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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May 21. 2024

이원화된 평가 체계와 방향성

대안 출판(69~71F)

글쓰기 외전: 대안 출판


1) 전체 원고 흐름

- 매거진 방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다양한 저자를 섭외하지는 않고 단독으로 작업하였습니다. 매거진에서 다양한 글에 다양한 필자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다중 정체성의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처럼 고흐 이미지를 배치하고 여러 스타일의 글과 함께 구성하였습니다. 픽션 매거진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매거진 놀이로도 부를 수 있을 텐데, 이 원고의 경우 전체 흐름에선 사실과 경험을 토대로 하되 종종 일관된 방향성을 띠되 원활한 개진을 위하여 허구적 설정을 삽입하였습니다. 대체로 경험적 정보로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 내용 흐름을 보면, 전체적으로 다양한 출판 형식을 경험하고 몽상하면서 지식 생태계의 건강한 시민 참여적 기여를 위해 어떤 방식으로 출판을 대해야 하는지 잡담합니다. 그 과정에서 '온라인그라운드, 전자책, 종이책'을 살피게 됩니다.  


2) 진도 상황

- 총 113프레임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 바뀔 수 있습니다. 현 발행글은 69~71프레임에 해당합니다.


3) 발췌 문장

- 현실적으로 팔리지 않는 콘텐츠에 모험을 할 수는 없다.

- 평가 기준에 다양성에 관한 공격적인 확장이 있을 때 ‘예상 가능한 (상업성을 위한) 다양성’의 수준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그라운드의 절대적인 강점으로 드러난 지점이기 때문이다.






◑ 출판 노트: 이원화된 평가 체계와 방향성  

현실적으로 팔리지 않는 콘텐츠에 모험을 할 수는 없다. 그건 결정권자일 때나 가능하지만, 그 역시 부담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다. 시장에서 요구하는 콘텐츠는 분명하고, 생각보다 취향의 범위가 좁다, 팔려는 입장에서는 거창한 명분을 앞세워 대중에게 취향을 다양하게 가지라고 하기는 어렵다. 간혹 전문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출판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다면 최대로 그 범위를 좁혀야 한다. 그것을 출판하기 위해 다른 장르의 출판 콘텐츠에서는 상업성을 더 철저히 고려해야 한다. 거기서 수익을 얻어서 원래 하려던 것에 자금을 대는 셈이다. 그런 사명감이 없다면 대개는 출판사의 생존을 위해 꾸준히 팔리는 콘텐츠를 찾아야 한다. 그렇게 해도 찾기 어려운 것이 상업적인 콘텐츠물이다.

그러므로 온라인그라운드에 다양한 콘텐츠가 있고, 그 가치가 제법 괜찮을 것 같다는 직감이 생기더라도 거기서 그치고 만다. 이대 다양성을 평가하는 온라인그라운드 자체적인 공모전이 있다면 어떨까. 이럴 경우 좀 더 공격적으로 상업성과 다양성을 이원화하여서 다양성에 관한 평가를 극한까지 밀어붙여 그 가능성의 폭을 넓혀 놓는 것이 가능하다. 출판물과 달리 온라인 게재물에서는 비용 손실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다. 제대로 체계화된 평가와 보상이 있다면, 충분한 유인 요소가 되어서 ‘팔리는 콘텐츠가 아니라’ 독특하게 다양한 콘텐츠를 고심할 수 있고, 그러한 자극을 통해 다시 새로운 가능성의 상업적 콘텐츠의 자양분이 공급될 것으로 믿는다.


