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맹랑한 뱃살

by 갑자기 흰수염


불어난 살은 어디에서 왔나

충만한 시간은 줄어드는데

야금야금 몸만 불어나네

살아있는 것을 데치고 볶고 무치고 숙성시켜

죽어있는 식탁이 커진다

흘러간 시간만큼 식탁은 늘어가기만 하고

비우지 못하는 나는

어느덧, 꾸역꾸역 채우기만 하는데

이마저도 알지 못하네

늘어나는 체중계 무게만큼

향기도 늘어가면 좋으련만

값비싼 향수가 아니면

영혼의 푸석함을 감출 수 없네

비워내자 오늘 다짐하고

언제그랬더라 오늘 기억하고

몸무게가왜이래 오늘 후회하고

눈떠보니 또 오늘이다

내일은달라지겠다 다짐하는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