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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X PLEAT Mar 14. 2019

고객 또는 사용자를 더 잘 배우기 위한 노력

조금 더 깊이 있는 사용자 인터뷰를 하기 위한 팁   - 이희주 -


인터뷰는 왜 하는 걸까요?

우리가 궁금한 사항이 있을 때는 그 부분을 잘 알고 있는 다른 누군가에게 물어보잖아요. 어떻게 했는지, 그래서 어땠는지, 왜 그렇게 됐는지 등.. 인터뷰를 하는 목적은 무언가를 상대방으로부터 배우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고객 또는 사용자 조사는 왜 하는 걸까요? 나는, 동료는, 클라이언트는 이러저러하게 생각해요. 그럼 실제 사용자는 어떻게 생각할까요? 궁금하면 물어보는 거죠. 조사를 하는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그중 인터뷰 진행 시 사람들로부터 풍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유용하다고 느꼈던 몇 가지 사항에 대해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새로운 기술은 실제의 삶에 녹아들고 일반적인 사람들의 삶에 수용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제품별 경쟁이 발생하고, 경쟁의 칼날은 기술의 앞선 정도가 아닌 고객 삶의 이해도에 의해 벼려진다. 기술이 충족시키고자 하는 니즈를 회사 안에서 찾아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누구도 쉽게 그 기술에 대한 효용을 체감할 수 없다. 

                                                                   [발췌 : 맥락을 팔아라]



#사람, 이해, 공감    [이미지 출처 : https://steemit.com]


의사소통 :[명사]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뜻이 서로 통함.
대화 :[명사] 마주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받음. 또는 그 이야기.

                                                              [출처 : 네이버 어학사전]


들어가며) 인터뷰는 의사소통이 아니다. 이해하고 공감을 위한 ‘대화’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객(사용자)의 경험을 듣고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인터뷰를 한다면 관련 제품/서비스를 사용해 보거나 사전조사를 통해 조사 목표를 수립하고 그에 따른 가이드 또는 질문을 설계했을 것이다. 회의처럼 상대방의 의견을 듣고 그에 맞게 적절하게 조율해가며 합의 사항을 도출할 필요도 없고, 서로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뜻이 통할 필요도 없다. 미리 준비한 가이드 또는 설계된 질문에 따라 긴장하지 않고 편안하게 대화를 이끌어가면 된다. 기본적으로 질문은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에 의사소통을 위해 대화하는 것보다 더 쉽다. 단지, 처음 보는 타인에게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등을 듣기 위해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의 경험으로부터 배울 수 있을지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1) 인터뷰 전 : 무엇보다 중요한 스크리닝

인터뷰를 통해 얻고자 하는 바를 계획했다면 그 경험을 잘 들려줄 수 있는 적절한 대상자를 찾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적합한 참가자를 모집하는 것은 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원하는 참가자의 유형이 아닌 경우 제외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조사목적에 맞는 사용자의 특성을 정의해 이를 선별할 수 있는 스크리닝 장치를 두고 리크루팅을 진행해야 한다. 리크루팅을 통해 적절한 참가자를 선별한 후 추가적으로 사전 인터뷰를 거처 대상자가 본인의 얘기를 잘 설명해 줄 수 있는지도 같이 확인하여 최종 대상자를 선정한다.(물론, 이러한 절차를 거쳤음에도 가끔 적절하지 않은 사용자(라이어)가 리크루팅 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또한 노쇼(No-show)가 발생할 수 있으니 1-2명 여유롭게 리쿠르팅을 요청해 대비할 필요가 있다.)


2) 인터뷰 전 : 첫 만남, 사소한 것들이 중요

처음 보는 인터뷰 대상자를 만났다. 그 사람에게 원하는 것은 관련 주제에 대해 솔직한 답변을 받거나, 그들의 아주 개인적인 경험을 구체적으로 듣는 것이다. 반면, 대상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본인이 원해서 참석했지만 처음 접하는 낯선 장소에서 어색하고 긴장이 될 것이다. 너무나 잘 알고 있듯이 부담감과 긴장감을 느끼면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없고 분위기가 경직되면 본인의 얘기를 자연스럽고 편하게 말하기 어렵다. 그래서 처음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문 앞에서 마주하는 순간부터 인터뷰를 위한 친밀감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터뷰이가 도착하면 반갑게 인사를 하고 편하게 대기할 수 있는 공간으로 안내한다. 실제 인터뷰가 시작되기 전까지 일상적인 가벼운 질문을 해가며 조금씩 참가자와 가까워질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참가자가 인터뷰해야 할 여러 명 중의 한 사람이 아니라 우리에게 중요한 사람임을 느끼고 인터뷰 시간을 같이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3) 인터뷰 중 : 워밍업으로 시작하며 친밀해지기

