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릴 적 화가였고, 음악가였으며, 철학자였다.
물감으로 세상을 그리고, 건반 위에서 감정을 표현했으며,
끊임없이 ‘왜?’를 던지며 세상을 배워나갔다.
그렇게 탄생한 ‘나’는 하나의 작은 우주였다.
이야기를 만들고, 세상을 상상하고,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것이 삶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화가는 지우개로 지워졌고, 음악가는 음소거 되었으며,
철학자는 질문 대신 정답을 외우게 되었다.
교실엔 조용히 손들고 허락받은 말만 하는 아이들이 있었고,
교과서엔 네 개의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는 연습만 남았다.
말을 잘하려면 말을 많이 해야 한다.
하지만 학교에선 “조용히 하자”는 말이 더 자주 들린다.
글을 잘 쓰려면 글을 많이 써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글보다 정답을 더 많이 연습했다.
아이들은 모두 영웅으로 태어난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학교라는 공간, 회사라는 틀 안에서
그 믿음은 조금씩 줄어든다.
생각은 억눌리고, 창의력은 ‘정답’이라는 이름 아래 갇힌다.
그리고 우리는 점점 ‘평범함’이라는 틀에 익숙해진다.
하지만 나이를 먹는다는 건
어릴 적 천재성을 잃는 일이 아니다.
그 천재성을 다시 불러오는 용기를 갖는 일이다.
그 시작은 바로, 한계를 없애는 것이다.
“나는 여기까지만 할 수 있어.”
“이 정도면 됐지 뭐.”
“원래 이건 이렇게 하는 거야.”
이 말들 속엔 내가 만든 벽이 숨어 있다.
그 벽을 하나씩 무너뜨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나는 어릴 적 무엇을 좋아했는가.
무엇을 꿈꿨는가.
지금은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그 꿈을 다시 꺼내 보고, 그 상상을 다시 해보자.
그 순간, 우리가 잊고 지냈던
예술가와 음악가, 철학자가 다시 깨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