. 그저 오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50-51쪽)
무인도
- 진정한 고독의 발견
- 타인의 시선에서 완전히 벗어나 자신의 내면적 진실과 마주하는 필수적인 고립의 시간
"우리가 보내는 시간을 끝없는 분주함으로 채우지 말자. 혼자 있는 시간 자체를 소중히 하고, 고독이 찾아와도 자연스럽게 받아 들이자. 진정한 고독을 즐기려면 계속 무엇인가를 하면서 휴식 시간을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 분명 쉽지 않다는 걸 안다.
우리는 이미 바빠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마치 무언가를 계속해서 한다는 것을 끝없이 증명해야 하는 세상에 사는 것 같다. 하지만 삶에서 진정으로 가져야 할 태도는 그런 게 아니다." (61쪽)
보자도르 곶
- 공포를 넘어서는 용기
-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을 상상력과 결단으로 돌파하며 자신의 한계를 확장함
바다는 우리에게 자유를 미루지 말라고 말한다.
인생을 제대로 산다는 건 쓸데없는 걱정으로 나 자신을 가두지 않는 것이다.
현재 닥친 문제만 바라보기보다 한발 물러서는 것이 낫다는 교훈이다. (63, 68쪽)
난파
- 위기 대응의 유연함
- 피할 수 없는 재난 앞에서 자존심을 버리고 '줄행랑'칠 줄 아는 생존 본능과 유연한 사고
해적과 해적질
- 자아의 경계 보호
- 타인의 침범으로부터 나만의 고유한 영역을 지키고 주체성을 수호하는 단호한 태도
"금지가 금지되는 자유로운 땅" (86쪽)
상어
- 냉혹한 전진
- 감상주의를 배제하고 생존과 성장을 위해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는 원초적인 생명력
"상어는 같은 바다를 두 번 헤엄치지 않는데, 관성에 빠지지 않고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93쪽)
드빌레르는 특히 '바다와 대양'의 구분에 주목합니다. 일부 엄격한 분류주의자들은 바다와 대양을 나누려 하지만, 항해하는 이에게 그곳은 동일한 물결이 흐르고 동일한 세이렌이 노래하는 하나의 거대한 세계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인간 역시 고정된 특성으로 규정될 수 없으며,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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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은 바다가 육지를 덮치며 그 세력을 확장하는 시기로, 인간이 삶의 주도권을 쥐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적극적인 행위를 상징합니다. 이 단계에서 강조되는 것은 타인을 모방하지 않는 독립성과 삶의 질감을 음미하는 감각의 복원입니다.
※ 드빌레르의 은유적 상징과 철학적 핵심 개념
섬
- 유일무이한 고유성
- 타인의 삶을 앵무새처럼 따라 하지 않고, '자기 자신'이라는 고유한 영토를 지키는 독립적 실존
"화산 대륙으로 둘러싸인 넓고 넓은 바닷가에 홀로 떨어진 섬이 되어 신성한 자신만의 풀을 품고 살자. 타협하지도 모방하지도 말자. 다수에 속하려고 지나치게 노력하지도 말자. 혹은 롤 모델로 삼은 사람들과 비슷해지려고 지나치게 서두르지 말자.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들과 교류하고 나누되 무리하게 남에게 맞추지도, 남의 말을 앵무새처럼 따라하지도, 무리에 휩쓸리지도 말자. 넓은 바다 한가운데에서 '자기 자신'이라는 유일한 섬이 되자." (105-106쪽)
항해
- 목적지 없는 떠남
- 안락한 항구를 떠나 미지의 가능성을 향해 자신을 던지는 모험가적 기질의 회복
"어떻게 하면 반복되는 일상에 조금이라도 반항하는 마음을 기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넓디넓은 바다처럼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떠나야 한다!" (110쪽)
헤엄
- 자아의 짐 내려놓기
- 수직적인 대지의 보행법에서 벗어나 물의 흐름에 몸을 맡기며 자아의 경직성을 해체함
