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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넬로페 Jun 25. 2023

deadmau5 - W:/2016ALBUM/ 앨범 리뷰

프로그레시브 하우스, 테크노, 네오 트랜스와 같은 장르의 상징적인 인물을 꼽자면, 아무래도 [deadmau5]가 생각난다. 다분히 개인적인 취향이 들어간 픽이지만, 그럼에도 다들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00년대 초반의 프로그레시브 하우스를 대표해서 빛냈고, 테크노에 있어서도 해당 장르의 정신에 가장 잘 맞는 곡을 써왔다. 기계음이 주는 쾌감을 만들어 내는 것에 있어서는 장인에 가까운 그의 가장 최근의 앨범인 <W:/2016ALBUM/>(이하 2016 앨범)은 그의 8집이자, 그의 장단점을 가장 잘 보여주는 앨범이다. 아마 이 리뷰는 앨범뿐만 아니라 [deadmau5] 자체를 소개하는 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먼저 <2016 앨범>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2016년도에 나온 앨범이다. 본인의 레이블인 mau5trap에서 단독으로 발매된 첫 번째 앨범이자, [deadmau5]치고는 빠른 주기의 정규 앨범이다. 그래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앨범의 질이 가볍다. 이는 저질이다, 무게감이 없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이전 앨범들에 비해 가벼운 생각과 고민으로 만들어졌다는 느낌이다. 특유의 테크노, 프로그레시브 하우스, 일렉트로 하우스, 글리치 합 등을 포괄하는 사운드적 완성도는 그대로 가져가되 신선함을 최대한 배제한 느낌이다. "하던 거나 잘 하자."라는 문장으로 귀결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 앨범은 들을만하다. [deadmau5]만큼 사운드를 깎는 장인은 여전히 보기가 드물기 때문이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전자음이 가져다주는 질감과 진동에서 발생하는 쾌감, 그것을 따라오는 중독성만큼은 여전하다. 이 리뷰에는 제목이 아직 알려지지 않은 9번째 정규 앨범에 대한 기대감 또한 포함된 글인데, <2016앨범>은 그 기대감을 부풀리기에는 충분하다. 사운드는 아직 충분히 좋고, 완성되어 있으면서, 보기 드물다. 


<2448>은 <> album title goes here <>에서 들려주었던 하우스의 느낌을 제대로 살린 곡으로, 특유의 댄스 곡을 아주 신나게 들려준다. 대중과는 거리가 멀지만, 일렉트로닉의 기초에 충실하고 근본에 가장 근접한 사람인만큼 중독적이고 매력적이다. 또한 <Cat Thruster>와 같은 곡에선 7집에서 들려주었던 베이스 리프에 대한 자신감도 여실히 보여준다. 그냥 비트 자체를 잘 짜는 사람이라는 것이 느껴지는 곡인데, 아주 그루비하고 중독성 있는 베이스 리프에 고전 아날로그 신디사이저를 부드럽게 얹어내서 하우스를 완성해 내는 것이 과격하고 공격적인 사운드를 추구하는 요즘 일렉트로닉들과는 차별화된다.


이러한 흐름들이 길고 큰 변화가 없는 기나긴 앨범을 구성하는데, 이러한 특성에는 빠짐없이 따라오는 평가가 아마 '루즈하다' 내지는 더 나아가서 '지루하다'이다. 이 앨범 또한 그것이 가장 단점이다. [deadmau5]의 사운드와 아주 약간의 변주로도 끓어오르는 청각적 쾌감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딱히 입댈 부분이 없는 앨범이다. 그러나 반대로 딱히 칭찬할 점도 크게 보이지 않는 무던한 구성이다. 또한 이러한 근본적인 테크노나 일렉트로니카를 즐기지 않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똑같은 소리만 계속 반복되는 지루한 앨범일 것이다. 그의 앨범은 그러한 경향이 두드러지긴 하지만, <2016앨범>은 그것이 더욱 두드러진다. 팬의 입장에서도 루즈한 구간들이 느껴지는데 팬이 아닌 사람들에겐 어떨까 싶다. 여전히 들어볼 만한 가치가 있음에도, 칭찬을 하기엔 애매한 이유가 된다. EDM 신에 만연한 상업주의에 찬물을 끼얹는 앨범이고, 약간씩 느껴지는 스타일 변화와, 매끄러운 연결을 가진 믹스 앨범보다는 각 곡마다 자신의 강점을 드러내는 것이 장점이긴 하지만, 그 자체가 지루하고 잠 오는 긴 노래들의 연속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Ghosts 'N' Stuff >와 같은 친 대중적인 곡도 충분히 잘 만드는 것을 보여줬고, 팬과 대중 사이에서 어떠한 선택을 할지는 본인에게 달린 선택이지만, 적어도 뛰어난 실력이 저평가 당하고 알려지지 못하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 그렇기에 이 앨범은 충분히 들을 가치는 있으나, 다음 앨범을 향한 티켓을 예매한 수준이 아닌가 싶다.

<<deadmau5 - W:/2016ALBUM/>> 6.5

"누군가에겐 들을 가치가 있을 것, 그러나 그 누군가는 적을 것."


1. 4ware 

2. 2448 [추천!]

3. Cat Thruster [추천!]

4. Deus Ex Machina 

5. Glish [추천!]

6. Imaginary Friends [추천!]

7. Let Go

8. No Problem

9. Snowcone

10. Three Pound Chicken Wing [추천!]

11. Whelk Then

12. Let Go [Extended E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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