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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Aug 04. 2023

모르겠습니다

산문

[소개글]
- 아래 본문의 문구를 편집 변용하였습니다.
- 변용을 활용한 놀이글이자 시적 산문입니다. 솔직히 시와 시적 산문의 차이를 잘 모릅니다.

- 저는 자주 쓰는 변용의 유형을 세 가지로 나눕니다. 첫째, 하나의 글 재료에서 따오는 편집인용이라 해서 그냥 분량을 줄여서 적재적소에 그 의미를 다치지 않고 배치하는 유형. 둘째, 두 가지 이상의 글 재료에서 따오는 혼합인용으로 그 본 의미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다른 내용에 '물리적으로' 배치하는 방법. 흔히 리포트 짜깁기 때 많이 보입니다. 셋째, 두 가지 이상의 글 재료에서 혼융인용으로 르네 마르그리트의 데페이즈망 기법처럼 그 의미도 유연하게 '화학적으로' 변화하면서 다른 위치에서 변용하는 유형. 콜라주 기법 때 많이 보입니다. 
- 그런데 아래처럼 하나의 글 재료에서 따오면서 그 분위기는 큰 흐름은 유지하지만, 단순히 분량을 줄이는 편집인용은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그냥 포괄적으로 가장 넓은 의미로, 변용이라고 '퉁'칩니다. 패러디와 패스티쉬도 저는 그냥 포괄적으로 변용으로 부르죠.

- 문학 치료 때 쓰이기도 한다더군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 날, 그래도 뭔가를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고 싶을 때 변용글 스타일로 글을 편집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시민 참여 저술에서 에세이 저술 형식과 함께 탁월한 편집(일종의 읽기와 발견)을 큰 두 줄기로 삼았는데, 매드무비 매쉬업 등의 동영상과 음악 편집도 있지만 문학에선 문학 치료의 관점에서 이 놀이를 활용한다고 하네요.
- 당연히 저작권 문제가 있으니, 그냥 놀이에 한정합니다. 훈련용으로 쓰죠.






 모르겠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살아있다면

 뭔가 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몸부림치는 동안 솟아오릅니다.

 내 의지와 무관한 것이었습니다.

 

 마지막 어떤 표현이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그것은

 대상도 없고

 이름도 없었습니다.

 의미도 없었습니다.

 

 간호사들의 얼굴이나

 교황들의 언어

 그냥

 예수님의 열두 제자 이름을

 외거나

 메르세데스, 리듬의 얼굴을 벗어나 제법 긴 환상통, 벤츠 혹은

 그 어디로 향해 가지도 않고

 

 대항합니다.

 분쇄합니다.

 멈춥니다.

 그런데 온전한 그 자체로 온전합니다.

 




- 김혜순 정용준, Axt 인터뷰 <어느 시간의 맥박들문구 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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