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by 박홍시

나는 땅에서도 숨을 쉬는 물고기였을지도 몰라.

계속 자책했었지.

나는 왜 물이 아니라 땅에 있을까.

나는 왜 다른 물고기들처럼 드넓은 호수를 헤엄치지 못하고 땅에서 버둥대고 있을까.

평범에 섞이지 못하는 동 떨어진 잉여.


하지만 해가 바뀌고 가뭄이 왔을 때

물이 마르고 호수가 바닥을 드러냈을 때

그때 비로소 깨달았어.

난 물에서 헤엄치지 못하는 바보가 아니라

땅에서도 숨을 쉴 수 있는 특별한 물고기였다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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