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즈텍의 신전 템플로 마요르
메트로폴리탄 대성당은 멕시코시티의 소칼로광장에 위치한 대성당이다. 코르테스가 멕시코를 정복한 기념으로 건설을 시작한 이 성당은 내가 오늘 목적지인 템플로마요르(아즈텍 신전)을 파괴하고 그 돌을 가져와 지은 성당이다. 위치 역시 아즈텍신전을 부수고 그 자리에 지었다. 쿠스코대성당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번 여행의 목적 자체가 잉카와 아즈텍 문명이다. 그래서 이 대성당 자체도 역사지만 하나의 문명을 부수고 지어진 성당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시간은 가지지 않았다.
스윽 둘러보고 나오려고 했는데, 이 성당 안에는 종교재판에서 처형을 선고받은 사람들을 데려와 이 곳에서 용서를 빌게 했다는 '용서의 제단' 이 눈에 띄였다. 중앙정면에 화려하게 만들어진 용서의 제단은 처참하게 파괴한 아즈텍신전 위에 지은 성당이라는 측면에서 더욱 역설적이다.
바로 옆 한참 복원중인 템플로마요르로 들어간다.
오전 중 잠시 들린다고 생각한 이 곳이 너무나 거대하고 볼거리가 많은 유적이었다. 책자에 봤을 때는 대부분의 유물은 인류학박물관에 있고 몇개만 남겨두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파괴되고 남아있는 유적지만 하더라도 워낙 넓은데다 어마어마한 전시가 있는 박물관도 있었던 것이다.
일단 템플로마요르는 아즈텍제국의 수도 테노치티틀란 중심에 있는 신전이다. 피라미드의 꼭대기에는 전쟁의 신 위칠로포칠리와 비와 농사의 신인 트랄로크(Tlaloc)의 신전 2개가 동시에 지어져 있다 1325년에 처음으로 신전이 지어진 이후, 6번이나 계속 확장, 개축되었다. 하지만 나중에 스페인인들이 침략해 들어오면서 1521년에 성당을 짓기 위해 헐려나갔다.
재미있었던 것은 코욜하우키여신상이다.
아즈텍신화에 따르면 대지의 여신 코아틀리쿠에는 사냥의 신 믹스코아틀과 결혼하여 딸 코올사유키와 아들 400명을 두었다. 어느날 코아틀리쿠에가 신전을 청소하다가 깃털 하나를 주워 품에 넣었는데 임신을 하게 된다. 이를 부끄럽게 생각한 딸 코올사유키는 아들 400명과 함께 어머니를 죽이려 한다. 그러나 코아들리쿠에의 뱃 속에서 무장한 우이칠로포츠틀리가 태어나 코올사유키의 목을 베고 아래로 집어던진다. 또한 아들 400명도 모조리 죽인다.
8톤의 거대한 석판 코올사유키의 상이 발굴된 곳이 우이칠로포츠틀리 신전 아래 쪽이다.
코올사유키는 머리와 팔다리가 모두 잘린 채 아래로 던져져 있다. 실제 이 곳에서는 인신공양이 일어나는데 이 아즈텍신화를 재현하여 제물이 된 사람을 죽여 아래도 던졌다고 한다. 우이칠리포츠틀리 신전의 제물이 된 사람이 아래로 던져진 위치가 코올사유키 석판이 발견된 자리이다.
코울사유키와 코욜사우키와 400명의 형제들은 아즈텍이 격파한 이민족을 상징한다.
코욜사우키의 죽음을 슬퍼한 어머니 코아틀리쿠에 때문에 우이칠로포치틀리는 코욜사유키를 달로, 아들 400명은 별로 만들었다. 코욜사유키는 달의 신이 되었는데 매일 밤마다 별이 된 400명의 형제들과 함께 태양을 상징하는 남동생인 우이칠로포치틀리와 싸운다.
아즈텍제국이 인신공양을 벌인 이유가 바로 이것인데,밤마다 별들을 격퇴하는 태양신 우이칠로포치틀리에게 영양분을 공급해야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코욜사유키의 석판은 원래 왼쪽 사진처럼 채색이 되어 있었으나 지금은 색깔이 사라지고 없다. 전체 면의 붉은 색깔은 코욜사유키의 분해된 몸에서 흘린 피처럼 보인다.
템플마요르에서 볼 수 있는 많은 유물 중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테파틀(tecpatl)이다. 테파틀은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얼핏 보면 귀여워보이는 이 것은 사실 제물로 쓰인 사람의 배를 갈라 심장을 끄집어 내는 도구이다. 흑요석이 주재료인 테파틀은 유리칼처럼 날카롭다. 눈과 이빨로 장식하여 익살스럽게도 보이나 그 시선과 이빨을 바라보는 희생자의 눈에는 어떻게 보였고, 그 마음이 어떠했을까? 너무나 두렵고 끔찍한 모습이었을 것이다. 이 테파틀에 죽음을 당하고 코올사유키처럼 제단 아래로 던져졌을 그 희생자들에 안타까운 마음과 지배자들의 광기가 함께 뒤섞여 마음이 복잡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