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마이드 효능
지난 주부터 아토피 피부염을 중심으로 피부장벽과 피부컨디셔닝에 대한 이야기를 해왔는데요.
글을 처음부터 읽어오신 분들이라면 이 내용들이 모두 서로 연계되어 있음을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간략하게 이야기하자면
피부가 맡은바 기능을 스스로 잘 하기 위한 제반 여건들이 존재하는데 매우 다양한 요소들이 서로를 조율해가면서 컨디셔닝 되어 있다는 것이구요.
때문에 피부질환의 치료에서는 피부 자체의 컨디셔닝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가 핵심이 되고 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중재 옵션들을 선택적으로 활용해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그깟 피부.
혈이 가는곳에 기가 따른다고
피부 말초의 혈류 개선만 해주면 알아서 기능한다 정도로 가볍게 퉁치고 넘어가도 되는 내용일수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피부장벽기능이 어떤 과정을 통해 구성되는지를 조금 더 디테일하게 들여다봄으로써
피부 질환 치료에 대한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이번 글에서는 피부장벽 이야기를 lipid와 관련해서 조금 더 해보겠습니다.
피부를 점차 확대한 모습입니다.
아시다시피 피부는 표피, 진피로 구성되고 다시 표피는 아래로부터 기저층, 유극층, 과립층, 각질층으로 구분합니다.
아래쪽에 있는 기저층으로부터 각질세포가 분화되면서 특유의 독특한 구조(brick and morta)를 이루게 되어 각질층을 만들게 된다고 이전 글에서 몇번 말씀을 드렸지요.
피부장벽기능에서 이 각질층 stratum corneum 줄여서 SC는 매우매우 중요하게 다루는 주제입니다.
SC에 대해서 여러 자료들을 찾아보시고 조금 더 자세히 공부하시면 진료에도 도움이 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무튼 SC 층을 확대해서 계속 들여다보면 각질세포와 각질세포 사이 공간을 채우고 있는 것들이 있는데요.
마치 시멘트처럼 각질세포들을 다닥다닥 벽돌벽처럼 붙여주는 역할을 하는게 지질 lipid 입니다.
SC 층에서 자주 사용되는 대표적인 지질 두가지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하나가 자유지방산 free fatty acide 줄여서 FFA이고요.
다른 하나가 스핑고지질, 그 가운데 잘 알려져있는 이름으로 세라마이드CER가 있습니다.
비싼 화장품에서 세라마이드 이야기 들어보셨을텐데요. 그게 저기서 온 이야기입니다.
다시 이야기를 조금 전환하면
피부타입을 이야기할때 흔히 건성과 지성으로 구분하게 되는데요.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건성과 지성은 반대되는 말은 아니잖아요.
건성이라는 이야기는 피부장벽이 무너져서 수분을 머금을 수 있는 세포내 NMF가 부족하고 TEWL경피수분손실이 많아 건조하고 갈라지는 등의 상황을 이야기합니다.
반면에 지성은 수분이 많은 상태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죠.
여기서 한가지 이야기를 할 게
피부에 존재하는 유분기를 크게 두가지로 구분할 줄 알아야 합니다.
내용출처: Epidermal surface lipids
피부에 존재하는 유분기는
(1) 피지샘 유래
(2) SC 유래
이 두가지로 구분됩니다. 지질의 조성도 차이를 보입니다.
SC를 구성하는 지질들은 앞서 이야기드린 데로 자유지방산, 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이구요.
피지선에서 분비된 지질들은 트리글리세라이드, 왁스에스테르, 스쿠알렌 등의 순입니다.
피지선은 본래 털이 있는 동물들에서 털을 윤택하게 하는 기능을 위해 발달하기 때문에 모공에서 분비되어 피부 표면과 털을 매끈하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여드름은 털이 많고 피지 분비량이 많은 부위 위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지요.
