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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웅 Jul 14. 2020

당신이 재미없는 이유

#1. 노잼(No JAM)은 빵에도 못 바른다


'심심하다, 재미있는 거 없냐'


'야, 재밌는 이야기 좀 해봐~'


'아.. 노잼'




당신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오고 갔을 대화들이다.

노잼 (No JAM)

: 재미가 없다


노잼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인터넷에 노잼인 사람들의 특징을 쳐보면 '진지함, 말이 너무 길다, 유행을 모름, 혼자만 재밌음, 자기 할 말만 함, 반대로 또 자기 얘기 안 함, 끝난 대화 다시 시작함, 리액션 없음' 등등.. 여러 특징들이 있다. 이런저런 특징들을 내가 나름대로 정리해서 내린 노잼을 좌우(decide)하는 최상위 카테고리는 "소통"이다.

노잼인 사람의 특징


다소 철학적인(?) 내 결론이 틀렸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는 죽어도 소통이 최고의 재미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물론 누구나 이런 말을 할 수 있겠지) 그럼 천성(nature)이 재미없는 사람들은 소통을 못하는 거냐고? 그건 또 아니다.




유잼의 역(inverted) 피라미드 구조


위에서 말했듯 재미를 좌우하는 최상위 카테고리가 소통일 뿐, 노잼 인간이 무조건 소통을 못하는건 아니다. 다만, 천성이 노잼이면 어쩔 수 없다. 괜히 천성(nature)이겠는가? 근데 뭐 바꿀 수 없으면, 왜 내가 노잼인지 알긴 알아야 포기하든가 할 것 아닌가.



내가 생각하는 재미의 기초는 소통하기(communicate)다. 그리고 반응하기(react), 그 후엔 나의(my)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1,2,3 단계로 나눈 이유는 내가 어디에 해당하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당신이 재미없는 첫 번째 원인은, 소통에 있다.


소통이 중요한 화두(topic)로 떠오를 때가 있다. 늘 그렇듯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거나, 변화가 일어났을 때는 사람들을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들 한다


KBS2 '개그콘서트' 촬영 스튜디오

아쉽고 아쉽지만, 하나의 예를 들겠다. 2020년 6월 26일 KBS2의 개그콘서트가 종영했다. 무려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주던 프로그램이었다. 스티비 원더의 'Part Time Lover' 노래는 월요일 우울증의 알람이었다. 그만큼 당신의 주말을 재밌게 해줬던 프로그램이었다. 그토록 재미있었던 프로그램이 종영하게 되었다. 몇몇은 레전드 프로의 사라짐에 아쉬워했지만, 대부분 아쉬워하지 않았다. 왜냐면 2020년 6월 26일엔 더 이상 재밌지 않았으니까.. 개그콘서트의 종영은 소통 없는 재미가 무너지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유튜브와 온라인 방송이 판치는 시대에 소통이 단절된 재미는 더 이상 재미가 아니었다.


현실 용어로 '코드(code)가 맞다'는 게 소통이 된다는 말이다. 코드가 맞는 건 하나로 막힘없이 통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이혼 사유 1위(50%)가 '성격차이'이다. 코드가 안 맞아서 사람들은 헤어진다. 즉, 재미가 없어서 헤어지는 것이고, 코드가 맞으면 기본적으로 재미는 깔린 것이다.


먼저, 알아야 한다. 난 재미있는 사람인가? 재미없는 사람인가?


내가 재미없는 사람이라고 해서 소통이 부족하다며 자책할 필요는 없다. 당신은 당신의 생각보다 재밌는 사람이다. 10명 중 노잼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기껏해야 7~8명 일터이고, 만약 100% 확률로 10명 모두가 당신이 노잼이라고 한다면 이제부터 소통하고 리액션하고, 내 이야기를 하면 된다.



대화만 듣고 있어도 설레는 영화, <비포 선라이즈>
1. 재미는 말을 잘 들어주는 것부터 시작

한국사람들은 표현에 매우 서툴다. 그래서 상대방이 마음의 준비를 하고 던지는 말을  들어주는 것이  힘이 된다. 사람들은  힘으로  마음을 열고, 대화하기 시작한다.  마디가  풀리면  마디  마디 말이 오간다. 그중에  번은 피식하지 않을까. <비포 선라이즈> 경청이 낯선 사람과도 재밌는 사랑 얘기를 만들어 줄 수 있다는  보여준다.



톰 행크스와 윌슨, 영화 <캐스트 어웨이>
2. 가벼운 생각을 먼저 던지자, No 진지(serious)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서 무인도에 고립된 톰 행크스는 배구공 윌슨을 마주한다. 윌슨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지만, 톰 행크스는 윌슨과 나 홀로 대화를 주고받는다. 윌슨의 생각이 전달되었을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배구공과 말하는 것보다는 나아야 재미가 생기지 않을까. 상대방의 말을 들었으면, 나도 어떤 생각인지 가볍게 상대방에게 전달해야 한다. 아니면 상대방이 무인도에 갇힌 사람처럼 미쳐버릴 수도 있다. 아, 포인트는 내가 생각하는 진지함에서 30%만 더는(lessen) 것이다.



3.  제발 분위기 파악 좀..쫌

어느 정도의 시간 동안 오는 말이 곱고 가는 말이 고왔으면, 분위기를 파악하자. 주고받는 소재가 지금 분위기에 적절한지 파악은 해야 노잼을 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꼭 밥 먹는데 그런 얘기 해야 돼!"의 반응이 나오는 말들은 평상시에는 몰라도, 밥 먹을 때는 더 이상 재미가 아니다. 확실히 말하지만 아예 재미가 아니다.




위에서 간단히 언급했지만, 확실히 해두자. 지금까지 말해온 재미는 내가 정의할 수 없다. 왜냐면 누군가에겐 생전 처음 만난 소개팅 상대와 어색한 미소를 주고받은 것이 재미일 수도 있고, 누군가는 팀장과 상사 간 언쟁이 오고 가는 회의 자리에서 구경하는 재미를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재미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함부로 정의할 수 없다.





소통이 되었다면 다음은 무엇을 해야 할까?

활달한 리액트(react)다.




[=끝]

참고로 나는 노잼 인간이다.

그래서 당당히 이 글을 쓸 수 있는 것이다.

유잼 인간들은 모르는 노잼 인간의 고충과 고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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