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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X PLEAT Jan 04. 2018

구글 크리에이티브 리더 김선관의 비주얼 디자인 방법론

Seeing different things



본 블로깅에서는 "구글 크리에이티브 리더 김선관의 비주얼 디자인 방법론"에서
다루어진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강연 내용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여전히 구글 크리에이티브 리더로 멋진 모습을 보여주실 김선관 님의 인사이트를
함께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일시

17. 12. 29 오후 6시~ 9시

장소

신사동 코너스톤 스페이스 1층 카페 라운지

강연자 

김선관

강연자 연혁

2010- : 구글 크리에이티브 리더

2007-2010 : 구글 코리아 시니어 디자이너

2004-2007 : 야후 코리아 시니어 디자이너

2003-2004 : 바이널 디자인 매니저

2001-2003 : 디자인스톰 시니어 디자이너

강연자 저서

곡괭이 싸커홀릭 1 : 2010

곡괭이 싸커홀릭 2 : 2014

프로그램

전반전(45분) : 구글 디자이너 10년의 디자인

후반전(45분) : 디자인 스프린트 개발과 비주얼 디자인 방법론

연장전(20분) : 질의응답


 




전반전 - 구글 디자이너 10년의 디자인



Opportunities& Challenges


구글 UX 전체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UX 아트디렉터 Irene Au 가 한국지사를 방문했을 때 구글 본사에서 진행 중인 서비스에 참여해달라는 이메일을 받았다. 이 기회를 바탕으로 구글 본사에서 첫 번째 프로젝트를 함께 하게 되었다.

‘The Skunk Works’라는 프로젝트는 구글 서치 쪽 부회장이자 야후 사장이었던 Marissa Mayer가 프로젝트 전체 담당자였다. 그런 이들과 함께 구글 본사에서 일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었다. 전 세계에서 차출된 6~7명의 디자이너가 함께 모여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했지만, 영어를 잘하지 못했기에 부담이 매우 컸다. 잘 그릴 수는 있으나, 그들과 잘 협업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지만 서포터가 되어야겠다 다짐하며 임했던 프로젝트였다.




Easy Communication


내가 그들과 소통하는 데 필요했던 것은 바지 뒷주머니에 꽂고 다녔던 보드마커 두 개였다. 언어로써 소통할 수 없을 때마다 보드마커를 꺼내 들고 내 아이디어와 논리를 그림으로 설명했다. 설득과 소통 협업에 있어 하나의 수단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구글 서치 엔진의 개편 컨셉을 전달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그림(유사 이미지 사용) 그려 보여주었다.

구글 서치에 대입할 때 보아뱀은 Search Box, 보아뱀이 먹고 있는 것은 Search Contents와 같다. 보아뱀이 무엇을 먹었는지에 따라 보아뱀의 외형이 바뀌듯 구글 서치 또한 그와 같아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말이 아닌 그림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 이런 논의 과정을 거쳐 텍스트 중심의 페이지였던 구글 서치에 아이콘이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한편으로는 아이디어를 함께 다듬어 가는 구글의 문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한 번은 꿈에 그렸던 높은 분들과 함께 하는 보고 자리가 있었는데, 단순한 보고와 평가가 아닌 토론과 개선의 분위기를 보며 놀라기도 했다.

# 쉬운 소통은… 그림, 음악, 동작. 모두가 언어



Designing for the world from my room


첫 프로젝트의 계약 기간이 끝난 뒤 Irene Au로부터 두 번째 메일을 받았다.

‘Emerald Sea’ 프로젝트를 한국에서 함께 진행해 달라!

낮에는 한국 밤에는 구글 글로벌 / 구글 플러스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소셜네트워크 채널 수용에 대한 프로젝트로 약 6개월 동안 단지 디자이너가 아니라 다른 팀을 설득하며 디자인팀을 리드해야 하는 롤이었다. 하지만 내 영어 수준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었다.

메일을 받고 내가 가진 첫 번째 고민은, "그들을 어떻게 설득해야 하는가??"였다.

디자인 미팅에서 디자이너들에게 댄싱퀸을 틀어주며 “지금 듣고 있는 음악은 아바의 댄싱퀸이다. 나는 이 음악을 들을 때 신이 나고 즐겁다. 올드 팝송임에도 즐겁다. 트렌드보다는 지속성을 쫓으려 한다."라는 내 생각을 전했다.

또한, 애플 디자인에 차용된 디터 람스의 디자인과 오랜 기간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며 발전 중인 폭스바겐의 자동차를 보여주며 내가 생각하는 구글 글로벌/ 구글 플러스의 디자인 방향성을 그들에게 설명하였다.

