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간

by 박홍시

이 시간이 너무 힘들다. 모두가 잠들고, 태양마저 반대편을 비출 때.
외롭고, 우울하다. 마음이 가라앉고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내가 된다.

가만히 누워서 잠을 청하면 오라는 잠은 오지 않고 잔인하고 공격적이고 불안하고 과격한 생각만 떠오른다.
그래서 무언가 주섬주섬해 보고, 봐보고, 먹어보고, 들어보지만 아무것도 느껴지지가 않는다.

해가 지평선을 넘어갈수록 세상은 물이 빠져, 무채색이 되어버린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고 우울의 감옥에 갇혀 매일 밤을 보낸다.

연락할 이도 어디 없다. 나를 찾는 이도 어디 없다.
완전히 세상에 혼자 남겨진 체, 모든 감각이 절단된 체로 슬픔에 빠진 체 해를 기다린다.

죽음이라는 끝을 향해 달리는 삶이지만,
매일 밤 그 끝을 조금씩 재촉하고 싶어진다.

이 현학적이고 지루한 구조 신호가 누군가에겐 닿기를 바란다.
누가 나 좀 살려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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