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목차: 놀이글의 비평]
Ⅰ. 서론
Ⅱ. 본론
Ⅱ-1. 이론적 배경(a): 놀이란 무엇인가
1) 놀이의 범위
☞ 놀이와 비놀이로 구성된 일상
☞ 놀이와 비놀이에서 파생한 일
☞ 놀이와 게임(스포츠)의 친연성
☞ 놀이와 게임(스포츠)의 차이
2) 놀이의 종류
☞ 무언가의 대비인 놀이
☞ 무언가의 교집합인 놀이
☞ 무언가의 수단인 놀이
☞ 일상과 산업 논리로 본 놀이
☞ 전통 민속놀이와 현대의 놀이
☞ 참여자 숫자를 기준으로 본 놀이
☞ 참여자의 나이를 기준으로 본 놀이
☞ 놀이의 대립적 성격과 화합적 성격
Ⅱ-2. 이론적 배경(b): 놀이의 비평
Ⅱ-3. 응용 사례: 놀이글
Ⅲ. 결론
참고문헌
미주
☞ 무언가의 교집합인 놀이
이번에는 앞에서 언급했듯, 여러 대척점에 선 개념도 놀이에서 파생된 경우가 있다고 했다. 그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놀이의 종류를 살펴보겠다.
먼저 ① 예술과 교집합을 이루는 놀이의 종류를 살펴볼 수 있다. 음악의 경우, 정격적인 작곡과 대비되는 즉흥 연주 놀이, 랩배틀 등 참여자끼리 대결을 펼치면서 예술을 풍성하게 하는 놀이를 생각해볼 수 있다. 또한 미술에서는 액션 페인팅을 생각해볼 수 있다. 커다란 화폭에 물감을 던지듯 뿌려서 우연히 연출되는 추상화의 기법이다. 예술에는 놀이적 성격이 강하다고 하는데, 많은 예술에 담겨진 돌발적인 놀이의 특성이 이런 예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국악에서 산조의 즉흥성, 시조에서 운을 잡고 서로 시조로서 화답하기 등 다양한 놀이를 생각해볼 수 있다.
② 일반적인 일과 교집합을 이루는 놀이로는 재판 과정에서 검사와 변호사의 대결, 부서 간의 경쟁 PT, 월별 매출액 경쟁, 기업 성장률 성과 비교 등 모든 성과 자료의 비교로 연마다 월마다 날마다 성과를 살피는 것 역시 놀이의 성격을 띤다. 때로는 게임의 성향이 강할 정도로 승부가 중요시된다. 순수하게 놀이의 성격이 강한 것을 찾아본다면, 신입사원에게 축하주 사기, 신입생 OT 환영회, 후배로 인정받기 위해 해당 단체의 전통 이행 등등 다양한 놀이가 있을 수 있다.
③ 학문과 교집합을 이루는 놀이를 살피면, 때로는 관점에 따라 대비되는 유사학문 취급당할 수 있었던 연금술이나 풍수지리학이 여기에 해당될 수 있다. 또한 프로이드의 무의식 개념처럼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으면서도 상당한 설득력을 지닌 채 학문의 영역의 편입된 경우도 검토해볼 만하다. 아예 놀이 자체를 연구에 활용하는 학문도 예로 들 수 있다. 그런가 하면 토론 놀이 형식의 연구회의라든지, 어떤 범주에도 들지 않는 독자적 학문에서 놀이의 특성을 찾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보였던 독창적 글쓰기 방식이나 새롭게 학문의 경계를 설정한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주의 인류학 등에서도 놀이의 특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형이상학이나 관념론에서 보이는 비일상성, 오로지 논리를 밀어붙이는 방식에서도 놀이의 특성을 살필 수 있다. 또한 앨런 튜링의 독일군 암호 해독 등에서도 놀이의 특성을 볼 수 있다.
④ 게임과 교집합을 이루는 놀이의 예로는, 가족끼리의 화목을 도모하던 윷놀이가 먼저 떠올랐다. 바둑과 장기도, 체스도, 화투놀이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놀이들은 보는 시각과 상황에 따라서 놀이의 특성이 강하거나 게임의 특성이 강하다. 또 게임이 놀이에 속한 한 영역이기 때문에 모두 놀이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아직 프로야구와 달리 민감한 이해관계에 얽히지 않았기에 그냥 놀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다. 어린이들의 포켓몬스터 카드놀이, 딱지치기, 술자리에서의 흑기사 놀이, 나가수 등 수많은 경연대회 역시 놀이면서 게임이기도 하다.
☞ 무언가의 수단인 놀이
놀이는 그것과 비교할 만한 게임, 일반적인 일, 예술, 학문 등과의 관계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여러 유형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어떤 목적을 지닌 일의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치료 분야에서 예술 치료를 하듯, 어린이들의 상처를 알아내기 위해 놀이를 관찰한 뒤 적절한 놀이로 치유하는 방식일 것이다. 이러한 ① 놀이치료 수단으로서의 놀이는 참으로 많다. 정신분석학자들의 자신의 환자 상태를 정확히 알기 위해 그림을 그리게 한다든가, 때로는 작가의 심리 상태를 그의 메모에서 추론해낸다.
② 유아교육 수단으로서 놀이는 무수히 활용된다. 대단한 놀이가 아니다. 그냥 일상에서 아주 간단한 행위를 간단한 규칙을 정해주고 하도록 하는데, 아이들의 경우 참여 의지가 강하고 그러한 간단한 규칙을 유치하다고 부정하지 않아서 놀이는 아무리 간단하더라도 제법 잘 유지된다. 초등학생이 되어서 하던 간단한 놀이도 떠오르는데, 수업 시간에 수업 안 하고 누군가 나와서 장기자랑하기, 친구들 간의 인기투표, 롤링페이퍼로 익명으로 할 말 해주기, 마니또 게임 등이 떠오른다.
☞ 일상과 산업 논리로 본 놀이
일상과 산업의 경계를 따져야 한다면 아무래도 산업 논리를 먼저 살펴야 한다. 아직은 일상의 논리에 따라 분류될 만한 놀이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특별히 기억하고 수없이 거론하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산업의 논리에 따라 탄생한 스포츠와 게임 산업 등을 들 수 있다. 봄철이 되면 프로야구가 개막한다. 그때부터 자기가 응원하는 팀의 결과에 대해 왈가왈부할 것이다. 많은 유럽축구팬이 새벽잠을 설쳐가면서 자신이 응원하는 프리미어리그 팀이나 프리메라리가 팀을 응원하는 것은 또 어떤가. 같은 팀을 응원하는 팬클럽 회원끼리 모여서 직접 경기를 관람하는 것 역시 일종의 응원 놀이일 것이다. ‘보는 놀이’를 보면서 그걸 직접 하지 못하는 대신 그들을 응원하는 놀이를 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을 고려할 때, 일상의 놀이란 ‘정교한 게임이나 산업적인 놀이로 발전하지 않은’ 무수한 일반적인 놀이를 뜻한다. 대개 스포츠나 게임 산업에서 탄생한 것들을 제외한 놀이가 일상의 놀이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