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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승혁 Dec 11. 2023

3년 차 직장인 통장 엿보기 (2)

[2023년 결산] 내년 서른, 시드 1억을 모을 수 있을까

한 개 창구의 소득으로는 목표치 1억 원에 절대 도달할 수 없었다.

다른 경제 파이프라인이 필요했다. 그 시점 나의 '인적 네트워크'가 큰 힘을 발휘했다.


공공기관 청년인턴을 지냈다고 이전 글에서 언급했는데, 당시 우연한 계기로 연을 맺은 시각 장애인 분이 있었다. (이하 '선생님'으로 언급하겠다.) 당시 선생님께서는 시각 장애인임에도 장애인식개선 강사 활동을 이어가시던 분이었는데, 강사 활동엔 자신만의 강의안(PPT)이 필요했다. 하지만 시각 장애가 있기 때문에 직접 PPT를 만드는 것은 어려웠고, 그때 선생님께서 나에게 조심스럽게 제안을 주셨다. 같이 일해보지 않겠냐고.


운 좋게도, 그렇게 남들과 다른 '사이드 잡'이 시작됐다.

마케팅 전공인 점을 살려 PPT를 제작해 드리고, 페이를 받았다. 이것 역시 정확하게 기억이 나진 않지만 월평균 70~80만 원 정도의 부수입을 냈던 것 같다. 이쯤에서 다시 정리해 보면, 본 직업(연봉 3100만 원)과 야근 수당(월평균 20~30만 원), 그리고 부업(월평균 70~80만 원)까지 수입원이 자리했다.


당시 나이가 27살 정도인 점을 감안했을 때, 또래 친구들보다 소득 수준은 높았다. 하지만, 그만큼 개인 시간을 보내긴 어려웠고 원형 탈모가 잠깐 올 만큼 업무적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었다. 식습관 또한 망가져 체중도 엄청 불었을 뿐 아니라, 불면증도 지속됐다. 진짜 그 시절 유독 많이 남은 기억은 그렇게 '버거킹'을 다녔던 기억이다. 돈 아껴보겠다고 6000원 남짓한 런치 메뉴만 먹었고, 또 여유롭게 밥 먹을 시간 혹은 늦은 시간에 끼니를 때울 수 있는 게 회사 근처 버거킹이었다. 그렇게 1년을 보냈다.


당시 월평균 300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벌었던 것 같다. 거기서 월세 50만 원을 빼면 250만 원을 활용할 수 있었고, 그중 200만 원을 꼬박 저축했다. 남은 50만 원 내에서 최대한 생활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 밑반찬은 매주 본가에 가서 공수해 온다던지,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아이유처럼 회사 탕비실 간식으로 배를 채우던지 등 요즘 유행하는 '무지출 챌린지' 비슷한 생활을 이어갔다.



그렇게 1년을 지속하다 보니, 정말 2400만 원(200만 원*12개월)이라는 돈이 모였다. 여기에, 쥐꼬리만 한 성과급과 주식 수익 등을 더하니 그 해 2600만 원 정도를 최종적으로 모았던 것 같다. 아직 7400만 원이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1년 정도 돈을 모아보니, 아주 조금씩 '돈이 모아지는 과정'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와 더불어 같이 뜨여진 시야는 바로 '투자'였다. 당시 금융 포트폴리오도 물론 훌륭하다고 생각했지만, 더욱 돈을 모으고 싶었다. 더 나아가, 가만히 있어도 돈이 쌓이는 모습을 추구했던 것 같다.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투자'라는 것에 도전한다.

과연 7400만 원을 모을 수 있을까?



- 바로 다음 편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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