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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Apr 22. 2024

두 가지 약속 & ‘先 전자책 後 종이책’ 출간 방식

대안 출판(27~29F)

글쓰기 외전: 대안 출판


1) 전체 원고 흐름

- 매거진 방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다양한 저자를 섭외하지는 않고 단독으로 작업하였습니다. 매거진에서 다양한 글에 다양한 필자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다중 정체성의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처럼 고흐 이미지를 배치하고 여러 스타일의 글과 함께 구성하였습니다. 픽션 매거진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매거진 놀이로도 부를 수 있을 텐데, 이 원고의 경우 전체 흐름에선 사실과 경험을 토대로 하되 종종 일관된 방향성을 띠되 원활한 개진을 위하여 허구적 설정을 삽입하였습니다. 대체로 경험적 정보로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 내용 흐름

전체적으로 다양한 출판 형식을 경험하고 몽상하면서 지식 생태계의 건강한 시민 참여적 기여를 위해 어떤 방식으로 출판을 대해야 하는지 잡담합니다. 그 과정에서 '온라인그라운드, 전자책, 종이책'을 살피게 됩니다.  


2) 진도 상황

- 총 113프레임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 바뀔 수 있습니다. 현 발행글은 27~29프레임에 해당합니다.


3) 발췌 문장

- 제가 좀 망한 면이 없지 않아 있는데, (웃음), 사실 대놓고 망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너무 안 팔리니까 이걸 왜 내려고 해서 편집인들을 고생하게 하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투고를 포기하다시피 했어요.

- 이미 이 방식을 경험하면서, 애초에 종이책 출간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콘텐츠의 경우, 아예 거꾸로 적극 전자책 출판을 위한 일반 투고를 고려했다.






“제가 좀 망한 면이 없지 않아 있는데, (웃음), 사실 대놓고 망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너무 안 팔리니까 이걸 왜 내려고 해서 편집인들을 고생하게 하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투고를 포기하다시피 했어요. 한 몇 년 그러다가 좀 심리적으로 회복되고 나서도, 조금만 투고하다가 반응이 없다 싶으면 바로 접었죠. 경력 쇄신을 위해 특단의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그냥 혼자 쓰는 것으로 자족해야 한다고 깨달았던 거죠.

그래도 한때는 전자책으로라도 낼 생각은 없는가 하는 선택지를 받기도 했죠. 그 출판사에서 출판을 계속 미루는 바람에 좋지 않은 감정을 쌓기는 했지만, 어쨌든 지금 돌이켜 보니 거의 팔리지 않는, 어쩌면 아예 팔리지 않는 콘텐츠를 무슨 생각으로 내주겠다고 했는지 몰라요. (웃음) 그때는 저술 목록에 아직 몇 권밖에 없어서, 가능성이 있어 보였나 봐요. 그렇게 서서히 하향세를 그리다가, 나중에는 모든 게 뚝 끊겼어요. 내가 출판을 한 적이 있었던가 하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시간은 점점 흐르고 원고가 서랍에서 잠자는 시간도 길어진 셈이죠.

출판의 요건만 갖추면 지원금이 나온다며 편집인이 원고 아무것이나 요청했을 때, 손실을 보지 않는다고 내준 원고가 2024년 현재 시점으로 볼 때 마지막 출판물이네요. 벌써 7년쯤 흘렀네요.”


“처음에는 그 길밖에 없어서 그랬고, 나중에는 두 가지 약속을 이행하는 과정이었고요. 이미지 관리와 함께 다른 방식으로 스펙을 강화해서 차츰 입지를 넓혀야 했는데, 그러다 보면 출판사에서 직접 원고를 청탁하는 상황이 되었겠죠. 많은 저자들이 이것을 위해 노력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같은 자리를 맴돌면서 서서히 늪으로 빠져들었어요. 나중에야 어쩌면 이게 끝이구나 싶기도 했죠. 포지션이 뭔가 다 어정쩡했거든요. 그냥 그만두면 속 편하기는 하겠는데, 개성을 확보하고 다르게 쓰는 것이 무슨 용가리 통뼈라고, (웃음) 또 그게 유의미한 다름인가 하는 의심을 받으면서도, 지속했어요. 나중에는 왜 지속하는지도 모르면서 연명했는데, 슬럼프를 넘어서니 어쨌든 끝까지 가보자는 생각이 들기는 하더군요.”






◑ 일기: 전자책 Only (2014년 기준)

이미 이 방식을 경험하면서, 애초에 종이책 출간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콘텐츠의 경우, 아예 거꾸로 적극 전자책 출판을 위한 일반 투고를 고려했다. 특히 양이 적거나 마니아 분야의 소재를 다룰 경우 몇 번의 종이책 출간을 위한 노력만 하고 곧바로 ‘先 전자책 後 종이책’ 출간 방식을 염두에 두었다.

보통 지금의 구조는 기존에 출간된 종이책을 전자책으로도 출간하는 방식이거나 동시 출간을 하곤 했다. 보수적인 곳에서는 종이책과 전자책의 간섭 현상을 우려하여 종이책만 내기도 한다. 또는 종이책을 낸 뒤 일정 기간 동안 판매를 하고 그 효과가 끝났다고 판단하는 시점에 전자책을 내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전자책을 먼저 내겠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실익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오히려 콘텐츠에 자신이 없다고 비춰지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반드시 전자책으로 출간해야만 빛을 발하는 맞춤형 콘텐츠라면 또 모르겠지만 현재로선 그런 콘텐츠를 충분히 지원해줄 환경도 아니다. 단순히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매체만 바꾸는 방식에서 전자책 전용 출판을 노리는 것은 하향 지원의 의미를 지닐 수도 있다. 물론 종이책의 방식을 전환하는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콘텐츠의 내용이나 길이 등에서 미세하게나마 전자책 전용으로 콘텐츠를 창작할 수는 있으며, 나 역시 이 점을 염두에 두었다.

전자책을 먼저 내서 반응이 좋으면 종이책으로 내자는 옵션을 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점점 전자책이 활성화되어 주도권을 얻는다면 어쩌면 오히려 종이책으로 한정기념판을 내는 정도로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었다. 당장 빛을 본다는 생각보다는 되도록 독립적으로 아이디어의 순수성을 훼손하지 않고 전자책 출판을 초점에 맞추기도 하였다.

특히 신생이자 전문적으로 전자출판만 하는 곳이라면 장기적인 파트너가 되기에 적합했다. 전자책이 주변으로 밀려나지 않을 것이고, 함께 뭔가를 만들어 나가기에 여건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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