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노라는 고전을 읽어봐도 너무 어렵기만 하고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아득바득 읽어나가야 하나? 이렇게 잠 오는데? 아무것도 안 느껴지는 글자들에서 무언가 느껴보려 애를 써야 하나? 공부를 더 해야 하나?
온갖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귀결된 결론은 '그냥 읽자'였다. 읽다가 재미없으면 잠시 쉬면서 다른 것 좀 하고, 너무 파고들려고 하지 말고 위대한 자들의 속마음을 캐내려하지 말고 그냥 읽었다.
그렇게 단숨에 읽어 내려간 노인과 바다는 마음에 잔잔한 동요와 드넓은 바다의 광활함을 전해주었다. 사실 아직도 왜 그렇게 칭송받는 명작인지 잘 모르겠다. 그냥 노인이 물고기랑 씨름하는 내용이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하지만 일단 읽기 시작해 끝까지 읽자 무언가 여운이 남았다. 뭐라 형용할 수 없는, 한 발자국 나아간 이 느낌. 계속 이렇게 조금씩 나아가다 보면 인류가 쌓아 올린 문학의 정점을 조금이라도 느껴볼 수 있을까. 그런 날이 올까.
- 너무나도 두꺼운 안나 카레니나를 덮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