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코덕입문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연승 Sep 26. 2019

마스카라가 원래 남자들이 쓰던 제품이라고?

마스카라는 대표적인 눈화장을 위한 제품인데요. 속눈썹을 길고  진하게 보이기 위해 속눈썹에 바르는 형태의 화장품을 말합니다.



1913년 미국의 화학자 토머스윌리엄스가 여동생의 미모를 향상시켜주기 위해 바셀린에 석탄가루를 섞어 사용하는 제품을 만든 것이 마스카라의 시초인 것으로 이야기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여동생의 이름인 메이블과 바셀린이라는 단어를 조합하여 메이블린이라는 제품 이름이 탄생했다는 이야기는 상당히 유명한 편입니다. 


하지만 마스카라의 역사는 이보다 조금 더 길다고 봐야 합니다.


19세기 유럽. 남자 오페라 배우들의 수염과 헤어의 색을 바꾸기 위한 무대화장용 제품이 있었는데요. 이 제품은 헤어 색을 바꿀 수 있도록 검정색, 갈색, 회색, 흰색 등 다양한 색소를 물에 살짝 탄 뒤 비누와 섞어 굳힌 제품이었습니다. 이러한 제품을 워터 코스메티크라고 불렀는데요. 무대용으로 사용되는 제품들을 따로 지칭해서 마스카로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합니다. 마스카라의 시초로 알려져있는 림멜의 제품도 실은 워터 코스메티크 였습니다.



당시 워터 코스메티크는 크게 두가지 형태로 존재했는데요. 하나는 스틱형 타입으로 직접 머리카락이나 수염에 바르는 형태였구요. 다른 하나는 금속으로 된 작은 직사각 통에 블록형태로 들어가 있는 제품이었습니다. 이 작은 상자에는 거울과 함께 브러쉬가 포함되어 있어 수염이나 머리카락에 칠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남성용 마스카로, 워터 코스메티크가 여성의 눈화장용으로 갑자기 유행을 해버리는데요. 여기에도 사연이 좀 있습니다.


찰스 프레데릭 워스(좌), 외제니 황후(우)


19세기 중후반 프랑스 상류층들 사이에서는 눈화장을 진하게 하는 것이 유행이었다고 합니다. 이는 나폴레옹 3세 부인인 외제니 황후로부터 시작된 유행이라고 하는데요. 외제니 황후는 최초의 쿠튀에르인 찰스 프레데릭 워스를 궁정에 채용하기도 했었구요. 루이비통이 외제니 황후의 전담 짐꾼이 되어 다양한 여행가방을 제작하는 등 현대 패션 역사의 시작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인물이 바로 외제니 황후입니다.


현대 패션에 큰 영향을 준 당대 최고의 셀렙이었던 외제니 황후로부터 시작된 눈화장이 상류 귀부인 사이에 유행을 하게 되면서 당시 프랑스 화장품 업체들이 블록형 마스카로 제품을 여성의 눈화장용 제품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작은 상자에 거울까지 포함되어 있고 손가방에 들어가기도 좋았기 때문에 이 제품들은 금새 여성용 제품으로 자리를 잡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마스카로mascaro라는 이름에서 마지막 글자인  o 가 여성형 어미인 a 로 바뀌면서 마스카라mascara라는 이름도 여성형 눈화장 제품의 대명사가 됩니다.





마스카라가 유럽에서 인기를 얻은 이후로 20세기 초중반을 거치면서 미국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얻게 되는데요.  특히 헬레나 루빈스타인과 헐리우드 여배우 들의 의해 마스카라를 활용한 짙은 눈화장이 30년대 미국식 메이크업에서 대세로 자리잡게 됩니다.




이후 헬레나 루빈스타인은 1957년에 혁신적인 마스카라 제품을 출시하게 되는데요. 튜브 안에 크림 형태의 마스카라가 들어가있고 거기에  애플리케이터 브러쉬가 함께 포함되어 있는 제품이 그것입니다. 브러시를 분실할 염려도 없고 위생적으로도 훨씬 진보한 형태의 제품이었기 때문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을 뿐만 아니라 그 이후 마스카라라고 하면 모두 이 형태로 알고 있을 정도로 마스카라의 전형적인 형태로 자리잡게 됩니다.


메이블린의 초기 제품이 바세린에 석탄가루를 섞은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현재 시판되는 마스카라의 기본적인 성분 구성은 왁스 성분과 색소의 조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1970년대 이후로 워터프루프 기능을 위해 보다 탄화수소 용매와 무수 성분들이 추가되고 8~90년대에는 폴리머 등을 위주로 한 성분들이 추가되어

지속성과 컬링, 렝스닝 등에 효과적인 형태로 점차 진화하게 됩니다.


아이소도데칸 C12H26


현재 마스카라 제품들에서 베이스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탄화수소 성분은 아이소도데칸인데요. 아이소도데칸은 탄소12개로 구성된 포화탄화수소로 고도로 정제된 형태의 바세린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여기에 속눈썹에 발랐을때 불륨감을 주는 왁스성분들과 워터프루프를 위한 필름을 형성하는 실리콘 등 폴리머 성분이 현대적 마스카라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성분들입니다.




최근에는 길이를 연장시키는 측면에서 재미있는 제품들이 출시가 되고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화이버 마스카라라고 불리는 제품 카테고리로서 국내에서는 속눈썹연장 마스카라, 섬유질 마스카라, 화이바마스카라 등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 제품들에는 진짜 말그대로 실크, 나일론, 레이온 등 섬유가 포함되어 있는데요. 마스카라를 바르면 이 작은 실같은 섬유들이 속눈썹을 연장시켜 주게 됩니다. 작은 섬유들이 눈 주변에 자극이 되지 않을까 염려도 됩니다.

워터프루프 제품들의 경우에도 지속성은 높지만 그만큼 세정이 어렵고 눈에 자극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스카라를 이야기할때 어플리케이터 브러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요.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어플리케이터가 사용 목적에 따라 개발되어 왔습니다.


마스카라의 역사를 살펴보면 성분의 측면 뿐 아니라 도구의 측면에서도 혁신을 거듭해온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잘 살펴보면 디테일 측면에서도 분석이 재미있는 카테고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스카라 어플리케이터에 대해서는 차후에 보다 자세히 다뤄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마스카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영상으로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rd7rmtHePus




매거진의 이전글 핸드크림을 얼굴에 발라도 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