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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안 좋은 일은

시적 산문 & 비글

by 희원이

너무 안 좋은 일은

너무 안 좋은 일이어서

너무 안 좋은 일이라고 말할 수 없다.

'나쁜'이라는 표현은 더더욱 그랬다.

더 나빠질 것이 없음에도,

너무 안 좋은 날엔

아무런 위로도 할 수 없었다.


오늘 어떤 사람이 죽었다.

오늘 어떤 사람도 죽었다.

내일도 어떤 사람은 죽을 것이다.


어떤 사람의 아들은 어머니의 죽음을 매일 기다렸다.

어떤 사람의 어머니는 아들의 죽음을 매일 기다린다.

자식과 부모 중 어느 쪽이 아픈 것이 더 힘든지 말했었다.

남편과 아들 중 어느 쪽이 아픈 것이 더 힘든지도 말했다.


전화기에 병원 번호가 뜨면 심장이 빠르게 뛴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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