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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Apr 25. 2024

2014년에는 전자책이 금방 뜰 줄 알았어

대안 출판(30~34F)

글쓰기 외전: 대안 출판


1) 전체 원고 흐름

- 매거진 방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다양한 저자를 섭외하지는 않고 단독으로 작업하였습니다. 매거진에서 다양한 글에 다양한 필자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다중 정체성의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처럼 고흐 이미지를 배치하고 여러 스타일의 글과 함께 구성하였습니다. 픽션 매거진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매거진 놀이로도 부를 수 있을 텐데, 이 원고의 경우 전체 흐름에선 사실과 경험을 토대로 하되 종종 일관된 방향성을 띠되 원활한 개진을 위하여 허구적 설정을 삽입하였습니다. 대체로 경험적 정보로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 내용 흐름

전체적으로 다양한 출판 형식을 경험하고 몽상하면서 지식 생태계의 건강한 시민 참여적 기여를 위해 어떤 방식으로 출판을 대해야 하는지 잡담합니다. 그 과정에서 '온라인그라운드, 전자책, 종이책'을 살피게 됩니다.  


2) 진도 상황

- 총 113프레임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 바뀔 수 있습니다. 현 발행글은 30~34프레임에 해당합니다.


3) 발췌 문장

- 오래 전 종이가 쓰이기 전 다양한 재료를 넘어 종이책의 형태가 보편화되고, 인쇄기가 발명되면서 장식품으로서의 아름다운 책도 사라지고, 이제는 대량 인쇄되어 공급되는 종이책의 시대도 쇠락하고 있다.

-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전자책 교과서의 잠재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전략적으로 관련 산업의 콘텐츠를 개발했지만, 여전히 한국에서는 새로운 전자책 문법과 산업의 가능성을 확신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 몽상 일기: 2014년 기준, 앞으로의 출판 환경

앞으로 출판 환경은 변할 것이다. 지금까지 변했듯이 앞으로도 변할 것이다. 어쩌면 지금까지 변해온 것보다 더 크게 변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책의 형식에서 종이의 역할이 절대적이지 않게 될 것이다. 오래 전 종이가 쓰이기 전 다양한 재료를 넘어 종이책의 형태가 보편화되고, 인쇄기가 발명되면서 장식품으로서의 아름다운 책도 사라지고, 이제는 대량 인쇄되어 공급되는 종이책의 시대도 쇠락하고 있다. 그렇게 무형의 책, 전자기기로 보는 전자책이 책의 형식과 문법을 바꿀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그러한 미래가 장밋빛이든 암울한 것이든 상관없이 책의 미래는 지금과 다를 것이란 전망에 대체로 합의하고 있다.

다만 그 변화의 폭과 비중을 고려할 때 한국에서는 의외로 전자책의 성장이 느려 보인다. 여전히 종이책 옹호론자들이 주도권을 쥐고 한국 출판 시장의 다양한 변화를 예상하면서, 실질적으로 전자책의 성장이 예상보다 크지 않거나 매우 느릴 수도 있다. 또한 그것이 나쁜지 좋은지도 잘 모르겠다. 어쨌든 종이책과 전자책의 장단점이 분명하고, 어느 쪽이든 책을 읽는 인구가 줄어들면서 둘 중 무엇이 더 성장할지 예견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 보인다.

그럼에도 그러한 변화를 통해 출판 콘텐츠의 내용이 달라지고, 시민지성 문화와도 깊이 관계된 분야이기에 나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 몽상 일기: 전자책이 대세가 되느냐, 종이책의 보완재로 남느냐 (2014년 기준)

전자책은 지금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 원고가 끝나는 시점과 출간 뒤 1~2년이 지난 시점에 또 다를 만큼 성장해서 당장의 수치를 대는 것이 무의미할 것이다. 아직 미국과 같은 곳보다는 저조하다지만 2014년 현재 한국의 전자책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다만 그 속도가 예상했던 것보다 느린데 그 점을 고려할 때 전자책이 출판 시장의 미래가 될지, 종이책의 보완책으로만 남을지 확신할 수 없다. 음원의 매체 형식 등과 달리 글 위주로 이루어진 책의 경우 발전의 한계가 분명해 보인다. 아예 새로운 형식, 멀티미디어북의 형식이 대세가 되는 것이 아니라면 여전히 전자책보다는 종이책이 강세일 듯하다.

이는 음악 감상과 달리 독서가 사람들에게 꽤 피곤한 취미로 여겨지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큰돈을 들여 멀티미디어북을 만든다고 해도 그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려워 결국 기존의 방식대로 소극적이게 되고 당분간 이것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 점에서 당분간 전자책은 종이책의 보완책이겠지만, 결국 기기의 혁신이 더 이뤄지고 독서의 방식이 (예를 들어 뇌파독서 등 엉뚱해 보일 수 있으나)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독서가 수월해진다면, 종이책 자체가 아예 보관용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못한 채 옛 유물 취급 받을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다만 이것은 미래적인 가정이므로 여기서는 배제하고, 한국에서 유독 전자책 성장이 느린 이유를 분석하는 데서 그칠 것이다.  