어떤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그에 알맞은 준비운동이 필요하듯 처음 만난 인터뷰 대상자와 마주 앉아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 부담감과 긴장감을 완화해 줄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가끔 워밍업 질문이 실제 인터뷰 질문으로 이어지게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인터뷰 참가자는 마치 본인이 적합한 대상자가 맞다는 것을 증명하듯 답변을 아주 잘해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을 느낄 것이다. 혹은 인터뷰어가 무엇을 물어볼 것인지, 질문이 어렵지는 않을지, 어느 정도 수위로 답변을 해야 하는지 등의 걱정을 하게 된다. 연령별, 성별에 따라 질문이 달라지겠지만 날씨, 그 당시의 관심 이슈 등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을 통해 낯선 공간에서 얘기하는 것에 익숙해지도록 돕는 것으로 시작한다. 


4) 인터뷰 중 : 상대방의 눈높이로 대화하기

인터뷰에 대해 안내할 때는’ 00에 관한 사용자 조사를 위해 인터뷰 또는 질문을 하려고 합니다’ 보다는 조금 더 이해하기 쉽고 대상자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말로 설명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이 제품/서비스에 대해 잘 몰라서 어떻게 사용하시는지 얘기를 들어 보려고 합니다.” 정도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대상자는 본인이 더 잘 알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놓을 수 있다. (가끔, 친절히 설명하면서 가르쳐주시는 분들도 있다.^^) 그 후 관련 주제(회사/제품/서비스 등)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을 안내하고, 컨셉 또는 프로토타입을 제시할 경우에는 “제가 만든 게 아니기 때문에  미안해하실 필요가 없으세요.” 등의 안내를 통해 대상자가 자체적인 검열을 하지 않고 조금 더 솔직하게 본인의 의견이나 경험을 얘기할 수 있도록 돕는다.


5) 인터뷰 중 : 전반적인 경험의 여정을 같이 따라가기

인터뷰 안내 및 목적에 대해 설명을 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시작하게 된다. 인터뷰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질문으로 진행될 수 도 있고, 필요에 따라 특정 상황/화면/서비스를 제시 또는 체험하며 진행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다루는 주제와 관련하여 전반적인 이용 전-중-후의 경험 순서를 따라가며 질문을 하는 것이다. 처음은 제품/서비스 이용 배경 및 사용 의도를 확인할 수 있는 질문으로 시작한 후, 과거의 이용 경험을 리마인드 하면서 얘기할 수 있도록 이용의 흐름에 맞게 단계별로 접근하며 조사하고 싶은 포인트에 관하여 질문을 한다. 이렇게 단계별로 접근하며 질문을 하면 사용자도 흐름을 쉽게 리마인드 하여 조금 더 구체적인 답변을 얻을 수 있다. 이와 함께 특정 행동에 대하여 깊이 있는 답변이 필요한 부분은‘왜 그런 행동 또는 생각을 했는지’,‘어떻게 과정이 진행됐는지’ 등을 질문하며 조금 더 구체적인 사항이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


6) 인터뷰 중 : 소극적으로 묻고 적극적으로 듣고 기다리기

인터뷰를 진행하다 보면 참가자보다 인터뷰어가 더 많이 말하고 있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을 수 있다.(참자가가 본인의 이야기를 잘 못하거나 단답형으로만 대답하는 경우는 제외) 대화 사이 잠깐의 침묵이 어색해서 부가 설명을 해주려고 하거나, 질문은 많은데 시간이 촉박해 마음이 급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혹 은인 인터뷰어가 다음 질문을 생각하느라 대화에 집중하기보다는 질문을 하는 것에 집중하거나..) 물론 참가자의 반응을 관찰하는 도중 침묵이 지속된다면 왜 그랬는지, 어떤 어려운 점이 있는지를 물어봐야겠지만 질문을 한 직후 또는 답변 사이의 침묵은 조금 기다려줄 필요가 있다. 질문에 바로 답변한 후 생각이 더 발전해 추가적인 얘기를 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는 답변의 일부를 얘기한 후 더 얘기해도 되는지 생각하는 중일 수도 있다. 예상한 것이든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든 고객을 배우는 것에 마음을 열고 적극적으로 듣자.