"육지에서는 서서 걷고, 바다에서는 수평으로 떠다닌다. 바다에 있으면 더 이상 서서 주변 세상을 내려다볼 수 없는데, 그래서 오히려 우리가 세상의 '조각'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118쪽)
바다 소금
- 삶의 비의(祕儀) 음미
- 일상의 사소한 순간들에서 삶의 맛을 내는 소중한 가치를 발견하고 수집하는 호기심
"아무리 아름다워도, 아무리 행복해도 시간이 지나면 모두 익숙해진다. 익숙함은 과거에 맛본 만족감을 희미하게 만들고 감흥을 없앤다." (128쪽)
"이미 가진 것은 더 이상 원하지도 않고, 보지도 않는 것이다. 사물 본연의 가치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저 우리가 이 사물에 더이상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 것뿐이다." (129쪽)
"짠맛을 되찾아야 한다. 그러면 익숙한 것도 새롭게 보이면서 모든 것이 달라진다. 모든 것에서 쾌락을 느끼라는 게 아니다. 하나를 정해 여유를 가지고 오랫동안 천천히 음미하라는 것이다. 무엇인가를 욕망하는 것은 소비 행위가 아니다. 욕망은 타깃을 정해 먹고 마시고 보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계속 음미하는 것이다.* (130쪽)
등대
- 겸손과 지표
- 거대한 자연 앞에서 자신의 작음을 인정하는 겸손과, 흔들리지 않는 삶의 지표를 세우는 자세
"희망을 품으며 마음속의 등대를 계속 간직하는 것도 우리의 몫이다. 마음의 등대가 되는 존재들을 진지하게 정리해 보자. 무슨 일이 있어도 배신하지 않을 내 사람, 즐거움 그 자체, 추억의 장소 등을 마음속에 세워보자. 그것들이 나의 마음속에서 흔들림 없이 단단한 고정점이 되어줄 것이다." (137쪽)
바닷가
- 휴식과 관조
- 행위의 중단을 통해 바다의 아름다움을 그저 '보는' 행위만으로 내면을 치유하고 정화함
"현대를 사는 우리는 로마의 유산인 오티움을 잃어버렸다.
우리는 바캉스 때도, 심지어 은퇴 후에도, 주말에도 여전히 네고티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여전히 무엇인가를 하라는 지시에 따르고 하루 종일 바쁘기 때문이다. (중략)
한마디로 우리는 사무실을 제대로 떠난 적이 없다." (141-142쪽)
크라켄
- 편견의 타파
- 내면의 공포와 고정관념을 지적인 탐구와 지식을 통해 격파하고 세계를 더 넓게 이해함
"경계를 넘게 해주는 재능이 있다면, 그건 바로 '호기심' 이다." (155쪽)
드빌레르는 '헤엄'을 통해 우리가 대지 위에서 가졌던 소유욕과 지배욕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육지에서 우리는 땅에 발을 붙이고 소유권을 주장하지만, 바다 위에서는 아무것도 소유할 수 없으며 단지 그 흐름에 동화될 뿐인 것이죠.
이러한 '탈중심화'된 경험은 인간을 겸손하게 만들며, 사회가 강요한 '이미지로서의 나'를 버리고 진정한 '영혼의 숨결'을 느끼게 한다는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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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빠져나간 뒤 드러나는 바닥처럼, 삶의 황혼이나 위기 뒤에 찾아오는 썰물의 시기는 우리가 겪은 상실을 어떻게 처리하고 다시 항해를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성찰을 요구합니다.
※ 드빌레르의 은유적 상징과 철학적 핵심 개념
사르가소 ('모자반'으로 불리는 해조류)
- 후회의 늪 극복
- 정체된 바다와 같은 과거의 미련에서 벗어나, 후회를 긍정적인 행동의 동력으로 전환함
"사르가소의 바다는 우리의 삶에 비유하자면 '후회'와 같은 것이다. 후회에 사로잡히는 순간, 머리는 복잡해지고 행동은 느려진다. (중략) 이런 의미에서 사르가소의 바다는 후회하는 우리의 감정들이 길게 늘어져 있는 바다라고 할 수 있다." (162-163쪽)
방파제
- 슬픔의 자기 방어
- 감정의 소용돌이가 자아를 파괴하지 않도록 적절한 경계를 세우고 내면의 평정을 유지함
"중요한 것은 남이 나에게 무엇을 했느냐가 아니다.
