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의 중반을 훌쩍 넘겨 이제 다가오는 밤을 떠나 보내고 나면, 설레는 금요일입니다. 다들 건강한 여름 보내고 계신지요.
오늘은 자신 없음에 대해 말해보려 합니다. 사람을 지치게 하는 더위가 맹위를 떨쳐서일까요. 요즘 자주 자신이 없어집니다. 출판사의 첫 책이 나온 게 만 1년이 되었고, 이제는 출판에 대해 조금은 아는 것도 같은데 그래도 문득 되돌아보면 자신이 없습니다. 괜히 기운 빠지는 소리를 하게 될 것 같아 벌써부터 미안해지네요. 이미 기운 빠지셨다면 죄송합니다. 이 글을 마지막까지 봐달라고도 말 못하겠습니다. 끝에 가서 없던 자신이 갑자기 생길 것 같진 않거든요.
오늘 우연찮게 한 출판 영업자와 서점 MD가 대화를 나누는 걸 들었습니다. 대화 중엔 ‘정말 좋은 책’, ‘인생 책’이라는 말이 여러 번 나왔습니다. 그런 얘기를 듣고 있으니 문득 그 영업자의 자신감이 부러웠습니다. 다른 1인 출판사 대표님들은 어떨지 모르겠어요. 출판 프로세스를 간단히 기획 - 원고 창작 - 편집, 디자인 - 제작 - 마케팅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요. 기획 단계에서 전 자신감에 충만해 있습니다. ‘그래, 이거야!’ 하지만 프로세스가 진행될수록, 그리고 마케팅 단계에 다다르면 느낌표는 물음표로 변합니다. ‘이거…인가?’
같은 책이라 하더라도 독자들마다 의견이 제각각 다르죠. 출판사를 창업하기 전, 독자일 때만 해도 그런 다름이 제겐 즐거움이었습니다. 처음엔 큰 감흥을 느끼지 못했던 책이었는데 다른 분들의 서평을 보면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 적도 있고요. 그저 즐겁게 읽은 책이었는데 예상 외의 날카로운 비평을 만나 깜짝 놀라기도 했고요. 하지만 출판을 하고부터는 그 다름이 조금 두렵습니다. 열이면 열 모두 빛소굴의 책에 대해 ‘좋아’라고 할 순 없겠지만, 여덟 정도는 ‘괜찮은걸’ 하고 말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들어요. 그게 욕심이란 걸 알면서도 그래요. 괜히 나쁜 평가를 보면 마음이 쓰리고요, 자신감이 푹 꺼져버려요.
그래서 저도 가끔은 제 책들이 딱하답니다. 대표란 사람이 어디 가서 제 자식 잘났다 홍보는 못할 망정 쭈구리처럼 풀이 죽어 있으니 말이에요. 가끔 책장에 꽂힌 출판사의 책을 꺼내 보면, 처음 원고를 보았을 때의 감동을 느낍니다. 한 사람의 말이라도, 하나의 책이라도 귀 기울여 들어준다면 세상에 나쁜 책은 없다고 생각해요.(어디서 많이 듣던…) 물론 진실하다는 전제가 붙어야겠지만요. 출판인은 그런 책의 조용한 외침을 많은 이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겠죠. 그걸 잘 알면서도 ‘내가 과연 그렇게 큰소리로 외칠 수 있을까’ 걱정이 돼요. 참, 답답한 사람이에요.
제겐 화려한 영업 인맥도, 현란한 세일즈 스킬도 없는데요. 그래도 책이라 조금은 다행이에요. 들릴 듯 말 듯한 책의 속삭임에도 귀 기울여주는 사람들이 항상 있으니까요. 전 화전을 부치는 심정으로 책을 만들고 싶어요. 꽃의 향과 멋을 간직한 화전처럼, 고유의 맛과 멋을 담뿍 담은 책을 내고 싶습니다. 자신감은 조금 없지만, 그래도 발길 드문 산골짜기를 찾아와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책이 그리할 수 있다는 것을 믿고 가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