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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Apr 06. 2024

<장화 신은 고양이>를 읽고

독후감

<장화 신은 고양이>를 읽었다. 짧은 동화였다. 내용이 간단할 수밖에 없었다.

방앗간의 세 아들 중 막내아들은 유산을 제대로 상속받지 못하고 쫓겨난다. 방앗간 사장이 남긴 유산으로는 방앗간, 당나귀, 고양이가 있었는데, 첫째는 방앗간을, 둘째는 당나귀를 차지했고 막대에게는 고양이만을 주어서는 내쫓은 것이었다.

그런데 이 고양이가 잔머리가 매우 좋고 권모술수에 능해서, 주인의 장화를 신고는 온갖 조작과 소문을 낸다. 매번 선물을 들고 왕을 찾아가서는 자신의 주인인 카라바 공작님이 주신 것으로 해서, 왕에게 카라바 공작이란 이름을 각인시킨다. 그러고는 왕과 공주가 가는 길목에서 우연을 가장하여 막내이자 고양이의 주인인 사내를 그들에게 소개시키게 되고, 원래는 거인의 땅을 카라바 공작의 것처럼 설계를 하고, 마소뿐 아니라 거대한 성조차 카라바 공작의 것처럼 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실제로 간계를 부려 못된 거인을 없애고는 그 성을 지닌 진짜 카라바 공작으로 만들어준 셈이다. 결국 그의 외모와 재력을 보고는 왕도 흡족하여 공주와 막내아들을 결혼하게 한다.

이 동화를 읽고 나니, 사람은 역시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으며, 그게 간계와 술수를 통해서 이뤄진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간계와 술수를 부릴 실무자가 따로 있으면 더욱 좋다는 것도 알았다. 여차 하면 책임 주체가 고양이가 되기 때문이다. 고양이로서는 토사구팽을 당할 수도 있겠지만 그 이야기는 동화에 나오지 않았다. 또한, 일이 잘 되러면 사람은 뭐니 뭐니 해도 잘 생겨야 하고, 땅과 마소를 많이 갖고 좋은 집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참 좋은(?) 동화였다.

아마도 첫째 둘째 형은 이 소식을 듣고 배가 아플 테지. 후속편이 있어야 한다. 혹부리 영감의 어설픈 잔머리 재앙처럼, 이들도 어설픈 간계를 부리다 왕에게 죽을 뻔하고, 착한 카라바 공작의 용서로, 고양이 집사로 재직하며 행복하게 살았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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