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목차: 놀이글의 비평]
Ⅰ. 서론
Ⅱ. 본론
Ⅱ-1. 이론적 배경(a): 놀이란 무엇인가
Ⅱ-2. 이론적 배경(b): 놀이의 비평
1) 놀이의 특성
☞ 유희성
☞ 자발성
☞ 주도성
☞ 개방성
☞ 과정중심주의
☞ 규칙성
☞ 연극성
☞ 무효용성
☞ 이벤트성
☞ 일상성
2) 놀이의 비평
☞ 놀이의 비평
☞ 놀이-게임의 비평
☞ 놀이-예술의 비평
☞ 놀이-게임-예술의 비평
Ⅱ-3. 응용 사례: 놀이글
Ⅲ. 결론
참고문헌
미주
Ⅱ-2. 이론적 배경(b) : 놀이의 비평
1) 놀이의 특성
놀이를 분류하는 기준은 무척 다양하다. 그것에 따라 여러 방식으로 놀이가 나뉘지만, 그래도 대개 놀이에서 발견되는 특성에는 공통적인 면이 있다. 그 특성의 정도는 매우 세밀하게 달라져서 그 세밀함을 정교하게 측정하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좋은 놀이, 놀이다운 놀이’에는 어떤 특성이 있는지 살펴보는 편이 합리적일 듯하다.
우선 놀이 전문가들이 꼽는 놀이의 가장 중요한 3요소로는 ①유희성, ②자발성, ③주도성이 있다(주1). 여기서 조금 더 확장하여 놀이의 5요소를 꼽는다면 ④개방성과 ⑤과정중심주의를 포함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부가적인 특성이 더해지면 놀이의 장르 유형이 달라지기도 하는데 그러한 요소로는 ⑥규칙성, ⑦연극성, ⑧무효용성, ⑨이벤트성, ⑩일상성이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요소가 덧붙으면서 놀이의 다양한 특성을 보여주겠지만, 여기서는 이 10가지 특성을 중심으로 놀이의 특성을 살펴보겠다.
☞ 유희성
놀이의 유희성은 놀이를 말할 때 항상 첫 번째로 거론되는 특성이다. 일단 놀이는 즐거워야 하는 것이고 가벼운 마음으로 기분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놀이의 존재 가치라고까지 할 만하다.
다만 즐거움이라는 특성은 매우 모호한 면이 있다. 어떤 이는 자극적인 게임을 하면서 즐거움을 찾지만 어떤 이에게 폭력적인 놀이는 전혀 즐겁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어떤 이는 진지한 학술적 탐구를 하면서 희열을 느끼는데 어떤 이는 그런 것과는 담을 쌓았다.
즉 유희성은 놀이의 아주 중요한 요소지만, 정확하게는 각자의 방식에 맞는 유희성이어야 한다. 여러 사람이 자기 방식으로 해당 놀이를 하면서 즐겁다면 그 놀이는 진정 좋은 놀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놀이 참여자 각자가 재미를 느끼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객관적으로 볼 때 ‘재미있다’고 할 만한 요소가 다분하다면 놀이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때 놀이와 게임의 성격은 명확히 갈리지 않는다. 어떤 이는 단순한 놀이가 즐겁지만 어떤 이는 복잡한 게임에서 승부가 갈리는 것을 볼 때 더 큰 희열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를 볼 때 유희성은 게임까지 포함한 놀이 전체의 일반적인 특징으로 봐야 할 것이다.
☞ 자발성
놀이가 시작되려면 일단 놀이 참여자가 ‘놀겠다’고 합의해야 한다. 그것을 억지로 합의한다면 이미 놀이의 성격이 약해진다. 놀이는 자신이 선택해서 자발적으로 한다고 느낄 때 놀이지,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면 그때부터 놀이가 아니라 일이 된다.
자발적이지 않은 놀이를 즐기기란 어렵다. 또한 스스로 주도하기란 더더욱 어렵다. 그저 수동적으로 제시된 놀이의 규칙을 따를 뿐이다. 어쩌면 언제 끝날지 몰라 계속 시간을 묻게 될지도 모른다. 자연히 놀이참여자 간의 교감도 약해진다. 건성으로 하는 놀이의 경우 구경꾼 입장에서도 지루할 것이다.
그래서 일단 놀이의 조건이 성립하려면 놀이 참여자가 ‘놀이를 하겠다’는 합의를 자발적으로 해야 한다. 대개 놀이가 재미있을수록 자발성이 강해진다.
☞ 주도성
자발적인 놀이참여자는 놀이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론 자발적으로 놀이에 합의했더라도 내성적인 놀이참여자라면 적극적인 놀이참여자보다는 놀이를 주도할 가능성이 낮다. 그럼에도 놀이를 자발적으로 즐겁게 할수록 너나 할 것 없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놀이를 주도하게 된다.
특히 주도성이 뚜렷한 놀이로는 직접 하는 놀이가 많다. ‘보는 놀이’에서는 아무래도 주도할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든다. 일반인이라면 보통 프로야구를 보면서 응원에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이때 응원을 주도할 수는 있어도 정작 야구 경기 자체에는 참여하지 못한다.
놀이의 순수한 특성이 짙을수록 놀이참여자들은 직접 놀이의 창조자가 되어 주도하는 경향이 짙다. 그때 상호반응성이 강화된다. 모두가 자발적으로 주도하려고 할 때, 게임의 경우 놀이참여자로서는 자기 입지를 확보하면서 상대의 영역을 잠식하려고 한다. 놀이의 경우엔 모두가 주도적으로 화합의 경지로 나아가기도 한다. 이러한 상호반응성이 어떤 경우에는 실시간적으로 이뤄지고, 어떤 경우는 차례대로 이뤄지면서 실시간성이 조금 떨어지기도 한다(주2).
예를 들어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게임의 참여자 간에는 상호반응이 실시간적이다. 상대가 공격해오면 즉각적으로 방어해야 한다. 그와 동시에 우리 팀이 상대의 후방을 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면 바둑이나 장기, 윷놀이, 화투의 경우엔 순번을 정하고 차례대로 돌아가면서 상호 반응한다. 카드놀이의 경우 대개는 순번을 정하고 차례대로 돌아가면서 상대에게 주도적으로 반응하는데 ‘훌라’나 ‘원카드’와 같은 카드 놀이의 경우엔 순간적으로 동시에 상호반응하면서 남보다 빠르게 반응해야 하는 규칙도 있다. ‘찌지뽕’이나 ‘인디언 게임’과 같이 어떤 사람이 지정하는 대로 차례를 정해서 게임이 돌아가지만, 순간적으로 빠르게 반응해야 하는 게임도 있는 셈이다.
(주1) EBS ‘놀이의 반란’ 제작팀, 《놀이의 반란》, 164쪽
(주2) 어떤 작품에 영향을 받고는 오랜 뒤에 그것에 영향을 받은 작품을 내놓았을 때, 작동구조 면에서 보면, 어떤 자극에 반응하는 과정이 놀이와 닮았지만, 놀이만 그런 작동구조를 지닌 것은 아니다.
만일 짧은 시간에 주기적이면서 규칙을 지니고 일어나면서 여러 놀이적 요소가 있었다면, 놀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러한 영향-재영향 관계의 경우 대개 그러한 규칙이 없다. 그저 내면에서 조용히 일시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혼자만의 놀이’거나, 그냥 영감의 획득 정도로 표현해도 무방하다. ‘창작의 놀이’라고 표현하더라도, 사실 놀이적 특성은 현저히 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