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글
오랫동안 알고 지내는 출판사 사장님께서 이재명 대통령 당선 유력시될 즈음, (거의 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기획 출간을 해보고 싶다 하셔서, 술 마시다가 우연히 소재를 드렸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엉겁결에 내가 쓰게 되었다. 그 덕분에 글을 하나 쓰게 되었고,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내용이 뽑혀서 다행이다.
『그렇다면 이제 질문은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
“어떻게 중진국을 벗어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지속가능한 선진국으로 안착할 것인가?”로.
중진국의 함정을 벗어났다는 사실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 이제는 선진국 사이에서도 경쟁력 있는 선진국, 다시 말해 가치를 제시하고 미래를 견인할 나라가 되기 위한 답을 찾아야 할 때다. 그 길은 훨씬 험난하고 복잡하다. 그렇기에 지금, 한국은 다시금 새로운 의미의 전환점에 서 있다.』 (14쪽)
『산업적으로 보면 패스트팔로워의 위상으로 고속 성장을 했던 입장에서 한국은 초격차의 길로 들어서기 위한 노력을 쏟았다. 정해진 규칙을 재빨리 학습해서 경쟁자보다 더 나은 제품을 만들어내는 응용력에서는 어디에 내어놓아도 뒤지지 않았다. 심지어 애플이 스마트폰으로 시장의 판을 뒤집었을 때조차, 노키아와 모토로라가 적응하지 못했던 것과 달리, 삼성은 이미 충분한 준비를 하고 세계 2위의 위상으로 올라서는 데 성공한다. 또 애플과 기술 특허과 디자인 특허로 소송전을 가지면서 확실히 선도기업의 이미지를 굳혔다.』 (38쪽)
『2021년 대한민국은 유엔무역개발회의에서 공식적으로 개발도상국 지위를 졸업하고 선진국 그룹에 진입했다. 이는 국제사회가 한국을 이제 타의 모범이 될 만한 체제와 성과를 갖춘 국가로 평가하기 시작했다는 상징적 선언이었다. 패스트팔로워로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오랫동안 보여주었지만, 경제지표의 차원에만 머무르지 않고, 민주 사회의 시스템 작동 여부, 문화적 역량, 시민 의식 수준 등 종합적으로 균형 있게 발전하여 이제는 선진국이라고 불러야 하는 상황을 명시적으로 확인해 준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선진국, 더 나아가 선진국 안에서도 리더의 역할을 위해서는 더 많은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 (45쪽)
『그렇기에 한국이 아직 그 자리에 들지 못했다고 해서 자책하거나, 반대로 몇몇 사례만으로 과잉 자부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 그런 선도적 사례는 거의 모든 국가에서 그리 많지 않다. 예를 들어, 백남준 외에 세계사적 영향력 있는 한국의 문화 인물 혹은 창조적 퍼스트무버가 쉽게 떠오르지 않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리의 결핍이 아니라, 전 세계적 현실이다.』 (116쪽)
『그럴듯한 답을 내는 틀린 질문보다, 서툴더라도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올바른 방향이라면 더디 가더라도 포기만 하지 않으면 목적지에 이를 수 있다고, 믿는다. 이 글이 다음 세대를 위한 준비, 그리고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우리가 어떤 자리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사유의 한 조각이 되기를 바란다. 고인 물이 아니라 흐르는 강물처럼, 침묵이 아니라 사유로 채워지는 질문처럼, 대한민국의 미래 또한 지속 가능한 이니셔티브로 이어지기를 소망한다.』 (25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