고통을 극복하고 실연한 나 자신을 부정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있느냐다. (중략)
"소용없어. 난 안 쓰러져." " (174-175쪽)
푸른색
- 경험의 다양성
- 삶의 모든 고통과 기쁨을 다채로운 색채로 받아들이며 삶의 풍요로움을 긍정함
"삶은 어디부터 어디까지일까? '한평생' 만을 삶이라 할 수 있는 걸까? 알차게 보낸 오늘 하루, 새로운 도전을 한 반나절, 몰랐던 걸 알게 된 순간, 무엇인가에 설레던 찰나, 이 모든게 삶이 아닐까? 삶은 통으로 보면 한두 가지 색으로 된 직선처럼 보이지만, 조각으로 보면 그 모든 순간이 다채로운 색으로 꾸며져 있는 '삶' 그 자체다." (181쪽)
닻
- 실존적 지지대
- 폭풍우 속에서도 나를 지탱해 주는 신념과 희망,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중심
"나를 해방시킬 수 있는 것은 오직 나 자신이다. 마찬가지로 나를 괴롭히는 것도 나 자신이다. 그래서 강한 바람에 휩쓸리지 않도록 최후의 수단인 커다란 닻이 필요하다. 닻은 간단하게 던지는 것이 아니라 세심하게 신경 써서 내리는게 중요하다." (193쪽)
선원
- 주체적 책임
- 배의 운명을 기상 조건에만 맡기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키를 잡는 책임감
"그래서 선원들이 생각하는 '완전한 삶'은 우리와 다르다.그들은 언제나 '올인'한다." (199쪽)
빙하
- 과정으로서의 삶
- 눈에 보이는 고난은 일시적인 현상이며, 모든 것은 바다로 돌아가는 하나의 과정임을 인식함
"어떤 것에 실패해도 그것이 실패한 것이지, 나의 존재가 실패는 아니다. (중략)
실패해도 우리는 나답게 살 수 있다." (210쪽)
깃발
- 실존적 고백
- 자신이 느낀 바를 당당하게 표현하고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증명하는 정직한 태도
모비 딕
- 의미의 추구
- 손에 잡히지 않는 원대한 꿈이나 욕망을 향해 끈질기게 나아가는 실존적 열정
"우리가 쫓는 흰 고래는 무엇일까? 우리는 무엇을 추구하며 행동할까? 무엇을 욕망하는지 말할 수 있을까? 아니 분명히 알고 있긴 할까? 우리는 의미, 이유, 꿈을 찾아 삶이라는 바다에서 헤맨다." (225쪽)
세이렌
- 외부의 유혹 차단
- 나를 조종하고 가스라이팅하려는 타인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자신의 항로를 유지함
"확신할수록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 거짓을 말하는 사람일수록 의심하지 않고 완고하며, 의문을 품지 않고 다 아는 체하고, 언제나 이해하는 척한다. 선동된 여론은 대체로 신중하지 않으나 문제는 대세인 의견일수록 우리의 마음에 쉽게 와닿는다는 점이다. 여기서 우리가 공유하는 것은 바람이고, 퍼뜨리는 것은 가십이다." (중략)
"차갑더라도 진실을 중시하는 태도를 늘 가져야 한다." (234-235쪽)
특히 '사르가소' 바다에 대한 통찰은 현대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것입니다. 바람도 파도도 없는 이 정체된 공간은 후회라는 이름의 해조류로 가득 차 항해를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드빌레르는 후회를 "이미 벌어진 일을 되돌리려 애쓰는 고통"에서 "내가 한 일을 나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긍정"으로 전환할 것을 권고합니다.
2.
데카르트의 '관대함' — 선장의 태도와 연계 — 현대적 윤리학으로 재구성
정통 철학자로서 드빌레르는, 자신의 해양 철학의 뿌리를 근대 철학의 아버지 데카르트에게 둡니다. 그는 데카르트가 말년의 저작 『영혼의 정념론』에서 제시한 '관대함(Générosité)'의 개념을 바다 위 선장의 태도와 결합하여 현대적 윤리학으로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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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데카르트적 관대함 — 자유의지의 정당한 행사
드빌레르가 해석하는 관대함은 타인에게 베푸는 자비심이 아니라, 자신의 자유의지를 온전히 사용하고 있음을 자각하는 데서 오는 고결한 자부심입니다.
