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6 (12m 4d)
나는 돌끝맘이다. 이제 좀 육아가 익숙해져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돌잔치 여파로 아직 콧물과 기침이 낫지 않아 몸이 무겁지만 그래도 모든 개 순조로운 편이다.
요즘의 내 일상은 이렇다.
아침 6시 즈음에 (강제로) 일어나 양갱이와 쭉쭉이 모닝인사 나누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첫 오줌을 눌만한 시간이 지나면 그제야 밤새 찬 기저귀를 벗기고 내복바지만 입힌다. 타이밍 못 맞춰 바닥에 오줌 싸면 바지 갈아입히고 치운다.
6시 반쯤에 분유 200을 먹인다. 부엌 바닥에 앉아 안고 먹인다. 스스로 젖병 들고 먹긴 하는데, 배 좀 차면 내 무릎 위에서 구르고 몸을 활처럼 휘어가며 먹어대서 그냥 내가 먹여버린다. 모닝 요가가 따로 없다.
겨울이라 아직은 7시까지도 어둑한 새벽이다. 부엌 불만 켠 채, 이유식과 아침식사를 동시에 준비한다. 이유식은 거의 매일 만들어 먹이고 있다. 삼시세끼 같은 이유식만 먹이지 않기 위해 시작했는데, 다진 채소와 고기를 넣고 끓이기만 하니 30분이면 후딱이다. 8시쯤 일어나는 남편이 아침 식사를 마무리해서 다 같이 식사한다.
일주일에 두어 번씩 어린이집에 보내는데, 그런 날엔 8시 55분에 후다닥 나가서 등원시킨다. 어린이집이 아파트단지 안에 있어서 5분 거리다. 아니면, 셋이서 외출을 자주 하는 편이다. 주로 마트나 백화점이다. 혹은 남편에게 양갱이 맡기고 무인카페에 가 나만의 시간을 가진다. 오전은 옵션이 많아서 좋다.
11시 반에 이유식 먹이면 12시 넘어서부터 짧게는 1시간 반, 길게는 3시간 낮잠 잔다. 어린이집 가는 날에는 12시에 데리러 간다. 점심을 먹고 오기 때문에 오자마자 재우면 된다. 낮잠 타이밍 때문에 어린이집은 오전만 보내고 있다. 어린이집 낮잠 시간은 1시인 데다 집에서 푹 자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나름 시간이 잘 간다. 문제는 그다음부터다. 이제부터 오롯이 나 혼자 양갱이를 봐야 하는데 요즘은 추워 정자에 나가 있지도 못하고 집에 내내 있어야 한다. 우선 엄마, 아빠와 영상통화하고 남편과 안부 전화 나누면서 시간을 보낸 뒤, 뉴스 틀어놓고 양갱이랑 논다. 뉴스라도 틀어놔야 집중할 데가 생겨 시간이 잘 간다. 그래도 돌끝맘답게 아기와 노는 스킬이 좋아졌다. 음악에 맞춰 양갱이 안고 춤도 추고, 같이 기어 다니면서 술래잡기도 하고, 양갱이 노는 거 따라 하면서 까르르 웃는다.
간간히 집안일하다 보면 5시 반에 양갱이 저녁 이유식 먹이면서 전화 영어하고 마지막 분유 먹이고 재운다. 대체로 7시 반에서 8시 사이지만, 타이밍 안 맞아 낮잠을 늦게까지 자버리면 9시에 재우기도 한다. 오늘은 낮잠을 12시부터 2시까지 자서 7시에 밤잠 들어갔다. 이러면 최고다.
돌이 오면서 몇 가지 육아에 변화를 줬다. 대체로 실패로 끝나고 있다.
1. 젖병 떼기 시도와 실패
돌 되면 바로 젖병 떼고 물컵으로 먹이라길래 그렇게 했더니 하루 종일 분유 10ml 먹었다. 이건 아니다 싶어서 천천히 떼기로 하고 다시 젖병에 분유 담아 줬다. 물은 컵으로도 잘 마시길래 쉽게 젖병 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아까운 분유만 버렸다.
2. 우유 시작
오늘 처음으로 우유를 먹여 봤다. 킨더밀쉬라는 아기들 먹는 우유가 있지만, 나는 그냥 마트에서 산 서울우유로 먹였다. 영양적으로 차이 없고 다만 킨더밀쉬가 달아서 아기가 더 잘 먹는다고 한다. 일반우유로 실패하면 킨더밀쉬로 넘어갈 생각이었다. 젖병이 아닌 컵을 사용했다. 분유를 줄이고 우유를 늘리면서 천천히 젖병을 졸업할 생각이다. 처음에는 손으로 밀치더니 숟가락을 몇 모금 맛보고 나선 30ml 후딱 먹었다. 거의 흘리지도 않았고 잘 받아먹었다. 다행이다. 계속 이렇게만 해주길.
3. 밥, 반찬 따로 주기
평소 식당 가면 간식처럼 밥알을 줬었는데 맛나게 받아먹었다. 그래서 이제 죽에 밥을 넣지 않고 밥과 죽재료 끓인 것을 따로 주고 있다. 즉, 밥과 반찬의 형태이다. 밥도 진밥이 아닌 어른밥 수준으로 고슬고슬한 밥이다. 너무 찰기나 물기가 없으면 뱉어내긴 한다. 맛없다고 뱉기도 한다. 죽으로 재료가 한제 어우러지지 않으면 어떤 반찬은 맛이 없기도 하다. 뭐든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편이라 양갱이가 뱉으면 뱉을만하다고 생각한다.
4. 기저귀 떼기 포기
포기다. 나중에 다시 시도할 예정이다. 바닥 닦고 애 닦고 바지 입히는 와중에 변기까지 가져와서 여기에 싸라고 교육하는 것은 너무 혹독했다. 그렇다고 일회용 기저귀는 쓰기 싫고 천기저귀 갈아입히는 것은 너무 힘들다. 그래서 내복바지만 입힌다. 배변교육 없이 바지만 갈아입히니 한결 낫다. 마음이 편하다.
지금 내가 바라는 것은 딱 하나. 제발 돌치레나 돌발진 같은 거 없이 그냥 지나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