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내게 반짝이는 야경이었어.
이십 대 중반의 시간이 고스란히 스며든 도시, 서울.
귀향을 결정하고 짐을 정리하러 다시 찾은 서울.
본가로 돌아갈 날이 이제 닷새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낯설었다.
집을 하나씩 정리할수록, 그 사이에 쌓인 노력과 흔적들이 조용히 나를 흔들었다.
참 많이 애쓰며 살아왔구나.
그 시간만큼 값진 경험과 결과들이 내 곁에 남아 있었다.
2023년, 2024년, 2025년, 그리고 지금까지.
도시의 구석구석에 남겨 둔 감정과 생각들.
어느새 나는 집과 동네만 오가는 사람이 되었지만,
처음 상경했을 때는 중심에서 외곽까지 쉼 없이 나를 찾아다녔다.
좋아하는 것을 발견해 가며, 스스로 삶의 여정을 만들어 갔다.
인생은 늘 진행 중이지만, 첫걸음을 내디딘 나 자신이 문득 대견하다.
서울에서 지치고 무너졌을 때면 거울 속에는 슬픔이 고인 눈동자만 보이곤 했다.
어느 순간 거울도, 생전 좋아하던 사진도 멀어졌다.
그럼에도 이곳에서의 시간은 쉽게 잊히지 않을 것이다.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 벌어 배우고 싶었던 것들을 배워 나갔다.
영화나 드라마 속 대사처럼 살았던 청춘의 한 장면을,
나 역시 조용히 몸으로 지나온 셈이다.
꿈의 크기를 넓혀 준 도시였고,
그만큼 고마운 인연과 생각들을 만나게 해 준 곳이기도 하다.
만약 이곳에 오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하지만 마음도 몸도 많이 지쳐 있었나 보다.
짐을 정리하며 남은 것은, 아름다운 기억과 여운뿐이다. 후련함. 이제는 광주에서의 날들을 다시 그려 보려 한다.
여전히 또렷하다.
열여덟의 나와 친구가 함께 바라보던 여의도의 불꽃.
그날 이후, 서울에서 살고 싶다는 마음을 오래 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