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선버스.

by 갑자기 흰수염

가끔은 지겹게 서는 간선버스가 타고 싶다


얼마 안 가 가다 서다 반복하는 정류장이 나 같다

속도 한번 제대로 못 내는 버스가 나 같다

종점까지 타고 가볼까 엄두도 못 내는 막막한 시간이 나 같다


그래도 타고 싶은 날이 있다


가다 서다 반복이 주는 위안이 있다

느릿하게 흘러가는 세상 풍경이 주는 위로가 있다

무작정 흘러가는 버스 안 시간이 주는 조용함이 있다


한숨이 눈물을 밀어 올리는 날

무작정 간선버스에 오른다

나 같은 버스에 기대어 살고자 하는 숨을 목구멍 밖으로 내보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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