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오래 전 고등학교 때 미국과 캐나다에서 유년기를 보낸 한 동급생의 고백을
들은 적이 있다.
정확히 말하면 직접 들은 건 아니고
돌고 돌아
들은 이야기였다.
영어로 생각하는 게 편한 수준이라면
유년 시절에 꽤 오래 살면서
언어 감각이 형성되었다는 의미다.
또 어머니가 영문과 출신의 강사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러한 교육적 배경도 뒷받침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면서도 한국어도 잘했으니,
이상적인 이중언어자였던 셈이다.
박찬호는 생존 영어를 구사할 때 영어로만 생각하다 보니
막 혀가 꼬이던데,
그러지 않으면서도 두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게 정말
신기했다.
그래도
미국에 가서 공부할 때는 영어만 구사해서
혀가 약간 꼬인 적도 있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무슨 의미 있겠느냐마는
영어를 잘하는 건 정말 엄청난 복이요,
부모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무형자산이자 지워지지 않는 선물이라는
말이 떠오르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