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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웅 Jul 06. 2020

<매트릭스>, 가짜에 머무는 행복

거짓 속 행복 vs 진짜 속 고통.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요?

2.  번째 느낌은  워쇼스키스의 SF 영화 <매트리스>입니다.  영화는 1999년에 개봉했지만, 언제 보더라도 미래지향적 영화입니다. 스타일리시한 액션과 충격적인 소재로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죠.  충격 속에서 저는 무엇을 보았는지 함께 나눠보고 싶습니다.


※ 영화의 일부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AI가 지배하는 가상세계, 가상현실 속에서 현실을 모른 채 살아가는 인간들이 보입니다. 가상세계 밖으로 나와 현실에 사는 모피어스는 동료들과 AI에 맞서싸웁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컴퓨터로부터 인류를 구원할 '그'라는 존재. 모피어스는 매트릭스를 통제하는 요원들로부터 '그'인 네오를 찾아내고, 네오와 함께 AI에 맞서 싸우기 시작합니다.

출저:네이버영화
<매트릭스>는 슬로우 모션으로 sf 액션 영화에 한 획을 그었다. 영화 속에 철학적인 이야기도 펼쳐있지만, 이 영화가 유명해진 건 결국 액션 때문이지 않았을까


네오가 현실이 아닌, 매트릭스를 선택했다면?


모피어스는 네오에게 빨간약과 파란약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합니다. 가상세계인 매트릭스에 머무르게 되는 파란약, 진짜 현실을 만나게 되는 빨간약. 네오는 빨간약을 고르고, 기계에게 지배당하는 인간의 처참한 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럼 왜 네오는 빨간약을 선택했을까요? 영화라서? 물론 그렇죠..파란약을 선택했다면 네오의 이야기는 끝이 났을 테죠. 음, 근데  한편으로는 파란약을 고르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 텐데요..?


출처: Warner Bros.


알기 전의 선택과, 알고 난 후의 선택은 다르다.

우리에게도 진실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하는 선택들이 많습니다. 근데, 때로는 진실을 아는 것이 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판도라의 상자(Pandora's box)를 열었다"라고 하죠. 물론 무작정 진실을 피하는 것은 옳지 않겠죠. 근데, 잘 생각해보면 네오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진실에 눈을 감고, 현실의 행복에 머물 수 있었습니다. 근데도 그는 빨간약을 골랐습니다.


일단 빨간약을 골랐을 때는, 진실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자신이 '그'라는 걸 알게 된 후엔 호기심이 확신과 책임으로 바뀌었을 테죠. 네오는 매트릭스의 삶으로 돌아갈 기회가 있었음에도 돌아가지 않습니다. 끔찍한 진실을 알고 나서도 자신의 선택을 밀고 나가는 거죠.


여기서 포인트는 진실을 알기 전의 선택과 알고 난 후의 선택에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매트릭스>는 신념을 그대로 밀고 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보여주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진짜를 알고 난 후의 책임감을 말하는 영화죠. (매트릭스 2,3편에는 이 부분은 더 강해집니다)


책임질 수 있다면, 무지(無知)에서 오는 행복도 나쁘지는 않다


결과론적이지만, 네오는 내가 '그' 라는 걸 알게 되기까지 고통의 시간을 감내합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그 고통의 시간을 겪지 않으면 진짜 나를 모르고 사는 것이긴 하죠. 많은 사람들은 말합니다. 고생 끝에 낙(樂)이 온다고. 하지만, 세상은 나의 고통의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기도 합니다.


매트릭스에서 네오는 프로그래머로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작고 어두운 방에서 100% 행복하지 않았을 테지만, 파란약을 먹었다면 그는 매트릭스 속에서 성공한 프로그래머가 되어 행복한 삶을 살다가 사라졌을 수도 있겠네요.

출처:네이버영화

우리의 삶이 매트릭스(Matrix)라고 '가정'해 봅시다. 당신은 빨간약을 먹고 매트릭스에서 탈출합니다. 두둥! 해리포터처럼 재밌는 마법사 세상이 펼쳐질 수도 있겠지만, 네오처럼 캄캄한 어둠이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 선택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해리포터가 되든, 네오가 되어 기계와 맞서 싸우 든, 결국 변화를 택한 자신을 원망해봤자 소용없습니다. 주인공 네오는 자신이 '그'이든 아니든 기계와 끝까지 싸웁니다. 선택에 책임을 지겠다는 거죠.


인생에는 변화가 필요합니다. 다만, 지금의 순간이 충분히 행복하다면 그냥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매트릭스>속에서 제가 본건 선택한 후의 내 모습입니다. 선택에 책임을 질 수 있다면, 매트릭스도 상관없습니다. 행복할 수만 있다면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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