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행시
족- 장이
저- 세상으로 떠난 뒤,
근- 대까지의 이야기를 해줄 사람이 사라졌다.
막- 막한 건 아니라지만, 조금이라도 과거를 배웠던 사람들은 알았다.
염- 증이 느껴지는 끔찍한 환경오염 그 자체가 지구의 모습은 아니었다는 것을. 그걸 배웠던 사람들은
을- 적해지기는 하였으나, 적어도
아- 직은 포기할 때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믿고 싶었다.
시- 도 때도 없이 찾아드는 동물들의 떼죽음으로
나- 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할 겨를이 없게 되었어도
요- 단강을 건너기 전까지는 우리에게 해야 할 일이 있고, 갚아야 할 죄가 있다고 오래도록 배웠는데, 모든 게 희미해졌다. 예컨대 사랑했다는 옛 감정, 아니다, 누군가에겐 분명 중요하게 기억될 만한, 잠깐이나마 완벽했던, 이를테면 총체적인, 사건 같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