내가 생각한 트렌디하지 않은 지속성은 우리 주변에 가장 친숙한 것에서 기반을 두었다.

우리 생활에 가장 친숙한 것, 가구!

구글 글로벌 / 구글 플러스의 디자인 컨셉은 임스 체어를 모티프로 진행되었다.

개발상의 이슈로 실제 구현되지는 않았지만, 훗날 구글 머테리얼 디자인 프로젝트의 기초 자료로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다.

# 디자인은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설명이 반이다”



다음으로 진행했던 케네디 프로젝트는 구글 전체 서비스 비주얼 통합 프로젝트로 머테리얼 디자인을 정리한 프로젝트였다. 프로젝트의 목표는 아래와 같았다.


CollaborativeEffort

ConsistentLook & Feel

FunctionalityAcross Multiple Platforms

TheImportance of Strong Brand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 구글 머터리얼 디자인 트렌드를 보며 나 스스로 나의 역할과 나의 디자인은 무엇인가에 관해 물을 수밖에 없었다.



Designing the future


Niantic 팀에 합류함으로써 나는 나의 역할과 디자인 철학을 새롭게 규정하고자 하였다. 합류 후 첫 프로젝트 “Field Trip"은 구글 글라스를 통해 현재의 공간이 과거에 어땠는가를 볼 수 있는 프로젝트였다. 두 번째 프로젝트 “Ingress” 의 경우 여러 플레이어가 현재의 공간에서 미래를 가상 세계를 경험하는 프로젝트였다. 두 프로젝트는 포켓몬go의 기조가 되었다. 두 프로젝트를 경험하며 미래의 디자인은 기술과 생각과 문화를 연결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 미래의 디자인은.... 기술 + 생각 + 문화






후반전 - 디자인 스프린트 개발과 비주얼 디자인 방법론



Sprint and my design methodology


Jake Knapp이라는 동료가 쓴 책으로 Sprint가 하나 의절 대적인 방법론으로 치부되는 것 같아 염려스럽다. 구글 글라스에 들어가는 채팅 애플리케이션 개발 프로젝트인 행 아웃 서비스에서 스피린트를 처음 접했고, 구글 벤쳐스에서 다양한 스타트업의 컨설팅 업무를 진행하며 수차례 스프린트를 활용해 보았다. 효과적인 프로세스임은 분명하지만, 항상 정답과 해결책을 주지 않는다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것 같다.



Jake Knapp이 자신의 사고 과정을 하나의 이론으로 정리한 것에 자극받아 나 또한 스스로의 디자인을 철학과 프로세스로 정리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앞서 구글 글로벌 / 구글 플러스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이야기하였지만 나는 트렌드보다는 지속성 있는 디자인을 선호한다. 56년 디자이너 디터 람스가 디자인한 브라운사의 턴테이블 & 라디오 제품 SK-55와 같이 오래된 제품의 형태에서 메타포를 차용하는 편이다. 이런 작업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만드는 데 있어 비주얼 디자인 컨셉은 ‘선발 선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UX/UI 등 다양한 디자인 실무작업을 거치지만 비주얼 디자인 컨셉을 정하는데 전체 디자인 과정의 30%를 차지하곤 한다. 그 과정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철학이자 방법론은 아래와 같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이해하기 쉬운 디자인

이야기가 있는 디자인

지속성이 있는 디자인



My job is designer / My taste is soccer


구글 입사 전에 야후스포츠 미디어를 담당했었다. 그래서 그런지 축구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게 되었다.

EPL 경기를 직접 보고, 경기장에 가서 디자인 관점에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실제 유럽 챔피언스 리그를 경기를 보고 각 구단의 홈 경기장을 돌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내기도 하였다.



월드컵 주기에 맞춰 4년에 한 번씩 책을 낼 목표로 유럽, 독일에 이어 스페인 여행을 토대로 세 번째 책을 준비 중이다. 처음 책을 썼을 때, 축구에 관심 있는 사람은 책을 순서대로 읽지 않으며 관심 있는 구단을 찾아 읽으리라 생각을 바탕으로 책을 디자인했다. 어쩌면 이런 관점과 아이디어가 UX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독자를 고려하지 않고 디자인만 예뻐서 책이 재미없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Art up Seoul


10명의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a work라는 그림책이 있다. 10명의 아티스트가 나중에 루브르 박물관에서 전시하고 싶다는 컨셉이다. Design advisor로 활동하며 ‘공간 + 아트+ 경험’의 중요성을 많이 느끼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Art up Seoul이라는 프로젝트는 나에게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이 프로젝트에서도 이전의 그것들과 마찬가지로 과거와 현재를 잇고자 노력하였다. Mondrian의 그림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Art up Seoul의 아이덴티티를 정리하였다.



