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하지 않은 글쓰기는 낙서일 뿐이다

『탄탄한 문장력(브랜던 로열, 2015)』 서평

by 승혁

이력서를 써본 적이 있는가? 착실히 인생을 살아왔음에도 나의 발자취를 공공연히 어딘가에 옮겨 적는 일은 꽤 어렵다. 특히, 이를 한 장 남짓한 종이로 옮겨 적는 일은 종종 고통스럽기까지 하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우리에겐 글쓰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다. 머릿속에만 맴돌던 그때의 기억과 느낌을 밖으로 끄집어내는 순간, 이는 우리가 가진 언어로 정제된다. 언어로 정제된다는 것은 임의의 힘을 가해 가지런히 정돈한다는 뜻과 같다. 즉, 그때의 순수한 기억과 느낌이 조금이라도 변질될 우려가 있다는 말이다. 마치 SNS 게시글이 행복한 순간들로만 가득한 원리와 비슷하다. 예를 들어보자.


필자 또한 이력서를 써본 적이 있다. 과거 봉사활동의 추억을 이력서로 옮기는데, ‘성취감’이라는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때의 일화와 느낀 점을 죽 쓰다 보니 문장의 끝이 ‘뿌듯했다’로 끝나버린 것이다. 이는 즉, 성취감과 뿌듯함의 감정이 같은 선상에 놓이는 결론이 성립하는데, 과연 이를 같은 개념으로 볼 수 있을까? 그렇다면 이력서를 읽게 될 인사 담당자는 그때의 성취감을 ‘뿌듯했구나’라고 받아들여도 될까?


위 예시처럼 생활 속 실용적 글쓰기는 굉장히 중요하다.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는 문학적 글쓰기와는 다른 문제다. 생각과 느낌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뿐 아니라, 더 나아가 독자가 보기 좋고 받아들이기 쉬운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실용적 글쓰기에 어떤 자세로 다가가야 할까? 이에 『탄탄한 문장력(브랜던 로열, 2015)』은 그에 대한 해답을 친절히 설명해준다.


이 책은 글쓰기 원칙에 대해 크게 구조와 문체, 가독성이라는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구체적인 사례와 연습 문제가 포함돼, 독자가 직접 사고해볼 수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또한, 우리가 쓰는 글에 대한 고찰과 이에 대한 조언이 거침없이 서술돼있다. 다만 논리적인 해답과 원칙을 기대한 독자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다. 절대적 원칙이라고 설명하기엔 단편적인 조언에 가까운 깊이감을 보여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접속어의 과다 사용, 능동태와 수동태의 혼동, 제목과 헤드라인의 중요성 등 글을 쓸 때 반드시 점검해야 할 요소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특히, 가독성 부문에서는 글의 내부적인 요소가 아닌 외부적인 형식까지 짚어주며 글을 내보내기 전 외관까지도 최종 점검해 볼 수 있다. 마지막 기본 원칙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에서는 퇴고의 중요성을 언급하는데, 방금 적은 글을 다시 읽으며 세부 사항을 덧붙이거나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많은 사람이 자신의 글을 고치는 데 자유롭지 못하기에 더욱 대담함이 필요하다며 글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서도 덧붙인다.


이처럼 책에서 언급된 기본 원칙을 적용해 글을 쓴다면 이전 글과는 확연히 다른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저자 브랜드 로열은 ‘글쓰기는 재능이 아니라 기술’이라고 말한다. 기술은 말 그대로 생활을 윤택하게 만드는 수단을 일컫는다. 기술엔 정답이 없고 이를 연마할수록 그 효과는 늘어난다. 특히, 초보자에게 기술은 실력 향상의 탁월한 돋움판이 된다. 글쓰기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과 자신의 글에 대한 객관적인 체크 리스트(checklist)가 필요한 사람이 읽어 보기를 추천한다.


결론적으로 글쓰기는 과학적이고 때론 예술적이다. 형식을 갖추고 규칙을 따라야 한다는 점은 과학적이지만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는 예술적이다. 그렇기에 정답을 터득할 순 없지만, 해답은 가까이에 둘 수 있다. 그 명쾌한 해답을 찾기 원한다면 지금 바로 이 책을 읽어 보라. 적어도 당신의 초고에 완전히 속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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