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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dust Jun 26. 2021

여행을 떠나며 떠올린 것들

Intro : 야간 비행


몇 년 만에 제주에 갔다.


떠나기 전 날, 야근을 하고와서 더욱 귀찮은 마음을 안고 꾸역꾸역 짐을 쌌다. 다음날 잠깐 출근했다가 저녁 비행기를 위해 4시쯤 회사를 나섰는데 이때부터 기분이 조금씩 상쾌해지기 시작했다. 역시 남들 일할 때 놀러가는건 확실한 행복인거야.


공항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구름같이 모여있었다. 그 많은 사람들이 전부 나와 같은 곳에 간다고 생각하니 집에 가고싶어졌지만 이왕 온거 정신을 차리고 열심히 비행기에 올랐다.


퇴근할 때는 낮이었는데 비행기 좌석에 앉았을 때는 완전한 저녁이었다. 여행을 떠날 때 지나치게 들뜨는 마음을 어둠이 적당히 눌러준다는 게 야간 비행의 장점이라고 생각했다.


이륙하기위해 맹렬하게 달리던 비행기가 어렵사리 발을 뗐다. 궤도에 오른 비행기는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고 기내 비상구 등이 딩-소리를 내며 무심히 꺼졌다.


기내의 모든 조명이 서서히 꺼져갈 때쯤엔 극장에서 영화가 시작될 때를 떠올렸다. 깜깜해진 시야 속에서 짧은 순간 모두가 한껏 기대를 한다.  보게   장면은 어떤 장면일까. 어둠은 마음을 차분하게도 하지만 기대를 증폭시키기도 한다. 다시 기내의 조명이 켜지고 비행기가 섬에 닿을  내가 처음으로 마주하게  장면은 어떤 장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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