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의 기원을 찾아서
1997년 미국. 일본의 대표적인 화장품 회사 KAO에서 코팩을 출시합니다. 이 제품이 최초의 블랙헤드용 코팩인 biore pore perfect입니다. 지금은 상당히 익숙하고 당연하게 느껴지지만 당시만해도 코에만 시트팩을 붙여 블랙헤드를 관리한다는 발상은 매우 신선했습니다.
1997년 여름에 판매를 시작한 이래로 불과 6개월만에 55백만불의 매출을 기록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됩니다. 당시 기사에 따르면 다마고치나 일본애니메이션으로 대표되던 일본 이미지가 이제는 일본 하면 코팩을 떠올릴 정도였으며 제품이 입고되어 진열되기도 전에 다 팔려나갈 정도였다고 합니다.
비오레의 대박으로 유니레버와 같은 경쟁사들도 바로 코팩 시장에 뛰어들게 됩니다.
1997년 10월 유니레버의 브랜드 폰즈에서도 비슷한 제품을 내놓게 됩니다.
코팩의 선풍적인 인기는 성공적인 마케팅 케이스로 자주 언급되기도 합니다. 다른 화장품들과 달리 블랙헤드 제거용 제품은 광고에 매우 적합합니다.
가령 수분크림의 경우 사용 전후의 변화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에 반해 코팩은 사용 전후의 변화를 즉각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시각적 자극을 위주로 한 광고 시장에서 매우 적합도가 높은 아이템입니다.
보통 코팩 광고는 더러운 피지를 보여줌으로써 역겨움을 유발하고 동시에 사용후의 안도감이라는 강력한 감정을 유발하여 구매를 촉진하게 됩니다. 이러한 코팩의 마케팅 전략은 더러움 주의보. 피르가즘 등 다양하게 변주되며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국내에 코팩이 소개된 시점은 언제부터일까요?
국내 기사 아카이브를 검색해봤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코팩의 선두주자는 동양화장품이라고 합니다. 과일나라라는 브랜드로 인기를 끌었던 동양화장품은 1996년 11월 코팩 신제품을 개발해서 마찬가지로 대히트를 하게 됩니다. 7개월 동안 무려 90만개가 판매되었으며 연매출 120억으로 코팩만으로 달성하게 됩니다.
하지만 과일나라의 코팩은 비오레의 시트형 코팩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비오레 시트형 코팩은 접착 성분으로 피지를 직접 뽑아내는 방식이었다면 과일나라프라임 클린코팩은 8가지 과일에서 추출산 AHA 성분과 우엉에서 추출한 버독 성분으로 코 부위의 각질과 피지조절 목적으로 한 제품이었습니다. 어쨋든 과일나라의 코팩으로 인해 코를 다른 부위와 달리 별도로 관리해야한다는 인식이 처음으로 국내에 생겨났다고 볼수 있습니다.
동양화장품의 대박으로 경쟁사들도 연이어 코팩을 출시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제품이 나드리 리노스 시트팩, 태평양 레쎄 깔끔코팩 등입니다. 이 제품들은 테이프형 시트팩이라고 소개가 된 것을 보면 비오레와 유사하게 피지를 뽑아내는 형태의 제품들이 이 시점부터 국내에 소개가 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20년전이다보니 제품들의 전성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찾지 못했지만 대략적으로 코팩의 역사는 96년에 일본의 카오가 일본내 출시를 하고 97년 여름에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이와 비슷한 시기에 국내에서도 코팩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렇게 정리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료들을 찾아보니 한국의 트렌드가 글로벌 수준에서도 전혀 뒤쳐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코팩은 지속적으로 소위 잘 팔리는 아이템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코팩의 성분은 자극은 좀 더 줄이고 피지는 좀 더 잘 빠져나올수 있게 점차 진화되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접착력을 가진 성분을 이용해서 피지를 뽑아낸다는 컨셉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코팩은 시각적인 만족감이 큰 제품입니다. 피지가 뽑혀나올때의 일종의 쾌감을 피르가름이라고 부를 정도이니까요. 하지만 보여지는 것만큼 블랙헤드 피지 관리에 효과적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코팩의 부작용과 대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
영상으로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wJvTmA6Dl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