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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승혁 Jun 06. 2023

발길 따라 제주 넘은 이야기 ①

제주에서 글쓰기 여행 중입니다 1-1


2023년 6월 6일 - 제주 글쓰기 여행 1일 차


한 3-4년쯤 됐을까. 오랜만에 제주를 찾았다. 바로 직전의 여행이 대학 친구들과 놀러 온 기억이었는데, 그 이후 처음이라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더욱이 이번 제주 여행은 이전 여행과는 다른 점이 있다. 바로 혼자 이곳 제주를 찾았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조금 놀랐던 점은, 살면서 대여섯 번 정도 제주를 찾았지만 혼자 제주 땅을 밟은 것은 태어나서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머릿속을 스치는 ‘웃픈’ 기억이 불현듯 스쳐 지나가는데, 이전 연인과 함께 봤던 풍경들이 아직도 기억 속에 남아있다는 것이다. (솔로 라이프를 보낸 지 3년이 지났는데도 말이다. 아, 물론 미련은 전혀 없다.)



미안하게도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 이야기를 잠시 뱉었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이번 여행의 콘셉트는 ‘글쓰기 여행’이다. 성산 일출봉이든 애월 해변가든, 각종 예쁜 카페든 사실 웬만큼 다녀봤다. 물론, 이곳에 올 때마다 정말 신기하고 멋있는 장소들이 생겨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막눈’ 입장에선 모두 비슷한 느낌의 장소들이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최대한 나에게 집중하는 글을 써보려고 한다. 마음 같아서는 가수 윤종신의 <이방인> 프로젝트처럼, 발길이 닿고 멈추는 곳에서 그때의 생각과 감정, 소리와 기억을 글로 옮겨보고 싶은 의욕이 있다.



지금은 렌터카를 빌려서 스타벅스 애월점에 자리를 잡아 노트북을 펼친 시점이다. 누가 제주까지 가서 스타벅스를 가냐 말할 수 있지만, 공교롭게도 지난 6월 1일 내 생일을 맞이해 스타벅스에서 친히 무료 음료 쿠폰을 선물해 줬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마침 스타벅스 애월점은 정말 해변가 바로 앞에 위치해 있어서 커피를 마시며 바다를 실컷 볼 수 있다. 아쉬운 점은 날씨가 좋지 못하다는 것인데, 기상예보에서 오후에 곧 풀린다고 하니, 살짝 기대해 볼까.



제주에 도착한 지 그래 봤자 두 시간 정도 됐다. 설렘 반 걱정 반에 잠도 잘 못 자서 몸은 피곤한데, 신기하게 글은 쑥쑥 써진다. 이게 바로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오롯이 지금 순간, 그리고 스스로에 집중할 수 있는 이 시간이 사뭇 소중하게 여겨진다. 숨 가쁜 일상에서의 머리 지끈지끈한 생각을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아니 잠시 미뤄두는 것뿐이겠지만), 지금 이 순간 말이다.



제주에 있는 동안, 글로써 별의별 이야기를 써볼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이런 텐션으로 다니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터다. 하지만 마음 한 켠으로는 돌발적이고 흥분되는 즉흥적인 일들도 일어나길 조심스럽게 바라본다. 혹시 모른다. 운명의 짝을 만날지도! (웃음)


슬 다음 장소로 이동해 볼까. 아, 참. 다음 장소는 정해두지 않았다. 글 제목처럼, 발길 닿는 대로 '제주 넘은' 이야기를 써 보려고 한다. 이번 여행 따라 계획하지 않은 것에서 오는 ‘썸띵’이 궁금할 따름이다. 곧 또 다른 글에서 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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