출판사에서도 주관할 수 있다. 가능성은 있지만, 상업성을 담보할 수 없는 작가에게 전자책 출판의 기회를 주고, 그 출판사의 권위로 작가의 신뢰도를 높여주는 것이다. 전자책만 내는 것이 종이책을 내는 것에 비해 부족한 느낌을 주는 분위기를 타파하고 현실적인 문제를 환기해, 잠재력이 있지만 상업성을 담보하지 않은 유의미한 흐름으로 각인하며 출판 체계를 이원화하고 전자책 저술의 이미지를 향상하는 건 어떨까? 출판사에서 주관하는 게재 사이트에서 일 년 단위로 연재한 작품을 평가하여 그 작가를 등단시켜주는 시도는 있다. 활성화되지는 않더라도 지속적으로 해당 출판사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시도이면서, 묻힐 수 있을 새로운 작가, 규범에 얽매이지 않는 작가를 찾으려는 시도일 것이다. 하지만 대개는 규칙이 있고, 기존의 문법에 따르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애초에 온라인그라운드를 물색해서 이들을 주기적으로 출판사에서 간행하는 온라인 잡지나 출판물에서 선정해주고, 이들에게 온라인 게재 기회를 주는 것은 어떨까? 현실에 치여서 시장 규칙에 얽매였지만, 적은 비용으로 문화적 다양성에 기여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이러한 시도는 온라인 업체에서는 흔하다. 브런치스토리나 네이버에서는 해당 계정에 특정한 표지를 줌으로써 이러한 노력을 평가해 주는데, 다만 그 노력의 평가 기준에 다양성에 관한 공격적인 확장이 있을 때 ‘예상 가능한 (상업성을 위한) 다양성’의 수준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그라운드의 절대적인 강점으로 드러난 지점이기 때문이다.

이는 꼭 서버 기업이나 출판사 주관으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온라인 크리에이터들이 자발적으로 연대하여 동인지를 내거나, 자체적인 평가 기준을 마련하여 자기들만의 영역을 확보해 나가려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그리 다양하지 않고 그리 출중하지 않은 콘텐츠가 모여 있을 수 있지만, 세상 모든 특이한 시도들이 모일 공간으로 온라인그라운드의 환경은 갖추어져 있다.






“기존 책도 안 읽어서 전체 매출이 하향세나 정체를 보이는데, 과연 이런 게 유의미할까요? 아이디어의 다양한 브레인스토밍을 위해서라고 하는데, 그렇게 지식 생태계에서 새로운 스타일과 내용의 출현을 꾀한다는 건 알겠는데, 충분한 보상도 어려운데 말이죠. 지금 쓰려는 사람이 읽는 사람보다 많다잖아요. 50부 팔렸어요. 흑.”


“문자에서도 음악을 듣고 싶다는 몽상을 하곤 했어요. 음악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음악은 한 번만 듣지 않죠. 몇 백 번을 듣고도 나중에 다시 들으면 또 들을 만하잖아요. 그런 것에 비하면 영상예술이나 문자예술은, 시는 조금 다를 수 있지만, 보통의 이야기예술은 그렇게 자주 감상하기는 어렵죠. 또 집중을 해야 하고요. 길을 걸어가면서 음악 듣듯이 할 수 없어요. 저는 문자예술에서 한 번도 음악을 들을 때처럼 전율이 인 적이 없어서 그럴까요? 어떤 독자는 <데미안>을 읽고 가슴이 터질 듯해서 운동장을 미친 듯이 달렸다던데, 제게는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없기 때문인지 문자에서 음악을 들었으면 좋겠다는 몽상을 한 것이겠죠.

문장을 곱씹는데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 선율이 톡톡 머릿속에서 들리는 것 같고 그러면 좋겠어요. 만일 훗날 뇌파독서라고 해야 할까요. 그걸로 한 번에 독서할 내용이 머릿속에서 생중계되듯 하면 공포 스릴러가 장난 아니게 무섭겠어요. 또 로맨스 장르가 배경음악과 함께 스며와서는 눈물을 흘리게 할 수도 있겠죠. 독서 시간도 엄청 빠를 거고요. 그런 게 아니라면, 사람들이 다시 책을 예전처럼 많이 읽을까요? 저부터도 책을 잘 안 읽게 된 건 아닌가 반성하게 되네요. 넷플릭스 보다 왔거든요.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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