나는 디자인계의 박지성 선수가 되고 싶다. 나 스스로가 언제나 최고였던 것은 아니지만, 박지성 선수가 결국 세계적인 무대에서 그 자리까지 올라 그 어려운 걸 해냈듯이, 때로는 선발 순서로, 때로는 후발 선수로, 부상을 당하며 성장하고자 한다. 내 꿈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런 의미에서 구글에서의 경험도, 축구와 관련된 일련의 작업들도, 아트에 대한 저의 관심도 내게 소중하다.
"모든 일에는 정말 가치가 있다."






연장전 - 질의응답 (스프린트 워크샵 중심)



모든 프로젝트에 스프린트를 적용하지 않는다. 다만 최대한 적용할 수 있으면 하려 한다.
왜냐면 작업자 전체가 서비스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 그 과정에서 함께 아이데이션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즉,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것이지, 목표와 의의 자체는 전체의 이해도를 높인다는 것에 포커스가 있다.


Q. 스프린트 워크샵을 진행하다 보면 힘든 부분이 많아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할 때 효과적인 프로세스라는 생각이 좀 드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A. 우선적으로 밝히자면 스프린트는 방법론이 아니며, 성공을 100% 보장하는 프로세스도 아니다. 프로젝트 성격에 맞춰 일정 조정이 필요하고 방법적인 조율이 필요한 게 사실이기에 그저 컨셉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나을 것도 같다. 다만, 여러 번 스프린트를 통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디자이너가 힘을 가지고 아이데이션을 주도할 때 효과가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Q. 스프린트 워크샵을 진행할 때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사람과 높은 사람이 함께 진행하게 될 경우 어려움이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A. 지식이 낮았던 사람에게는 그 레벨을 올려주는 장점이 있고, 지식이 높은 사람은 스프린트를 리드하고 퍼실리테이터로서 코웍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된다. 그 과정에서 함께 골을 설정한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고, 그걸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다진다는 것에 의의가 있어 분명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워크샵을 통해 성공적인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지 없는지의 문제는 별개라 생각된다.


Q. 이와 같은 스프린트 워크샵을 컨설팅 과정에서 클라이언트와 함께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클라이언트가 스프린트에 참여하는 건 서비스를 함께 만든다는 부분에서 큰 장점이 있을 수 있지만, 클라이언트를 설득하는 수단이 되긴 어렵다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스타트업 컨설팅이 아닌 에이전시로서 컨설팅할 때 이것이 좋은 방법인지는 잘 모르겠다.






서비스 디자인 랩의 후기



맹보경 책임연구원

디터람스의 제품디자인을 활용하여 설명한

구글 클라우드서비스.

구글 서치엔진 개편 컨셉을 설명하기위한

보아뱀 그림.

그의 뒷주머니에 꽂힌 보드마카 두개.


항상 치열하게 삶 속에서 디자인을 찾았던 이야기들을 들으며, 이야기 중간중간 느껴지는 그 열정을 느끼며, 바쁘다는 핑계로.. 다음에~ 다음에~ 로 미루어놓아 버렸던 것들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최승일 선임연구원

디자인 작업을 하기 위해 영감을 얻는 과정이 새로웠습니다. 특히 특정 오브제를 작업과 연결해 요소를 도출하는 방법이 매우 신기하더라고요. 디자이너의 역량 중 중요한 요소는 '호기심'과 '관심'이라는 사실을 배울 좋은 기회였습니다. 김선관 님의 작업 과정과 결과물도 뛰어났지만, 이야기들을 관통하는 주제는 결국, 모든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소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의 뛰어난 실력이 많은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그 영향력이 더욱 의미 있는 지향점을 갖기 위해서는 '우리는 나보다 뛰어나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해야겠습니다.


조문주 선임연구원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Google에 다니면서도,

디자인계의 박지성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서는 김선관 디자이너님의 열정이 엿보이는 시간이었다.


육제민 연구원

구글이라는 회사를 떠나 '크리에이이티브 리더'라는 직함이 갖는 무게를 새삼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은,

어떻게 하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처럼 난해한 질문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과거와 현재를 잇고자 노력하고, 자신의 궁금증과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축구 여행을 하고,

예술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 강연자분의 열정이

현재 진행형 크리에이티브 리더가 전해준 중간보고서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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