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말잇기
♬ 꽃상여 나가는 꽃길 따라 낙엽 가득하고
꽃- 상여가 나온다. 단아한 상여를 맨 사람들의 엄숙하고도 슬픈 표정에, 어쩐지 누군가를 생각하는 그 마음을
시- 샘하듯 바람 불어 님 가시는 길에 꽃 떨어져 꽃길 되고
계- 절이 붉게 바뀌어 있었다.
와- 들와들 떠는 것인가. 나무는 끝내 꼿꼿하였지만, 어찌하여 잎을 떨어뜨리는 것인지
손- 수 하고 싶은 인사를 다하지 못하고는 말하지 못하는 입 대신 잎을 떨어뜨려 주는 것인지
편- 찮은 마음이 진심일지 알 길이 없지마는
지- 난한 꿈길을 지키던 나무의 시간을 오래도록 지켜봐왔던 터라
√ 꽃길이 된 바람
꽃길- 을 따라 걷다
길가- 에서
가방- 하나를 주웠다.
방수- 기능이 있다는, 당시에는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제품이었다. 지퍼가 고장 나 있어서 버린 모양이었는데,
수선- 을 할 것이지 그냥, 버리고 간 게 이해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 덕분에 갖고 싶던 가방 하나를 얻었다 생각하니,
선망- 의 대상이 된 것처럼 우쭐한 기분도 들었다.
망아지- 처럼 날 뛰며 좋아라 하였는데 그 순간만큼은
지구- 에서 가장 운이 좋은 아이가 된 것 같았다.
구슬- 치기를 하다가 친구들 구슬을 쓸어 담았던 날만큼이나 기분이 좋았는데,
슬피- 우는 것 같은 새소리는 저녁노을과 어울린 채로
피난- 하는 사람들의 기억으로 남았고,
난꽃- 을 두고 온 것이 못내 아쉬웠던 아버지는 곧 죽을 난꽃을 생각하느라, 마음이 좋지 않은 듯했다. 가방의 주인이었을 아이는 필시 봉변을 당했든 폭격에 당했든 이제는 죽고 없는 것이라며, 가방을 놓아두고 오라 하였지만, 누군가는 주인 없는 가방을 가져갈 것 같아서, 아이는 차마 버리지 못했다. 잠시,
꽃길- 을 돌아다보았다. 다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을 그 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