첫째, 전자책을 제대로 읽을 만한 기기가 아직은 비싸다. 이것저것 전자기기를 많이도 구매하는 시대다. 이런 상황에서 스마트패드까지 장만할 동기를 충분히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 기기값은 비싼데 그것을 꼭 사야만 할 만큼 매력적인 콘텐츠가 없다. 스마트패드가 스마트폰만큼이나 대중화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다.

둘째, 사람들이 책을 잘 안 읽는 탓에 스마트패드를 통한 전자책의 판매량이 얼마나 늘지 미지수다. 지금보다야 늘더라도 예상보다 더 늘지 않는다면 약간 성장하는 데서 그칠 수도 있다.

셋째, 한국 독자들은 책을 소장품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단순히 소비하듯 책을 읽는 것이야말로 책과 가까운 것이기도 한데, 그래서 외국에서는 보급판 페이퍼북이나 핸드북과 같이 싼 종이로 많은 이들이 읽을 수 있게 한 편집 방식이 튼실하게 자리 잡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제대로 꾸미지 않은 책을 내밀기가 어려울 만큼 편집디자인을 보는 눈이 까다롭다. 상황이 이러니 전자책과 같이 실용적인 면을 강조하는 편집 방식과 무형의 형식으로는 독자에게 만족감을 주기 어렵다. 이런 경우 종이책 자체의 아날로그적 감성을 옹호하는 분위기가 전자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넷째, 더구나 이미 많은 종이책을 출간해 놓은 종이책 출판사의 이해관계도 무시할 수 없다. 기존 종이책 시장을 일부러 줄이면서 기존의 출판업자들이 손실을 감수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안착된 안정되고 검증된 시장을 버리긴 쉽지 않다.

다섯째, 전자책 시장이 이미 검증된 시장을 박차고 모험을 걸어볼 만큼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것도 아니라, 출판관계자들이 굳이 전자책 쪽으로 옮겨가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전자책 시장의 파이가 적을 것이라 예견되는 가운데, 스스로 누리는 것을 포기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여섯째, 물론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전자책 교과서의 잠재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전략적으로 관련 산업의 콘텐츠를 개발했지만, 여전히 한국에서는 새로운 전자책 문법과 산업의 가능성을 확신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언론에서도 전자책에 우호적이지는 않다. 출판사에서는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평면적으로 전환하는 수준에서 머물고 있고, 유통사에서도 새로운 전자책에 대한 가능성을 지원하는 데는 아직 적극적이지 않다. 모험할 만큼 충분한 시장성도 없고, 출판 시장 자체가 영세해서 아무래도 전자책 시장의 파이가 종이책 시장보다 훨씬 크다거나 전혀 새로운 시장이 창출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하기는 쉽지 않다.

자연히 이런 이유 탓에 전자책이 종이책을 앞서 대세를 이룰 것이라고 섣불리 호언하기는 어렵지만, 분명 전자책이 종이책의 중요한 보완책 혹은 종이책이 전자책의 중요한 보완책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시간이 흐르면 전자책의 목록도 지금과는 달리 충분히 많아질 것이 자명하다. 일단 비용이 적게 들고 무시하긴 어려운 시장이다 보니 출판사들은 자신의 콘텐츠를 전자책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할 것이다. 동시에 예전이라면 출간하기 어려웠던 인디적 콘텐츠, 중요하지만 상업적이지 않아서 출간하지 못했던 콘텐츠에 손을 댈 것이다. 멀티미디어 전자책 등 전자책만으로 구현할 수 있는 콘텐츠 역시 더디더라도 꾸준히 선보일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결국 지금과 달리 전자책의 목록이 종이책의 그것을 압도하게 될 날이 곧 오게 된다. 심지어 종이책으로는 절판된 콘텐츠마저 전자책으로는 관리비가 크게 들지 않아 반영구적인 출간 상태로 지속가능하기에, 그 차이는 점점 벌어지기 마련이다.






여기서 영세한 출판사라면 아무래도 종이책보다는 전자책으로 내고 싶은 콘텐츠가 있기 마련인데, 아직은 편견 탓에 그러지 못해도, 점점 환경이 무르익으면, 먼저 전자책을 내어놓고 종이책을 내는 전략을 적용할 수 있다. 먼저 전자책만 내어놓아도 인기를 얻는 빈도가 잦아진다면, 많은 출판사가 으레 ‘先 전자책 출간 後 종이책’ 전략을 보편화할 수 있다.

이러한 두 가지 요소가 맞물리면 전자책으로 출간하는 것에 거부감이 점점 사라지고, 오히려 전자책에 알맞은 다양한 실험이 탄력을 받으면서, 전자책에 관한 독자의 편견은 날이 갈수록 줄어들 것이다.

결과적으로 전자책 시장은 외형적인 것뿐 아니라 통념상으로도 안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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