7) 인터뷰 중 : 계획되지 않았어도 궁금한 건 물어보기

인터뷰 초반에는 단답형으로 대답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얘기하다 중반쯤이 되면 조금씩 친밀감이 높아지면서 대답의 길이가 길어지고 이야기하듯 대답을 해줄 때가 있다.(물론 종료 시까지 일관된 참가자도 있다.) 이때부터는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자기 물건을 보여주는 것에 거부감이 없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제품/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이유를 알게 되거나, 불편한 점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는 노하우나 해결방법을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인터뷰어도 그동안 파악한 정보를 바탕으로 더욱 정교한 질문이 떠오를 수도 있다. 시간 배분을 고려해서 질문 여부를 판단해야겠지만 가급적 떠오른 질문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다루려는 주제를 벗어나도 괜찮다. 그런 질문이 새로운 발견점을 가져다 줄 수도 있으니까. 여행을 할 때를 생각해 봐도 계획적으로 움직이면 아주 효율적이지만 비 계획적으로 움직이면 다양한 상황을 마주 하면서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될 확률이 높다. 그러니 질문의 유용성 여부는 추후에 판단하자.


8) 인터뷰 후 : 시작부터 끝까지 살펴주는, 경험을 설계하는 회사니까

인터뷰 마지막이 되면 추가 적으로 더 하고 싶으신 이야기는 없는지, 질문자가 놓친 부분은 없는지 확인하고 인터뷰를 마친다. 그 후 시간을 내서 참여해주신 것에 대한 감사 인사를 하고, 열정적으로 본인의 경험을 나눠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보상을 드리며 마무리한다. 가는 길을 배웅해 드리고 나면 한 명의 인터뷰가 모두 끝난다.(가끔 배웅하면서도 추가 대화가 오고 가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60분 내외로 진행하지만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렇게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른다. 조금이라도 더 얘기해 주시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니 궁금한 것은 물어보고, 보여달라고 하고, 설명해 달라고 하며 열심히 배우고 감사의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잘 마무리하자.

    #선 공감, 후 분석    [이미지 출처:TV 알쓸신잡2]



마치며) 사람들은 어떤 상황/맥락(Context)에서 어떤 경험을 하고 있을까요?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인터뷰어가 해야 할 일은 아주 다양합니다.

다루는 주제에 관한 사전 리서치 등을 통해 전반적인 사항을 모두 이해하고 있어야 하고,

참가자의 질문에 답하며 대화를 이끌어 본인의 이야기를 열정적으로 들려줄 수 있도록 흐름을 이어야 하고,

답변을 주의 깊게 들으며 질문의 의도를 잘 이해하고 대답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대화의 흐름이 벗어나는 것 같으면 답변을 끊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다시 맥락을 찾아 돌아가야 하고, 

참가자가 인터뷰어의 반응을 살피면서 원하는 결과 위주로 답변하고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하고, 

앞서 파악한 정보와 맥락에 맞춰 중복되지 않도록 매끄럽게 질문을 해야 하는 등등,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한 일임은 분명합니다.



#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  [이미지 출처 : 미상]


하지만 분명히 즐거운 일입니다. 다른 사람들을 배워 간다는 것이, 그리고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고민한다는 것이.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신규 기회요소 발굴을 위해, 새로운 컨셉을 가지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기존 제품/서비스의 문제를 찾아 개선하기 위해. 프로세스로 생각해서 매번 할 필요도 없고, 목적에 따라 조사 방법은 너무 다양하기 때문에 필요에 맞게 적용하면 될것 같습니다. 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깊이 고민했는지가 ‘경험’의 질을 결정한다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조사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과를 가지고 어떤 발견점을 얻었는지,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지,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구체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도 해야 하겠죠. 결국은 얼마나 사람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공감하며 배워 가는데 즐거움을 느끼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태도) 너무 당연한 말일 수 있지만 당연한 말로 끝을 맺으며 인터뷰 시 도움이 되길 바라봅니다.



잘 관찰해 보라. 그러면 아기가 무계획적인 탐험을 통해 사물의 본질을 조금씩 배워 나가는 모습이 보일 것이다. 아기에게 세상은 수수께끼다. 사물을 움켜쥐고 깨물고 집어던지는 우발적인 반응은 아메바의 위족과 같다. 아기가 위험한 경험을 향해 가짜 다리를 내미는 것이다. 호기심이 아기를 집어삼키고 아기를 발전시킨다.

                                                               [발췌 : 노년에 대하여]




*참고자료 : When to Use Which User-Experience Research Methods- https://www.nngroup.com/articles/which-ux-research-metho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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