주로 우리가 지성 피부라고 할때는 피지 생성이 증가한 경우를 말하구요. SC layer의 지질이 많은 상태는 아닙니다.
피지분비량이 많다고 해서 강한 계면활성제를 통해 클렌징을 하게 되면 친유성의 SC lipid도 함께 썰려나가기 때문에 피부장벽이 불구가 될 수 있다는 거죠.
참고로
피지분비량은 많은 상태에서 피부장벽이 무너져 민감한 피부 형태를 코스메틱 분야에서는
수분부족형지성 줄여서 수부지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속건조 속당김 이런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피부타입에 대해서는 나중에 바우만 스킨타입 등에서 좀 더 다뤄보기로 하겠습니다.
지난 보습제 편에서
보습제를 humectant, occlusive, emolient로 구분할 수 있다고 말씀 드렸는데요.
조금 거칠긴 하지만 비유를 해보면
humectant는 NMF
occlusive는 sebum
emolient는 SC lipid
이렇게 매칭이 됩니다.
즉 피부장벽과 보습에 관여하는 여러 성분들의 생리적 효과를 모방하여 보습제가 만들어졌다고 이해하실 수 있을겁니다.
일단 SC lipid 이야기를 조금 더 이어서 해보죠.
Elias, P. M. (2014). Lipid abnormalities and lipid-based repair strategies in atopic dermatitis. Biochimica et Biophysica Acta (BBA) - Molecular and Cell Biology of Lipids, 1841(3), 323–330. doi:10.1016/j.bbalip.2013.10.001
keratinocyte의 lamellar body가 SC lipid 생성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암튼 매우 복잡한 과정을 통해 각질세포의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지질들이 적절하게 생성분비된다는 점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SC lipid에 사용되는 FFA, CER도 여러 형태가 존재하고 적절한 조성 범위내에서 적절하게 기능하고 있는 것입니다.
계속 강조하지만 특정 성분 한두가지 문제로 볼 수 없구요. 컨디셔닝 차원에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토피환자에서 그럼 이러한 지질들은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건강한 사람과 아토피환자에서의 다양한 세라마이드 subclass의 비율을 비교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라마이드의 조성 비율에서 차이가 있음이 한눈에도 보입니다.
즉, 건강한 사람과 아토피환자에서 SC lipid를 구성하는 세라마이드의 종류와 구성 비율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죠.
이러한 조성의 차이는 아마도 피부장벽의 물리적 구조의 취약성도 관련이 있을 것 같습니다.
세라마이드 뿐 아니라 다양한 양상으로 SC lipid가 아토피 환자에서 부적절하게 생성 분비됨을 알 수 있네요.
이러한 현상을 lipid abnormality라고 부릅니다. 이 키워드로 검색해보시면 관련 자료들을 좀 찾아보실 수 있을겁니다.
암튼 세라마이드.
세라마이드를 화장품 회사들에서 강조하는게 이러한 맥락입니다.
그럼 세라마이드가 들어간 화장품 쓰면 피부장벽이 회복이 될까요?
여기에 대한 연구를 찾아보진 못했는데 꼭 그렇진 않을거 같습니다.
그 이유는 세라마이드 성분의 화학적 작용이 중요한게 아니라
세라마이드를 비롯한 SC lipid들이 서로서로 나열되어있는 물리적인 구조가 SC에서 역할을 하기 때문이죠.
때문에 바깥에서 화장품이든 연고든 성분을 밀어넣는게 중요한게 아니고
피부 자체의 기능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피부장벽을 스스로 구성할 수 있도록 북돋아주는 방법을 고민하는 게 우리가 할 일이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이번 글은 요약이 잘 안되는데 그래도 억지로 요약을 해보자면...
(1) 화장품 광고에서 세라마이드 세라마이드 하는 그게 이 세라마이드고 SC lipid에서의 주요 이슈다
(2) 피부장벽을 회복하는 방법을 다각적으로 고민하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