바다 위에서 선장은 폭풍을 멈출 수는 없지만, 그 폭풍에 맞서 키를 잡고 돛을 조절할 것인지, 아니면 안전한 방향으로 기수를 돌릴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는 절대적인 자유를 지닌 자입니다. 이러한 결정권이야말로 인간이 타인이나 환경의 노예가 되지 않고 자신의 주인임을 증명하는 유일한 수단인 것입니다.
이러한 관대함은 두 가지 차원에서 작동합니다.
➀ 자기 평가 — 자신이 자신의 자유의지를 선하게 사용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스스로를 존중하는 것.
➁ 타인 존중 — 나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이 이러한 자유의지의 주체임을 인정하고, 타인의 실수나 공격에 대해 너그러운 태도를 견지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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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선장의 철학 — 지옥은 바람 없는 바다다
드빌레르는 "지옥은 바람 없는 바다"라고 선언하며, 고난과 시련이 없는 삶이야말로 인간을 정체시키고 소멸하게 만드는 가장 위험한 상태라고 경고합니다. 선장은 바람을 원망하는 사람이 아니라 바람을 이용하는 사람인 것입니다.
바람이 불지 않는다면 불평하는 대신 노를 저어야 하며, 폭풍이 불어온다면 그것을 항해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는 스토아 학파의 에픽테토스가 강조한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의지)과 통제할 수 없는 것(운명)"을 명확히 구분하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하라는 가르침과 궤를 같이합니다.
3.
정리하며... 항해를 멈추지 않는 우리 스스로를 위한 축복
드빌레르의 해양 철학은 우리에게 "바다처럼 살라"고 주문합니다.
그것은 삶의 모든 순간—고난과 환희, 탄생과 상실—을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받아들이되, 결코 키를 놓지 않는 '선장의 위엄'을 지키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바다는 깨끗한 것이든 더러운 것이든 모두 받아들이면서도 여전히 바다로 남듯이, 우리 역시 삶의 모든 경험을 자양분 삼아 더 깊고 넓은 존재로 성장해야 한다는 주문일 것입니다.
삶은 등산처럼 정상을 향해 수직으로 오르는 고통스러운 과정이 아니라, 바다를 가로지르며 수평의 무한함을 만끽하는 역동적인 항해라는 얘깁니다. 파도가 우리를 흔들 때, 그것은 우리를 넘어뜨리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있음을 깨우쳐주려는 바다의 숨결인 것이죠. 이제 육지의 관습적 사고를 버리고 넓은 바다로 나아가 자신의 삶을 직접 조종하는 선장이 되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나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선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독서 감상을 마무리하며, 모든 항해자에게 바다와 같은 축복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비록 지도에는 여전히 '여기에 용이 있다(hic sunt dracones, 미지의 위험지대)'라고 적힌 공백이 남아 있을지라도, 그 공백이야말로 우리가 채워나가야 할 새로운 가능성의 영토임을 잊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모든 삶은 흐르고, 그 흐름 속에서 우리는 이미 완벽한 바다인 것입니다.
[관련서적]
'모든 삶은 흐른다', 로랑스 드빌레르, 이주영 역, FIKA, 2023.
[참고] 토론을 위한 물음(예시)
1. 책을 읽으면서 느껴졌던 주요(메인) 감정이 있으셨을까요? 있었다면 어떤 것이었을지 나눠주시지요?
- 그 감정과 연계되어 떠올랐던 음악이 있으셨을까요?
- 혹 떠올랐던 영화가 있으셨을까요?
2. 내 삶의 기반이 대지위에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졌을까요 아니면 바다와 같다고 생각되었을까요?
- 대지 - 토대 - 고정
- 바다 - 불확실 - 유동
3. 책에서 가장 인상깊게 느꼈던 문장을 뽑는다면 어떤 것이었을까요?
- 그 문장을 뽑은 이유가 있으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