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원이 May 10. 2024

노련하지 않아도 좋으니 #2

빌드업 & 콜라주

[소개글]
- 삼행시 등을 콜라주 재료로 활용하여 그림 콩트로 빌드업했습니다.
- 이 중에 일부는 브런치스토리에서 공개할 수도 있습니다.
- 이미지는 모두 고흐의 작품입니다.
[콜라주 재료]
→ [원피스]어찌 보면 슬프고, 어쩌면 물결치는 잠깐의 순간
→ [놀이글]엄마는 우리 딸 사랑해
→ [삼행시]오렌지 빛깔 감수광
→ [삼행시]결제 전 증상과 눌린 버튼에 관하여
→ [삼행시]빛은 하나의 선처럼, 너의 이름처럼
→ [삼행시]노련하지는 않았어도, 노련할 수 없어서
→ [놀이글]자전거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여러 권에 이런 내용들이 가득 적혀 있었죠. 제가 좋아하는 것 이상으로 열렬하다는 것쯤은 알아요. 그게 어쩌면 엄마의 열망과 겹쳤기 때문이 아닐까 해요.”


“엄마에게 말한 적도 있죠. 함께 노래 배우자고요. 그런데 엄마는 아직 마음에 준비가 안 되었는지 그건 되었다고 하시더군요.

부질없다 여기시는 것 같아요. 그보다는 그냥 마음 편히 가수의 팬으로 즐거웠으면 하는 듯하죠. 저로선 그런 엄마를 응원하고요.”





→ 나, 융지은

“아직도 애기인 줄로만 알았는데, 다 컸다는 생각을 했어요. 우리 딸 말이에요. 오히려 제가 어려진 것 같죠. 우리는 요즘만큼 관심사가 잘 맞아서 대화가 잘 되는 경우도 그간 있었나 싶죠. 늘 제가 참는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아니죠.

제 인생에서 휴가를 보내는 시절이라고 생각하죠.

물론 딸애에게도 말하지 못할 어떤 모호한 망설임, 설렘, 기대 같은 것도 있어요. 그건 어쩌면 영원히 밝히지 않을 저만의 감정이겠죠.”






“그녀를 위해서 무언가를 결제해주는 것, 팬클럽의 화력을 보여주는 것에서 보람을 찾기도 하는데, 가끔은 이런다고 알아줄까 싶기도 하죠. 그러면서도 또 우리 연예인이 기 죽을까 봐 그렇게 무턱대고 결제를 하기도 한답니다.

이거 딸애가 알면 짜증낼지도 몰라요. 어느 정도는 알지만, 자세히는 모르죠. 하기야 지가 노래 부르러 다니면서 내게 도움 받는 게 있으니, 별 소리는 못하겠죠.”


“딸애는 정말 재능 있어요. 전 그 아이가 너무 일찍 포기하는 게 늘 안타까웠죠. 제가 포기하는 상황과는 다르다고 생각하죠. 제가 마치 재능 있는데 어쩔 수 없이 포기한 것처럼 아는데, 그냥 그건 영원히 그렇게 알도록 놓아두죠. (웃음)”






“엄마, 내가 가르쳐줄 테니까, 노래 배우자. 엄마 지금도 목소리가 깊어. 우리 함께 합동 공연도 하고. 응? 너무 팬클럽 활동만 하는 것 같아서 그래.”





→ 나, 융지은
“노래는 됐어. 사양할게. 그나저나 이번 콘서트 예매도 쉽지 않겠지? 그거나 좀 도와주지 않겠니?
노래 배울 돈으로 음반 구매해야지. 콘서트도 다니고.”






“딸 덕분에 입장권을 구매했어요. 그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죠. 티켓 예매 때 미리 표를 받을 주소와 새 이름을 적어 넣고, 여러 번 확인할 때면 전의를 불태우기 마련이죠. 실패하면, 또 표 구하러 삼만리를 해야 하니까요.

딸 아이가 예매도 해주고, 노래도 배우자고 하는 삶. 괜찮은 삶이라고 생각해요. 노련하지는 않았어도, 노련할 수 없었다고 해서 ‘더 노련해져야겠다’고 다짐하지 않을 수 있어서 다행이죠."


너 없었으면 정말…






“자랑할 만한 게 딱히 없어도 우울한 감정에 짓눌리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비록 그녀에 대한 감정을 모호한 채로 있어야 하는 아쉬움은 있어도, 괜찮아요. 모두가 사랑하면서 살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니까요. 어쩌면 제 남편도 그랬겠지요.

가끔은 하늘에서 잘 살고 있는지 궁금하죠. 함께 했던 사람이니까 당연한 거 아니겠어요?”


언급 없었으면, 섭섭할 뻔했네그려.





매거진의 이전글 노련하지 않아도 좋으니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