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분노할 줄 아는 사람

삼행시 & 에세이

by 희원이

♬ 난 널 경멸해

아- 직도


진- 실을 모르는구나. 세상엔 너 같은 놈이 너무 많다.

짜- 식, 네가 지금


보- 수가 아니라는 거니?

수- 구 꼴통이지, 하기야.


꼴- 같지 않게 무슨 논리냐, 논리는.

통- 오징어처럼 온 몸이 뒤틀리는 고통을 국민에게 주었던 놈들을 어찌 인간처럼 대접하겠다는 거냐.


아- 니꼽다는 말이야.

니- 는 별 시답잖은 논리를 펼치고 있으니까.

라- (나)는 말이야,

니- 같은 놈이 제일 싫다.

까- 도 까도 알맹이 없는 놈.





√ 분노할 줄 아는 사람

"아직도 진실을 모르는구나. 세상엔 너 같은 놈이 너무 많다."

그 한마디가 날카롭게

가슴을 찔렀다. 상대방의 표정은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찡그리고 있었고, 목소리는

점점 더 야멸차게 변했다. 그의 비아냥거리는 말은


멈추지 않았다.


"짜식, 네가 지금 보수가 아니라는 거니? 수구 꼴통이지. 꼴 같지 않게 무슨 논리냐. 논리는. 국민에게 총을 쐈던 놈들을 어찌 인간처럼 대접하겠다는 거냐."


그의 말은 나를 모욕하려는 의도로 가득 차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그도 누군가에게 모욕받은 적이 있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분해서 견딜 수 없었지만,

그의 조롱을 온전히 되받아치지도 못했다.

술자리는 시끄러웠지만,

그렇다고 싸움질이 일어나지는 않은 채

팽배해진 신경전으로 끝나고 말았다.


요즘 들어 더 기억난다.

분개한다는 것,

논리가 한낱 말기술에 불과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해야겠다.


시간이 흐르면

잘 몰라서 희석되는 이야기,

어설프게 균형 감각을 말하고

침묵으로 동조하는 것을 모르고

악의 평범성을 실행하면서 변명하는 사람이 되지 않으려면

분노할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사소한 것에 분노한다는 김수영의 자책을 떠올리며.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경영학과가 엄청난 인기를 끌던 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