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살 막내가 된 김팀장

44살 막내가 된 김 팀장

by 친절한기훈씨

육아휴직 복직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나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복귀하면 다른 팀의 팀원으로 가야 하는 상황 속에서,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회사 복직을 6개월이나 미뤘습니다.


그러던 차에 홍보팀에서 러브콜이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저는 육아휴직 연장을 취소하고 복직했고,


팀장에서 팀의 막내가 되었습니다.


팀에 들어와 전표를 치고, 우체국 등기를 보내고,

주민센터에 가서 서류를 떼오고,

다시 신입 시절 하던 업무들을 하다 보니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머리와 생각이 따로 노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후다닥 해치우던 일들인데

마음은 앞서가는데 일은 계속 쌓여만 갑니다.


복사도 실수해서 다시 복사해 서류를 제출하고,

기안 품의도 써놓고 다시 보기를 반복합니다.


‘결재 상신’을 눌렀건만

이 놈의 오타가 또 보여 결국 ‘회수’를 누릅니다.


그리고 그동안 쌓아온 ‘아집’ 때문이었을까요.

팀장님 지시대로 하지 않고 내 마음대로 처리했다가

업무가 결국 산더미처럼 쌓여버렸습니다.


정말 간단한 일인데

방법을 몰라 몇 시간 동안 여기저기 물어보며

한숨을 쉬기를 반복했습니다.


“하… 어떻게 해야 하지??!!”


숨이 턱까지 차오른 순간,

귀인을 만나 5시간 동안 고민하던 일을

단 5분 만에 해결하고 헛웃음을 지었습니다.


1,000만 원을 100만 원으로 써놓고,

2026년을 2025년이라고 써놓은 서류.

팀장님께서 뭐라고 하진 않으셨지만

오타가 있다고 지적받는 순간

내 자신이 참 한심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어제도 밤 9시까지 남아

메일을 타다닥 치면서

‘와… 나 정말 바보인가?’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노브랜드 햄버거와 콜라로

지친 마음을 달래고

조용히 지하철에 발을 들이며

퇴근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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