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Jeans - Zero 싱글 리뷰
척척박사 동요는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다들 한번 즘은 들어보거나 불러봤을 것이다. 사실 진짜 노래라기보다는 여러 선택지 중에 하나를 고르기 위해 사용하는 주문(?)에 가까운 노래이다. '코카콜라 맛있다~ 맛있으면 또 먹지~'와 같은 동요 다운 가사에 왜 뜬금없이 코카콜라가 등장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우리나라 사람들의 뇌리에 코카콜라가 강렬하게 박히는 원인 중에 하나임은 확실하다.
트렌드와 복고를 넘나드는 뉴진스와 정기적으로 코카콜라의 홍보를 위해 이런저런 콜라보를 주관하는 코-크 스튜디오의 협업 프로젝트 또한 이런 점에 주목한 것이 아닌가 싶다. [Avicii(아비치)]나 [방탄소년단] 등 당시에 잘나가는 아티스트들과 주로 콜라보 하는 코카콜라는 이번에 뉴진스를 택했다. 뉴진스와의 콜라보는 아무도 의문을 갖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궁금했던 것은 과연 어떤 노래가 나올 것이냐는 것이었다. 계속 번안되고 리메이크 됐던 <Taste the Feeling>이나 <Turn Up Your Rhythm>은 뉴진스가 부르기엔 너무 뻔하지 않은가? 대중적인 음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에게 자신들의 음악을 설득하는 뉴진스의 행보로는 실격이다. 이런 추측에 대답이라도 하듯 뉴진스는 아예 새로운 노래로 대중들에게 코카콜라 제로를 홍보하고 나섰는데 그 곡이 바로 <Zero>이다.
정말 뉴진스 답다면 뉴진스 답다. 저지 클럽과 다양한 장르적 특성을 한곳에 비빈 그런 음악이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아무 들어도 Drum & Bass(드럼 앤 베이스) 장르로 들린다만, 어도어의 설명이 저지 클럽 기반이라고 하니 그런 것으로 간주하자. 긴박하고 빈틈없는 드럼으로 채워놓은 비트가 드럼 앤 베이스의 느낌을 아주 강하게 가져가고, 그 위에 얹어진 감미로운 R&B 멜로디가 <Ditto>에서 그랬던 것처럼 미스매칭 같으면서도 묘하게 어울려 뉴진스의 분위기를 제대로 낸다.
척척박사 동요에서 따온 코러스에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것 같다. 하지만 필자는 이런 참신한 시도 자체를 재밌어하고 높게 사기 때문에 좋게 들었다. 정확히는 좋게 들었다기 보다 재미있게 들었다. 개인적으로 어떤 음악을 들을 때 사전 조사를 전혀 하지 않는 편인데, 그렇기에 더욱 재밌었다. 성인이 되고 오래도록 잇고 살았던 동요를 다시 상기 시킴과 동시에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처지지 않을 앞서가는 비트의 오묘한 조화가 웃기면서도 인상적이었다.
더불어 음악의 원래 목적인 코카콜라 제로의 홍보에도 진심이지 않았나 싶다. 호불호를 떠나서 듣기만 해도 중얼거리게 되는 근본 있는 동요 덕에 하루 종일 코카콜라를 중얼거리게 되는 나를 찾게 되었다. 요약하자면 이번 콜라보는 뉴진스는 공백기를 재미있게 메꾸고, 코카콜라는 한국 사람에 아주 잘 로컬라이징 된 광고를 하게 된 일석이조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