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치게 그리운 우리의 시간
살아온 환경도, 지역도, 모든 게 달랐던 우리.
열댓 명의 아이들이 동갑이라는 이유로,
같은 곳에서 일을 했다는 이유로,
우연처럼 모였다. 그리고 우리는 함께 여행을 떠났다.
작년 이맘때,
날씨는 지금처럼 제법 쌀쌀했다.
우리는 맞춤 후드티를 입고 햇살에 기대어 있었다.
바다를 구경하다 결국 바다에 빠져 웃던 그 순간이
지금도 사무치게 그립다.
바다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긴 고민의 시간이 있었다.
옷이 젖고, 모래가 옷 사이로 스며들 테니까.
하지만 어느새 한 명, 두 명씩 신발을 벗고
수평선 너머로 걸어 들어갔다.
그 두 개의 머리가 열댓 명이 되었고,
젖은 발로 신발을 들고 찜질방으로 향했던
그때의 우리를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낯선 사우나의 공기 속에서도 우리는 웃었다.
그 순간은 어쩐지, 청춘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것만 같았다.
맨발로 뜨거운 아스팔트를 걸으며
발에 돌이 찔릴 때조차 행복했다.
함께였으니까.
그때 나는 온전히 행복하지 못했다.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 하는 마음이 자꾸 들었다.
순간순간이 손에 쥔 모래알 같아서
시간이 지나면 내 손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 같았다.
그리고 정말로,
일 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 모래는 내 마음에 남아 있다.
옷을 세탁해도 모래가 끝내 남았던 것처럼,
그 시간의 잔향은 여전히 내 안에 머문다.
사는 지역이 달랐던 만큼, 거리도 마음도 멀어졌지만
서로의 앞날을 응원해 주는 게 이제는 맞겠지.
그래도 나는 아직 그 장면들을 선명히 기억한다.
어색한 친구들과 버스에 나란히 앉던 일,
생일인 친구를 위해 경적을 울려달라며 스티커를 붙이던 일.
양띠였던 우리는 양떼목장에 갔지만
결국 양보다 토끼에게 더 마음을 빼앗겼던 일.
삼각대를 깜빡해 서로 번갈아 사진을 찍던 우리,
고기를 구워 먹으며 웃고 떠들다
펜션 주인에게 맥주 피처를 빼앗겼던 그날.
모든 게 웃음으로 남았다.
내가 찍고, 또 찍혔던 사진들이
아직도 머릿속 어딘가에 남아 있다.
그때의 공기, 웃음, 그리고 불안함까지도.
불안하고도 행복했던 우리의 청춘이여,
살면서 더 많은 행복이 찾아오길.
그렇게 바랄 수밖에 없는,
참 아름답던 시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