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국립박물관

2026.3.20 (14m 26d)

by 슈앙

대구 친정에 온 후로 거의 매일 대구국립박물관에 가고 있다. 차로 3분도 안 되는 거리이고 걸어서도 20분 정도 거리다. 박물관이니 기저귀 갈이대나 수유실이 있겠지 싶어 갔지 딱히 기대하진 않았다. 유모차보다 걷는 걸 좋아하는 시기라 박물관 밖에서만 놀아도 충분하다 생각했다.


그런데 내부 시설이 너무 좋다. 딱 영유아기 아이들이 놀기 좋게 만들어놨다. 꽃이 흐드러지게 날아다니는 영상 갤러리부터 온돌로 따듯한 바닥에서 앉아 놀기 좋은 꿈마루 놀이터, 다양한 동물을 그려낸 디지털 아트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은 어린이 박물관이었다. 폭신한 매트리스에 화려한 영상물이 비치는 미끄럼틀에 나와 양갱이는 엄청 신나게 놀았다.


디지털 아트
어린이박물관 미끄럼틀


다가 방문객이 없어 박물관 전체를 대관하듯이 돌아다녔다. 간혹 한두 명이 더 있긴 했지만, 대부분 박물관 직원들과 우리 일행뿐이었다.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좋아하는 양갱이라 좀 아쉽긴 했지만, 일주일 내내 박물관 전체를 탐색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옷 갈아입힐 새없이 지쳐 잠들어버림


같이 간 엄마는 드디어 세금 낸 보람을 느낀다며 만족해하셨다. 우리가 낸 세금으로 운영하는데 한적한 박물관에 수많은 직원들이 일없이 하루 종일 앉아있는 모습을 보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었다고 한다. 내가 봐도 크지 않은 규모에 비해 직원은 과하게 많다고 느꼈다. 직원들이랑 한두 마디 해보니 오전 시간엔 거의 어린이집 아이들로 항상 북적인다고 한다. 지금은 3월이라 새 학기 적응기간이라서 그런지 방문하는 아이들이 없는 시기인 듯하다. 어쨌든 내가 간 일주일 동안 아이라곤 2명밖에 못 봤다.


대구국립박물관 설립한 이래로 가 본 게 손가락에 꼽는다. 남은 일주일뿐 아니라 앞으로도 친정 올 때마다 여기는 꾸준히 애용할 거 같다. 이제 양갱이가 뛰어다니고 점점 말귀도 알아듣게 되면 이렇게 국가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기관에 다녀야겠다. 세금 낸 보람 느끼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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