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억지로 읽지 않게 된 건 아마, 책이 ‘해야 할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이 된 순간부터였을 거예요.
블로그에 글을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글감이 필요했고, 더 좋은 글을 쓰고 싶다 보니 좋은 글을 찾아 읽게 되었고요. 그렇게 책을 읽는 일은, 어느새 내 삶과 맞닿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날은 설거지를 하며 오디오북을 듣고, 어떤 날은 지하철 한 켠에 기대어 책을 폅니다. 누군가는 핸드폰을 보며 웃고 있지만, 나는 책장을 넘깁니다.
처음엔 어색했죠. ‘혹시 나를 이상하게 보지는 않을까?’
그런데, 책 속 이야기가 나를 위로해줄 때, 이 세상의 소음보다 책 한 줄이 더 크게 들릴 때, 그런 시선은 중요하지 않았어요.
책을 읽다 보면, 문득 궁금해집니다.
“이건 그냥 읽고 끝낼 게 아니라, 살아봐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따라 해봤습니다.
작가가 권하는 습관도 해보고, 조언도 그대로 따라 해보았죠.
그렇게 책 속 한 줄이 내 하루에 자리 잡는 순간,
이제 그 책은 더 이상 ‘그 사람의 글’이 아니라 ‘내 이야기’가 되었어요.
유시민 작가님의 글처럼요.
“우리는 독서를 통해서 얻은 정보와 지식을, 책을 읽으면서 느낀 감정을 활용한다.”
그건 정말이었습니다.
책 한 권 읽기도 버거웠던 나였는데, 지금은 한 해에 백 권쯤은 거뜬히 읽습니다.
그게 얼마나 신기한지 몰라요.
달리기도 그랬어요.
1km도 못 뛰던 내가, 누군가의 “할 수 있다”라는 말 한 마디에 천천히 걸어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5km를 뛰었습니다.
정말이지 한 번도 쉬지 않고요.
그리고 또 다음날 10km를 도전했어요.
도마뱀처럼 본능적으로 겁부터 났죠.
“힘이 빠지면 어쩌지?”
“무리하는 거 아닐까?”
하지만 그날, 귀에 들린 노래와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잎을 보며 이 생각을 했어요.
‘지금 이 순간을 누릴 수 있다면, 무섭지 않아도 되잖아.’
그렇게 한 발, 또 한 발 내디뎠습니다.
책도 그렇고, 달리기도 그렇고, 인생도 그런 것 같아요.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삶도 달라진다는 걸 이제야, 정말로 느낍니다.
“읽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살아보는 일.”
책은 결국, 그렇게 나를 바꾸고 있었던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