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스코대성당과 블랑코전망대
쿠스코는 해발 3360m에 건설된 잉카제국의 수도이다. 잉카제국의 지배자 파차쿠텍이 건설한 도시이다. 잉카인들은 하늘은 독수리, 땅은 퓨마, 땅 속은 뱀이 지배한다고 믿었는데, 쿠스코는 퓨마의 모습을 따랐다고 한다. 퓨마의 머리 부분은 종교의 중심으로 필요시 요새로 사용했던 삭사이와만, 퓨마의 꼬리는 인공수로가 끝나고 두 강이 만나는 지점인 푸마추판이다. 태양 신전 코리칸차는 퓨마의 허리, 제사를 지내던 무언카파타 대광장은 퓨마의 심장 위치다.
그 전날 쿠스코로 오면서 가장 걱정했던 것은 고산병이다. 쿠스코가 워낙 지대가 높아 고생을 많이 한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도착하자마자 점프를 해봤더니 가슴이 답답했다.
그 전날 도착한터라 새벽 일찍 일정이 시작되기전 숙소를 빠져나왔다. 어느 도시에 가던지 새벽에 뛰는 습관이 있긴 때문이다. 지도를 확인하고 어제 잠깐 본 아르마스 광장의 대성당, 코리칸차, 12각돌, 고대 거리를 살펴보고, 쿠스코의 산길을 올라 삭사와이만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중간중간 뛰어봤는데 심장이 답답함을 느껴서 뛸 수가 없었다. 그 다음날 마추픽추를 가며 가이드와 대화를 나누다보니 여기 온지 10년이 넘었음에도 뛸 수는 없단다. 또, 낮은 곳인 리마에 다녀오면 고산병 증세가 어느 정도 시간 있다가 사라진단다. 마추픽추를 다녀오는 시간을 합쳐서 6일 정도 머무니 마지막 날엔 어느정도 뛸 수 있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내려왔다.
아침 6시에 쿠스코대성당에서 미사가 있어 들어갔다. 쿠스코 대성당은 잉카의 위리코차 신전이 세웠졌던 자리를 스페인 침략자들이 부수고 지은 것이다. 대성당에는 원주민을 닮은 검은 예수상이 유명하다. 1650년 쿠스코에 큰 지진이 있었을 때 성모 마리아와 산티아고에게 기도해도 지진은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이때 잉카의 후예가 검은 얼굴의 예수상을 만들어 기도하니 지진이 멈췄다고한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이 검은 얼굴의 예수를 숭배하기 시작했다고 한다.검은 얼굴의 예수는 안짱다리에 인디언의 고유 의상인 치마를 입고 있다.
이 대성당에 가장 유명한 그림은 ‘최후의 만찬’이다. 빵과 포도주 대신 잉카원주민의 전통요리인 쿠이(기니피그요리)와 치차가 요리로 나와있으며 예수를 배신한 유다의 얼굴 대신 피사로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그 다음날 저녁 블랑코 전망대로 향한다. 삭사이와만은 접근성이 좋지 않고 따로 입장료가 비싸다. 크리스토블랑코전망대를 향한 우린 엄청난 계단을 만났다. 아직 고산지대에 완전히 적응이 되지 않았기때문에 앉았다일어나도 숨이 찬데 계단을 오르고 올라야 하니 모두 힘들어했다.
하지만, 오르는 순간 보이는 풍경은 너무 멋졌다.
이곳은 많은 사람들이 오는 관광지가 되어있고, 예수상 앞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쿠스코가 한 눈에 들어오는 이곳은 가슴 아픈 장소이며 역설이다. 카톨릭으로 개종하기를 거부한 잉카인들을 처형한 곳이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잘 보이는 높은 곳에서 잉카인들에게 두려움을 주기 위해 이루어진 처형. 카톨릭교회에서는 나중에 이를 반성하기 위해 예수상을 이곳에 세웠다로 한다. 카톨릭을 거부해서 죽은 이들에게 반성의 의미로 예수상을 세우다니, 얼마나 오만하고 폭력적인가?
잉카의 신전을 부수고 지은 대성당, 그리고 그곳에 놓인 검은 얼굴의 예수.
카톨릭 개종을 거부한 잉카인을 처형한 자리에 세운 예수상.
이 두 예수를 보며 많은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