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도 괜찮아
2025년 12월부터 2026년 2월까지, 변화를 계속 시도했지만 오래 이어가지는 못했다. 며칠은 집중해서 공부하고 시험을 준비했지만 다시 흐트러지기를 반복했다. 방향이 맞는지에 대한 확신도 부족했고, 결국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말로 스스로를 설득하곤 했다.
집 계약 만료 시점과 맞물려 서울에 남을지, 광주로 내려갈지 현실적인 고민이 이어졌다. 자격증과 시험 준비에 비용과 시간을 꽤 투자했지만, 수입은 크지 않았고 결과에 대한 부담도 컸다. 못해도 200-300은 썼을 것이다. 선택은 내가 했지만 후회하는 모습이 싫어서 더 집중하지 못했고, 점점 무기력해졌다.
이 시기에 나를 먼저 챙겨준 사람들에게 큰 고마움을 느꼈다. 전화 한 통, 만나서 건네준 밥 한 끼가 생각보다 큰 힘이 됐다.
광주는 일자리와 기회가 서울보다 제한적인 곳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실제로 부모님도 서울에 있는 것이 더 낫지 않겠냐는 마음이 있었고, 나 역시 그 점에 공감했다. 그래서 더 오래 고민했다. 이미 서울에 자리 잡은 일과 사람들, 기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 계약을 연장을 한 후, 다시 마음을 가다듬었지만 서울에서 추운 겨울을 보냈지만 나의 번아웃은 더 심해졌다. 3년을 지내며 느낀 건, 계속 앞으로만 가려는 상태와 건강 사이에서 균형이 무너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방 안에 혼자 있으면 공허함이 반복됐고, 지금은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내가 성급히 결정하는 것이 과해졌고, 이상한 곳에 에너지를 허비하는 습관이 커졌다.
그래서 귀향을 선택했다. 독립과 자립을 잠시 내려두고 생활과 컨디션을 정비하려 한다. 이 선택이 후퇴라기보다 조정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서울에서의 시간은 분명 의미 있었다. 자립, 성장, 노력, 그리고 많은 감정들을 배웠다. 23살부터 26살까지의 시간은 내 청춘의 중요한 구간으로 남아 있다. 나는 여전히 서울을 사랑하고 어엿쁜 이십대의 중반을 서울에서 보낼 수 있어서. 잊지 못할 나의 삶 일부분이다.
이제는 방향을 바꿔보려 한다. 돌아간다는 사실보다, 다시 정비할 수 있는 시기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